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성형외과 의사 지인과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에는 미모가 뛰어날수록 얼굴에 손을 댄다고 한다. 나는 잘 모르는 영역이라 막연히 세상에는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알고 보면 상당수가 '만들어진' 미모의 사람들이라는 게 다소 신기하게 느껴진다. 말하자면 우리는 '조작 혹은 계량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보이는 것들은 원래 그대로가 아니고, 만들어지거나 조작되거나 계량된 것들이다. 또 요즘 아이 부모들은 아이 키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내가 어릴 … [Read more...] about 타인의 시선에 맞춘 성장은 ‘개미지옥’이 될 수 있다
문화
브레이킹 댄서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무대, BOTY에 대하여
브레이킹 댄서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무대 2023년 대회 준우승은 한국의 플로우엑셀 얼마 전 일본 오사카에서 세계적인 브레이킹 팀배틀 대회인 <배틀 오브 더 이어 (Battle of the Year, BOTY)> 가 열렸다. 한국 팀으로는 유일하게 플로우엑셀(FLOWXL)이 참가했다. BOTY는 본선과 토너먼트의 경기 방식이 다른 대회다. 각 팀이 준비한 퍼포먼스로 본선을 치른 후, 상위 점수를 차지한 8개 팀이 토터먼트를 시작하는 형태다. 플로우엑셀은 브레이킹에 … [Read more...] about 브레이킹 댄서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꿈의 무대, BOTY에 대하여
〈애스터로이드 시티〉 웨스 앤더슨, 당신은 정말로 영화를 사랑하는구나
경계를 넘어 너에게 닿기를 오래전 마틴 스콜세지 영화를 볼 때 그랬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를 볼 때도 그랬다. 더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미셸 공드리의 영화를 볼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 근래에는 데미언 셔젤의 영화들을 보며 비슷한 생각을 했더랬다. 이 감독은 정말 영화를 사랑하는구나, 진심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영화를 사랑하는 것 같은 감독을 꼽자면 의외로(?) 웨스 앤더슨을 첫 번째로 꼽아야겠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 [Read more...] about 〈애스터로이드 시티〉 웨스 앤더슨, 당신은 정말로 영화를 사랑하는구나
29CM가 장범준 콘서트 티켓까지 파는 이유
공연도 기획하고, 시상식도 중계하고 29CM가 가수 장범준 공연 티켓 단독 판매에 나섰습니다. 물론 29CM는 2018년부터 컬처 카테고리를 정식으로 운영하며, 여러 문화 예술 관련 상품들을 제공해 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더욱 특별했던 건, 공연 자체가 '무신사 개러지'에서 진행될 정도로 아예 콘텐츠 자체를 직접 기획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미티드 오더'라는 이름으로 지속적으로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 하고요. 이와 같이 최근 … [Read more...] about 29CM가 장범준 콘서트 티켓까지 파는 이유
스트릿에서 역사적인 아이템, 푸마 스웨이드
힙합과 패션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아이템은 푸마 스웨이드(Puma Suede)이다 푸마 스웨이드는 화려한 힙합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심플한 외관에 날렵한 이미지가 특징인 신발이다. 대체 언제, 어떻게 힙합과 만나게 된 걸까? 힙합이 처음 탄생할 때는 래퍼보다 DJ가 돋보였고, DJ 앞에는 늘 브레이크 댄서가 있었다. 발로 하는 동작이 많은 브레이크 댄서에게 패션만큼이나 중요한 건 신발이었다. 그때 눈에 띈 게 푸마의 스웨이드 신발이었다. 밑창은 적당히 도톰하니 춤을 추기 … [Read more...] about 스트릿에서 역사적인 아이템, 푸마 스웨이드
경로를 이탈할지라도 끝까지 간다 〈파묘〉
※ 영화 〈파묘〉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급적 영화 감상 후 보시길 추천합니다. 파묘 (Exhuma, 2024) 〈검은 사제들 (2015)〉 〈사바하 (2019)〉 등 한국 영화계에서는 흔치 않게 오컬트에 진심인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 평소 그의 전작들을 (아주)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이번 신작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선공개된 예고편과 스틸컷 등은 오컬트를 좋아하는 나 같은 팬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도 큰 흥미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예고편 … [Read more...] about 경로를 이탈할지라도 끝까지 간다 〈파묘〉
‘힙합’을 이해하고 싶은 ‘힙알못’에게 꼭 추천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EST 3
어떤 문화든, 그 문화가 시작된 이유와 발전의 흐름에 대해 안다면 더 폭넓게 즐길 수 있다. 힙합도 마찬가지다. 일반 대중에게도 힙합에 대한 상식이 넓게 퍼져 있다. 하지만 정작 해답을 아는 이는 적은 편이다. 왜 스트릿 댄스는 힙합에 춤을 출까? 왜 댄서들은 크루를 결성하고 사이퍼를 할까? 어떻게 래퍼가 힙합을 대표하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들은 힙합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알아야 비로소 대답할 수 있다. 다행히 힙합에는 큰 장점이 있다. 힙합을 만든 … [Read more...] about ‘힙합’을 이해하고 싶은 ‘힙알못’에게 꼭 추천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EST 3
영화 〈괴물〉, 외면했던 질문들에 답하다
※ 영화 <괴물>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괴물 (怪物, MONSTER, 2023)>.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직접 각본을 쓰지 않은 드문 작품이지만 (데뷔작 '환상의 빛 (1995)'을 제외하면 모두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괴물>은 <어느 가족> <브로커> 등 그의 최근작들과 궤를 같이하는 연장선에 있는 동시에, 주로 드라마를 통해 탁월한 각본을 선보였던 … [Read more...] about 영화 〈괴물〉, 외면했던 질문들에 답하다
산업혁명이 만든 기네스, 과학혁명이 만든 필스너우르켈
맥주 알코올성 음료의 하나. 엿기름가루를 물과 함께 가열하여 당화한 후, 홉(hop)을 넣어 향(香)과 쓴맛이 나게 한 뒤 발효하여 만든다. 오래 보존하기 위하여 가열한 병맥주와 가열하지 않은 생맥주가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여러분은 가장 좋아하는 술이 무엇인가요? 저는 위스키, 전통주, 와인, 맥주 등 다양한 술을 시도해 보았지만, 가장 많이 마시게 되는 것은 역시 맥주인 것 같아요. 특히 무더운 여름날에 마시는 맥주는 못 참죠. 맥주는 수많은 스타일이 … [Read more...] about 산업혁명이 만든 기네스, 과학혁명이 만든 필스너우르켈
〈서울의 봄〉, 결말을 알면서도 관객들의 ‘분노’를 추동하는 영화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을 보다 지난 금요일, 아내와 함께 시내의 복합상영관에서 〈서울의 봄〉을 관람했다. 오전 10시 10분에 시작하는 조조 상영분이었지만, 객석의 한 1/4쯤은 찼다. 얼핏 보아도 대부분 젊은이였다. 아마, 그들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보다 한참 뒤에 태어난 세대일 것이었다. (※관련 글 : 「한 고교생의 기억에 박힌 총격전, 그리고 영화 <서울의 봄>」) 지난달 22일 개봉했으니 3주차를 넘겼는데도〈서울의 봄〉은 여전히 폭풍 진격 중이다. 소재나 … [Read more...] about 〈서울의 봄〉, 결말을 알면서도 관객들의 ‘분노’를 추동하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