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책 읽기의 어려움 나처럼 철학하는 사람, 철학을 공부하는 학자 입장에서, 철학 텍스트를 읽는다는 게 다른 텍스트를 읽는 것과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짚고 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철학 책을 읽으려면 굉장히 많은 장벽이 있습니다. 다른 텍스트들하고 단순히 비교하자는 건 아닙니다. 철학 책의 특징을 좀 알게 되면, 철학이 읽기에 가장 까다롭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1. 다루는 문제를 파악하라 우선 철학 텍스트를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 제대로 철학 책 읽기가 어려운 이유
학문
말의 내용보다 말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메라비언의 법칙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기업에서 교육 담당을 했던 나는 메라비언의 법칙이 익숙하다. 메라비언의 법칙은 의사소통에 있어 언어적 요소 즉, 말의 내용은 7%의 중요성을 갖고, 비언어적 요소(청각, 시각)가 93%의 중요성을 갖는다는 이론이다. 메라비언의 법칙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이미 무슨 법칙이나 이론으로 알려진 것들 중에 상당수는 가설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크게 신뢰하지 않았다. 그저 소통에 있어 비언어적 요인의 중요성을 과장한 내용 정도로만 … [Read more...] about 말의 내용보다 말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오류로 가득하다
※ Yale Climate Connections에 피터 글릭(Peter Gleick)이 게재한 「Book review: Bad science and bad arguments abound in 'Apocalypse Never' by Michael Shellenberger」를 번역한 글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몬테규 집안과 캐퓰릿 집안을 생각하면 됩니다. 아니면 1863년에서 1891년 사이, 서로 원수지간이던 웨스트 버지니아와 켄터키주의 햇필드와 맥코이 가문을 생각해도 … [Read more...] about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오류로 가득하다
심리검사, 누구를 떠올리며 응답하십니까?
한국 사회는 정말 저신뢰 사회가 맞을까? 석사 시절에 가장 마지막으로 썼던 논문의 주제다. 비록 내가 1저자이긴 했지만 연구실 내 존경하는 교수님 두 분께서 공동 저자로 참여하셨고 많은 도움을 주셔서, 실수하지 않고자 바짝 긴장해가며 몰두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콘셉트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허용회, 박선웅, 허태균 (2017). 저신뢰 사회를 만드는 고신뢰 기대? 가족확장성과 신뢰기준의 역할. 한국심리학회지: 문화 및 사회문제, 23(1), 75-96. 한국 사회는 대체로 … [Read more...] about 심리검사, 누구를 떠올리며 응답하십니까?
역사란 무엇인가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윤동주의 시 「아우의 인상화」로 이야기를 열어본다.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하는 질문에 대한 아우의 엉뚱한 대답을, 시인은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라 평한다. 순진한 아우의 대답에 시인이 슬픔을 발하는 것은, 아마도 냉혹한 현실을 살아야 할 해맑은 아우의 얼굴 앞에서 느낀 안쓰러움 까닭일 테다. 한편으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올곧은 삶을 … [Read more...] about 역사란 무엇인가
‘척척석사’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 오마이뉴스에도 발행된 글입니다. 서른이 넘어 석사 과정 대학원 신입생이 되었다. 배움에 늦음은 없다지만 주변 또래 친구들이 박사 과정을 밟았기에 신경이 아예 쓰이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1년 전부터 아내가 대학원 입학을 계속 권유하긴 했지만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은 없었다. 명석한 편도 아니고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대학원생이 되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도 아니고 갑자기 명석해진 것도 … [Read more...] about ‘척척석사’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입이 얼얼할 때까지 영어를 떠들게 된다: 하버드생이 만든 말하기 앱 ‘스픽’ 체험기
저는 영문학을 전공했습니다. 학점을 잘 받는 것과 영어를 잘하는 건 별개입니다. 순수 한국에서 자란 한국인이, 영어를 잘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영어에 미련이 남아, 영어 공부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실패해왔죠. 제가 실패한 유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와썹 콘텐츠 광고 영상에서 “아직도 미국인에게 How are you 하니? 우리는 Whassup 쓴다! 니가 쓰는 영어는 미국인이 못 알아들어!”라며 디스를 해서 결제했지요. 덕택에 교과서에 없던 … [Read more...] about 입이 얼얼할 때까지 영어를 떠들게 된다: 하버드생이 만든 말하기 앱 ‘스픽’ 체험기
플라톤, ‘이데아’의 라면을 끓이다
내가 비로소 플라톤의 철학을 이해하게 된 것은 군복무를 하던 시절 처음 맛본 어느 혁명적인 인스턴트 면요리 덕분이었다. 나가사키 짬뽕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당시 백색국물 또는 하얀국물 라면이라 불리며 꼬꼬면, 기스면 등과 함께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중이었다. 마음껏 움직일 자유도, 새로운 물건을 살 방법도 없었던 우리는 몇날 며칠을 선임하사 옆에서 치근덕댄 끝에 나가사키 짬뽕 몇 봉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쫄깃한 면발은 물론이거니와 시원한 국물, 게다가 큼직한 해물 … [Read more...] about 플라톤, ‘이데아’의 라면을 끓이다
강원국 작가가 말하는 김대중, 노무현의 글쓰기-말하기 스타일의 차이와 공통점
강원국 작가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정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내용을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으로 옮기기도 했다. 다물어클럽은 월 9,900원에 300편의 인문학 영상을 무제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학습지 포함 할인 혜택 제공 중) 인문학계의 넷플릭스로도 불리는 다물어클럽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말하기 스타일의 차이를 알아봤다. 김대중 대통령의 말하기와 글쓰기는 친절한 설명문 김대중 대통령은 “첫째, 둘째, … [Read more...] about 강원국 작가가 말하는 김대중, 노무현의 글쓰기-말하기 스타일의 차이와 공통점
문제는 설민석이 아닌 ‘우리 안의 설민석’: 광개토왕비 역사 왜곡을 지지하는 우리들
벌거벗겨진 건 세계사가 아닌, 설민석의 오류들 설민석은 최고의 스타 강사다. 무한도전 등 예능 출연을 통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고, ‘한국사 전문가’로서의 권위까지 얻었다. 그래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나올 때, 대중의 기대는 컸다. 1화부터 5%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하지만 우려도 있었다. 설민석의 사실관계 오류와 역사 왜곡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벌거벗은 세계사’는 2화 만에 좌초했다.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 너무 많고, 흥미 위주의 풍문을 … [Read more...] about 문제는 설민석이 아닌 ‘우리 안의 설민석’: 광개토왕비 역사 왜곡을 지지하는 우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