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다 보면 온몸이 얼어붙는 순간을 만난다. 나에게 그런 순간이 있었다. 하노이 한인촌 미딩 한복판, (아마도) 12차선 도로 위에서였다. 그날은 하노이에서 멀지 않은 닌빈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일주일 가까이 먹던 현지 음식에 지쳐 한식 수혈이 간절했던 우리는 미딩에 들러 삼겹살과 김치를 흡입했다. 배불리 먹고 식당 밖을 나서자마자, 끝이 안 보이는 도로에 퇴근길 차량과 오토바이 떼가 뒤엉켜 있었다. 슬프게도 우리는 그 길을 건너야만 했다. 도로를 가득 메운 … [Read more...] about 베트남에서 횡단보도 건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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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트레스, 다들 없으세요?
저는 국내 대형 카드사에 재직 중입니다. 금융회사가 다 그렇듯 상당히 보수적이고 변화에 늦은 편이죠. 그런데 작년 말 갑자기 회사 안에 AI 본부가 생겼습니다. AI가 화두긴 화두인가 봅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빨리 쫓아가야죠. 그런데 제가 불려 들어갔습니다. 그냥도 아니고 팀장입니다. (제가요? 왜요? 라고 요즘 MZ들 하는 말 저도 해 보고 싶었습니다만…) 네, 작년 말 이후로 갑자기 브런치 글이 뜸해진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중간관리자가 되어서… 좌충우돌 … [Read more...] about AI스트레스, 다들 없으세요?
구글에서 뉴스가 사라지면 광고 수익은 줄어들까?
구글이 시작한 ‘뉴스 없는 검색’ 실험 2025년 3월 18일, 구글은 유럽연합(EU) 전역의 디지털 뉴스 산업을 분석한 보고서「The Value of News Content in the European Digital Ecosystem」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 내 뉴스 콘텐츠의 플랫폼 기여도·경제적 가치·사용자 이용 행태·수익 분배 구조의 형평성 등을 정량적 데이터와 함께 분석하며, 뉴스 생산자와 플랫폼 간의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 검색에서 뉴스가 … [Read more...] about 구글에서 뉴스가 사라지면 광고 수익은 줄어들까?
해초, 병원성 세균을 걸러 주는 ‘천연 필터’입니다
해초(seagrass)는 육지에서 살던 개화 식물이 백악기 후기에 다시 물로 들어간 식물입니다. 남극 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의 얕은 바다에 뿌리를 내리고 번성하고 있습니다. 해초가 만드는 목초지(seagrass meadows)는 많은 해양 생물이 살 수 있는 보금자리로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조리흐 램 교수와 코넬 대학의 드류 하벨 교수(Joleah Lamb, assistant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 [Read more...] about 해초, 병원성 세균을 걸러 주는 ‘천연 필터’입니다
전국에서 제일 비싸다는 삼겹살 맛집 3곳
서민들의 영원한 친구 삼겹살. 돼지의 뱃살인 삼겹살은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는 고기로 가장 대중적인 식재료이기도 하다. 지방의 함량이 높고 단백질이 적지만 지방의 고소한 맛과 육 단백질의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삼겹살. 삼겹살의 고소한 기름에 김치를 볶아먹거나 밥을 볶아 볶음밥을 해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반 기름에 볶았을 때 보다 훨씬 좋아 맛있고 든든한 한 끼로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오늘은 서민음식을 대표하는 삼겹살이지만 웬만한 소고기는 가격으로 … [Read more...] about 전국에서 제일 비싸다는 삼겹살 맛집 3곳
청바지가 500년이나 됐다구? 청바지의 역사
청바지 능직으로 짠 질긴 무명으로 만든, 푸른색 바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1. '님'에서 만든 데님 16세기 제노바의 코르듀로이 목화는 품질이 좋기로 유명했는데요. 이를 본 프랑스의 님스 지방에서도 좋은 품질의 직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그 노력의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님스 지역의 능직이라는 뜻의 세르제 드 님(Serge de Nimes)입니다. 세르제 드 님이 드 님(de Nimes)으로 불리며 오늘날까지 데님이라는 명칭으로 이어진 … [Read more...] about 청바지가 500년이나 됐다구? 청바지의 역사
말 잘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90초 안에 최대한 많은 동물 이름을 대보세요. 이 단순한 질문 하나로 우리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 최근 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된 연구는 언어적 유창성(verbal fluency)이 노인의 생존 예측력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지표임을 밝혀냈다(Ghisletta, P., Aichele, S., Gerstorf, D., Carollo, A., & Lindenberger, U. (2025). Verbal Fluency Selectively Predicts … [Read more...] about 말 잘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
눈치채기 어려운 완벽주의의 특성들, 그 안에 숨겨진 진심
1. 완벽주의의 특성을 알아보자 완벽주의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당연히. / 그게 맞는 거잖아요. / ~해야죠. 이러한 규칙들은 너무나 암묵적이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도 많다. 그러니 나의 일상을 압박하는 규칙은 무엇인지 잘 살펴보자. 운동을 할 거면 1시간은 해야지! 건강에 나쁜 음식은 절대 먹으면 안 돼. 하루를 생산적으로 보내야지. 일찍 일어나야지. 그리고 정말 이 규칙대로 살고 … [Read more...] about 눈치채기 어려운 완벽주의의 특성들, 그 안에 숨겨진 진심
내게 맞는 인공지능 친구를 찾아가는 시도를 응원한다
학생들에게 강의하다 과제를 내 줄 때면 따라붙는 걱정이 있다. CHAT GPT에 물어서 그대로 '복붙'하는 걸 어떻게 검증하냐는 문제다. 실제로 작년 학기에 두 학생이 온라인으로 퀴즈를 보는데 답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아서 0점 처리한 적이 있다. 부정행위를 한 거냐고 물어봤더니 돌아온 대답은 "질문을 복사해서 GPT에 물어봤고, 그 답을 그대로 갖다 붙였다"는 고백이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생각보다 GPT가 더 신뢰가 가는 소스였던 셈이다. 우리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 [Read more...] about 내게 맞는 인공지능 친구를 찾아가는 시도를 응원한다
자신을 믿고 과감히 ‘오조준’ 해보자
양궁 금메달로 시끌벅적하던 시절 방영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다시 보았다. 2가지가 눈에 띄었다. 양궁 대표팀 선수들은 '남이 정해놓은 인생을 살지 말자'고 이야기했는데, 보면서 한참이나 곱씹게 되었다. 양궁은 정신력을 가르는 스포츠이다. 바람은 언제 어디에서 불어올지 모른다. 압박을 가해오는 분위기는 선수들의 정신력을 위협한다. 이 사이에서 선수는 과감하게 '오조준 사격'을 해야 한다. 양궁은 결국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틀려야' 하는 스포츠다. 그걸 … [Read more...] about 자신을 믿고 과감히 ‘오조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