권력은 언제나 같은 꿈을 꾼다. 시기와 상관없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권력은 언제나 같은 꿈을 꾼다. '권력이 원하는 만큼의 기억'이다. 사람들의 생각을 규정하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 교육과 기억(역사)을 동시에 건드린다. 대규모 편찬 사업을 주도하기도 하고, 학자들을 대거 동원하여 서사시를 쓰게 하기도 한다. 이집트 파라오의 신전에서도, 고대 메소포타미아 도시 국가의 쐬기 문자에서도, 근대 나폴레옹과 비스마르크에 이르러서도 같은 이야기가 반복됐다. 그리고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우리는 그 … [Read more...] about 권력은 왜 역사를 장악하려 하는가
역사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4): 대인배 도사견 ②
※ 이 글은 다음 다섯 글에서 이어집니다.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1): 학살자 마스티프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2): 소 잡는 백정 불독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3): 절대적 상남자 핏불테리어 ①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4): 절대적 상남자 핏불테리어 ②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4): 대인배 도사견 ① 이번 글을 끝으로 ‘남자의 견종’ 시리즈는 연재를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품종개량으로 달성하려던 목표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 [Read more...] about 남자들의 견종을 소개한다 (4): 대인배 도사견 ②
1971.12.09. 베트남으로부터의 귀환
어젯밤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의 ‘내일’을 보고 오늘(12월 9일)이 1971년 베트남에 파병되었던 ‘청룡부대’ 1진이 귀환한 날이었다는 걸 알았다. 뉴스 시간마다 다음날의 간략한 역사를 전하는 '내일'은 <교육방송(EBS)>의 ‘지식채널이(e)’와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내일'이 소개한 베트남 파병의 모든 것 어젯밤 방송된 ‘내일’은 1분 39초 동안 베트남 파병의 시작과 끝, 그 얼개를 간략하게 보여주었다. ‘개선’이라 불리던 … [Read more...] about 1971.12.09. 베트남으로부터의 귀환
구르카 용병과 쿠크리
지난 주엔가 늦장가 가는 친구 녀석이 네팔에서 신부를 데리고 와서 함께 자리했다. 내 친구니 신랑 나이는 견적이 나올 것이고 그 신부의 나이는 물경 20대 초반이었다. 네팔에 가서 일하는 중에 만난 양갓집 규수였고 네팔에서 정식 결혼식도 치르고 온 처지. 이건 도둑놈 정도가 아니라 ‘특수강도’이 죄목이 마땅한 상황이지. 이 XXX같은 놈! 소리까지 튀어나오려 했는데 의절할까봐 그만 뒀어. 네팔 처갓집에서는 별 일 없었느냐 묻더니 갑자기 녀석의 표정이 스산해지더군. “처숙부가 그러더라고. 너 내 … [Read more...] about 구르카 용병과 쿠크리
이맹희 vs 이건희
“이맹희 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에요.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양반이라고. 우리 집에서는 퇴출당한 양반이에요. 자기 입으로는 장손이다, 장남이다, 그렇게 말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고. (아버지도) 맹희는 완전히 내 자식이 아니다, 하고 제낀 자식이고 숙희는 이건 내 딸이 이럴 수 있느냐, 삼성의 주식은 한 장도 줄 수 없다고 20년 전에 그때 얘기를 하셔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2년 4월 25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 [Read more...] about 이맹희 vs 이건희
한국 웹툰 플랫폼의 역사와 그 대표작들 총정리
본 글은 만두코믹스에서 제공하는 네이티브 애드입니다. 광고이지만 엄청난 자료 조사와 검수를 거쳐 발행되는 알찬 콘텐츠이니,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웹툰, 어마어마한 대형 시장이 되기까지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한 한국만화계에서 웹툰을 바라보는 시선은 포털 사이트의 트래픽을 위해 내세운 '대형마트 시식대' 수준의 공짜 콘텐츠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이용자수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직·간접적 매출 또한 무시 못할 수준으로 … [Read more...] about 한국 웹툰 플랫폼의 역사와 그 대표작들 총정리
권희영님,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지난 13일 JTBC <밤샘토론>에 나온 한국학중앙연구원 권희영의 발언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권희영 패널의 논지는 한 마디로 "현행 교과서에는 국적이 없다"는 것이다. 있는 것은 인민민주주의가 우월한데 안 돼서 안타깝다는 입장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내가 대학에 와서 배운 운동권 커리집에나 어울리는 평가다. 현행 교과서에 왜 국적이 없나. 나는 한국이 어떻게 형성된 사회인지, 적어도 내가 배운 교과서에 따르면 어떤지를 한 번도 모호하다 느껴본 적 없다. 교과서에서 내가 … [Read more...] about 권희영님,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우편향 교과서도 읽어보았다: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좌편향' 교과서의 대표격이었던 금성출판사 간행 교과서에 이어(「좌편향 교과서를 실제로 읽어봤다」), 이번에는 정부와 여당, 보수 우파에서 극찬한 교학사 간행 교과서를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초판 간행 직후 역사 교사들이 지적한 여러 사실 오류들은 찾아보니 대부분 수정되어 있었으며, 역사 전공자가 아닌 내가 다시 꼼꼼하게 확인하지는 않았음을 밝힌다. 일단 결론부터 정리해 본다. 첫째, 권희영 교수가 집필한 6단원 해방 이후 현대사 부분은 '우편향,'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냉전, 반공, 북한 … [Read more...] about 우편향 교과서도 읽어보았다: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수탈된 대지’에서 얻은 삶의 지혜
1. 어설픈 풍요는 최악의 불행이다. 남미가 덜 풍요롭거나 더 멀었다면, 유럽인들이 그렇게 열심히 괴롭히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북미가 더 풍요롭거나 덜 멀었다면, 유럽인들이 그렇게 가만히 놔두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남미가 단일 작물 재배 및 수출로 충분히 재미를 보기 어려웠다면, 어쩔 수 없이 산업을 다변화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북미가 단일 작물 재배 및 수출로 충분히 재미를 볼 수 있었다면, 눈부신 공업의 발전은 있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괜히 젊을 때 겪을 수 있는 최악의 불행 중 하나로 … [Read more...] about ‘수탈된 대지’에서 얻은 삶의 지혜
좌편향 교과서를 실제로 읽어봤다
이번에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결정하면서 '좌편향'이라고 주장한 고등학교 검정 한국사 교과서 7가지 중 하나다. 굳이 금성출판사 발간 교과서를 고른 것은 현재 역사교과서 논란의 시초가 된 것이 바로 2003년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채택률은 2014년 현재 7.5%로 8가지 한국사 교과서 중 네번째이다. 이번 교과서 논란에서는 특히 '주체사상탑'이 나온 교과서로 유명해지게 되었다. 머리말 먼저 머리말을 살펴 본다. 우리가 배우는 … [Read more...] about 좌편향 교과서를 실제로 읽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