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디즈니 영화 중 『미녀와 야수』를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거의 하나로 수렴하는데, 주인공이 '책을 읽는 여성'이고, 그녀가 책을 따라나서는 듯한 여정이 이 이야기의 중심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어딘지 '이상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그녀는 마을의 관습적인 삶 바깥에 존재하는 듯 그려진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책을 읽었기 때문에, 마을 바깥을 꿈꾸고, 가부장의 정점과 같은 개스톤을 거부하고, 거대한 서재가 있는 야수의 집에 … [Read more...] about 사람들은 ‘책 읽는 사람’을 두려워한다
인문
플라톤, ‘이데아’의 라면을 끓이다
내가 비로소 플라톤의 철학을 이해하게 된 것은 군복무를 하던 시절 처음 맛본 어느 혁명적인 인스턴트 면요리 덕분이었다. 나가사키 짬뽕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당시 백색국물 또는 하얀국물 라면이라 불리며 꼬꼬면, 기스면 등과 함께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중이었다. 마음껏 움직일 자유도, 새로운 물건을 살 방법도 없었던 우리는 몇날 며칠을 선임하사 옆에서 치근덕댄 끝에 나가사키 짬뽕 몇 봉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쫄깃한 면발은 물론이거니와 시원한 국물, 게다가 큼직한 해물 … [Read more...] about 플라톤, ‘이데아’의 라면을 끓이다
역사학자가 말하는 고종-흥선대원군에 관한 5가지 오해와 진실
한국 역사 최고의 떡밥은 고종과 대원군, 그리고 명성황후다. 드라마 속, 대원군은 꼰대, 명성황후는 친일파, 고종은 우유부단으로 그려진다. 역사학자들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100시간 이상의 인문학 강의를 월 9900원에 볼 수 있는 다물어클럽의 <인물조선사> 속 3명의 역사학자 이야기를 요약해보았다. (학습지 포함 월 4900원 혜택 제공 주) 1. 흥선대원군은 망나니짓을 하지 않았다: 조선은 망나니 왕족을 두고 볼 나라가 … [Read more...] about 역사학자가 말하는 고종-흥선대원군에 관한 5가지 오해와 진실
강원국 작가가 말하는 김대중, 노무현의 글쓰기-말하기 스타일의 차이와 공통점
강원국 작가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정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 이 내용을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으로 옮기기도 했다. 다물어클럽은 월 9,900원에 300편의 인문학 영상을 무제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학습지 포함 할인 혜택 제공 중) 인문학계의 넷플릭스로도 불리는 다물어클럽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말하기 스타일의 차이를 알아봤다. 김대중 대통령의 말하기와 글쓰기는 친절한 설명문 김대중 대통령은 “첫째, 둘째, … [Read more...] about 강원국 작가가 말하는 김대중, 노무현의 글쓰기-말하기 스타일의 차이와 공통점
문제는 설민석이 아닌 ‘우리 안의 설민석’: 광개토왕비 역사 왜곡을 지지하는 우리들
벌거벗겨진 건 세계사가 아닌, 설민석의 오류들 설민석은 최고의 스타 강사다. 무한도전 등 예능 출연을 통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고, ‘한국사 전문가’로서의 권위까지 얻었다. 그래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나올 때, 대중의 기대는 컸다. 1화부터 5%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하지만 우려도 있었다. 설민석의 사실관계 오류와 역사 왜곡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벌거벗은 세계사’는 2화 만에 좌초했다.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 너무 많고, 흥미 위주의 풍문을 … [Read more...] about 문제는 설민석이 아닌 ‘우리 안의 설민석’: 광개토왕비 역사 왜곡을 지지하는 우리들
글쓰기와 말하기는 ‘각성’이 필요하다: 다물어클럽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
누구나 글을 잘 써야 하는 순간이 온다. 취준생 시절의 자기소개서, 직장에서의 기획서, 하다못해 짧은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다 글쓰기다. 하지만 글쓰기는 늘 어렵다. 강원국 작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연설담당 비서관으로 지냈다. 이때의 경험을 살려 4권의 글쓰기 책을 모두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인문학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다물어클럽에서, 강원국 작가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라는 강연을 정리해보았다.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 [Read more...] about 글쓰기와 말하기는 ‘각성’이 필요하다: 다물어클럽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
월 9,900원 무제한 인문학 영상, 인문학계의 넷플릭스 ‘다물어클럽’ 창업기: 이준형 대표 인터뷰
1. 인문학계의 넷플릭스 ‘다물어클럽’을 창업 김민섭(북크루 대표, 이하 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준형(알다 대표): 다물어클럽을 운영하는 알다의 대표 이준형입니다. 김: 다물어클럽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이준형: 한 달에 9,900원만 내면, 150시간 이상의 모든 강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 예술, 기초과학 등을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는 ‘무제한 지식 교육 서비스’죠. 김: 9,900원…;;; 반응은 어떠한가요? 이준형: 기사 댓글을 … [Read more...] about 월 9,900원 무제한 인문학 영상, 인문학계의 넷플릭스 ‘다물어클럽’ 창업기: 이준형 대표 인터뷰
아름다움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장미의 이름』
『장미의 이름』의 예술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Civitas Dei)』의 저술을 통해서 ‘신국(神國)’과 ‘지상국(地上國)’의 개념을 설정했는데, 두 개념을 애매하게 서술해 둘 사이의 명확한 구분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가 설정한 신국, 곧 신의 나라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후 세계의 것을 의미하는지부터 불분명했다. 14년에 걸쳐 그때그때 저술한 까닭인지, 신의 세계와 구분되는 세속 국가 권력에 대한 정의 역시 혼동되었다. 초기에 그는 공권력의 역할을 죄악에 대한 … [Read more...] about 아름다움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장미의 이름』
고대의 학문, 현대인의 공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가
공부가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이 어디 있니? 어쩌다 과외 수업을 맡게 된 적이 있다. 맡게 된 학생은 한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의 고등학교 3학년 따님이었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느지막이 귀가하는 학생이었으니, 오후 10시가 지나 시작해서 자정을 넘겨야 끝이 나곤 했다. 수업을 시작할 때면 거실에서는 여지없이 TV 소리가 났다. 공부에는 크게 관심이 없던 고3과의 수업을 마치고 방문을 나서면, 불 켜진 거실의 TV 소리를 자장가 삼아 소파에서 잠든 교감 선생님을 볼 수 있었다. … [Read more...] about 고대의 학문, 현대인의 공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가
소크라테스의 ‘악처’, 크산티페를 위한 생양파무침
한때 멕시코 음식점에서 주방 보조를 한 적이 있다. 멕시코 음식에는 코를 자극하는 재료가 많이 사용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주방 사람들을 괴롭히는 재료가 바로 ‘양파’였다. 동선을 줄이기 위해 최소화된 주방 통로(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사장님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에 양파 냄새가 가득 차면, 너도 나도 실연한 사람처럼 눈이 빨개지게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 양파라는 놈을 까다 보면 생각나는 철학자가 한 사람 있다. 세계 4대 성인의 한 명이며, 온 생애를 통해 애지(愛知)를 실천한 그분! … [Read more...] about 소크라테스의 ‘악처’, 크산티페를 위한 생양파무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