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들은 흔히 가난한 사람들을 곧 자격 없는 사람으로 여긴다. 안전하고 쾌적한 집에서 살 자격, 맛있는 음식을 먹을 자격, 휴식하고 여가를 누릴 자격, 혹은 아이를 낳아 건강하게 기를 자격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러한 생각의 뿌리에는 자립에 대한 환상이 존재한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오롯이 자신의 능력으로 생활해야 하는데, 가난한 사람은 하는 일 없이 복지 시스템에 빌붙어 삶을 이어 나가고 있다는 환상 말이다. 그리고 그 틈새에서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을 착취하고, 그들이 계속 빈곤 상태에 … [Read more...] about 가난하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지 않는 세상
사회
타인의 시선에 맞춘 성장은 ‘개미지옥’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한 성형외과 의사 지인과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에는 미모가 뛰어날수록 얼굴에 손을 댄다고 한다. 나는 잘 모르는 영역이라 막연히 세상에는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알고 보면 상당수가 '만들어진' 미모의 사람들이라는 게 다소 신기하게 느껴진다. 말하자면 우리는 '조작 혹은 계량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보이는 것들은 원래 그대로가 아니고, 만들어지거나 조작되거나 계량된 것들이다. 또 요즘 아이 부모들은 아이 키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내가 어릴 … [Read more...] about 타인의 시선에 맞춘 성장은 ‘개미지옥’이 될 수 있다
소멸에 가까워진 대한민국 초등학생과 초등학교
전국의 초등학생이 절반으로 줄었다는데...! 벌써 올해가 시작된 지도 2개월이 지나, 3월이 다가왔습니다. 여러분은 ‘3월’ 하면 어떤 것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싱그러운 봄 날씨, 예쁜 꽃들과 함께 3월에 입학하는 풋풋한 학생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일부 초등학교는 입학생을 맞이하기는커녕 학생이 없어 폐교를 걱정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약 두 달 전 보도된 뉴스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학생이 감소하여 문을 닫은 초∙중∙고 학교는 103개나 되고, 지난해 신입생을 받지 못한 … [Read more...] about 소멸에 가까워진 대한민국 초등학생과 초등학교
우리 지역의 병원이 없어진다면
1. 지역 병원의 폐업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경상남도 동부권에서만 종합병원 2개 기관이 문을 닫았다. 김해 중앙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 운영 등 지역의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했으나 부실운영과 무리한 신축병원 건립 실패로 2023년 10월 운영을 중단하였다. 웅상중앙병원은 동부 양산 유일의 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병원장 별세 후 인수자를 찾지 못해 2024년 3월부터 폐업 상태다. 경남 서부권 농촌 지역에서도 군 내 유일한 응급실이 있었던 새하동병원이 경영난으로 휴업을 반복하다가 … [Read more...] about 우리 지역의 병원이 없어진다면
올리브영이 성수역 이름을 구매한 진짜 이유는
싸게 잘 사긴 했는데요 올리브영이 10억 원에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이름을 구매했습니다. 올해 10월부터 향후 3년간 성수역은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역명이 변경될 예정인데요. (※ 다만 구체적인 병기 역명은 추후 변경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거래가 싸게 잘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성수라는 지역이 가진 상징성이 높게 평가된 것이겠지요. 하지만 왜 하필 성수역일까 의아해하는 시선도 분명 있습니다. 사실 2016년부터 시작된 역명 병기 … [Read more...] about 올리브영이 성수역 이름을 구매한 진짜 이유는
907 기후정의행진,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2023년 배출량 격차 보고서」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탄소중립 목표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고, 이대로라면 금세기 말에 3도씨에 가까운 온도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도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와 금융자본은 에너지, 교통을 비롯한 사회기반시설의 전환을 위한 사업에 민간 자본의 이윤을 보장할 수 있도록 대규모 공적 투자와 인센티브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자본의 … [Read more...] about 907 기후정의행진,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저출생 총력대응’의 진정성을 보여라
지난 19일에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대통령은 국가 인구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가칭) ‘인구전략기획부’ 신설과 ‘인구위기 특별회계’를 비롯한 각종 범국가적 총력대응 정책들을 발표했다. 이전 정부에서 내놓은 저출생 대책과 다른 점은 위상을 높인 전담부처와 별도예산을 명시하고, 저출생의 직접 원인이 되는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3대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비상사태라는 진단에 걸맞는 대응책이며, 정부가 집행에 진정성을 보일지 회의적이다. 우선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상 … [Read more...] about ‘저출생 총력대응’의 진정성을 보여라
1983년, 휴전 30년이 지나서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가 방영되다
1983년 6월 30일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1983년 오늘(6월 30일), 한국방송공사(KBS)는 1TV를 통해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이 특별생방송은 한국전쟁 33주년과 휴전협정(1953.7.27.) 30주년을 즈음하여 일제 식민지 지배와 한국전쟁(1950)으로 인한 남북분단이 낳은, 약 1천만 명에 이르는 이산가족을 찾기 위해 기획한 특별 프로그램이었다. KBS는 본래 라디오에서 10여 년 동안 이산가족 찾기 … [Read more...] about 1983년, 휴전 30년이 지나서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가 방영되다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한국 사람들
근래 우리 사회에는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정서가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은 듯하다. 그것은 "일단 나라도 살고 보자."라는 정서이다. 사실상 이 정서가 너무 강렬해져서, 사회나 문화에 존재하는 다른 가치들은 전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존이 너무나 중요해진 나머지, 그 밖의 모든 것은 부수적이 된 것이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서 생존은 대략 1, 2단계 정도에 위치한다. 이 단계를 넘어서고 나면, 사랑과 소속, 존중과 인정, 아름다움과 가치 등 … [Read more...] about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한국 사람들
우울증을 제때 치료하는 것이 월급보다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이유
2022년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였는데, 이것은 oecd 국가 중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출생률을 0.6을 찍은 나라에서 우울증 유병률이 이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단순히 심리적 우려에 그칠 게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30년 후엔 거의 없을 노동인구 중에서도 3분의 1 이상이 우울증과 불안, 스트레스로 본래의 업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에 걸린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인지능력이 47% 떨어져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실수를 반복한다. 집중력 … [Read more...] about 우울증을 제때 치료하는 것이 월급보다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