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탱크 경주’가 가능한가? 물론 시키면 할 수 있다. ‘소련여자’의 모국 러시아에서는 매년 ‘탱크 바이애슬론’을 벌인다. 물론 단순 레이싱은 아니지만, 레이싱적인 요소가 섞여 있긴 하다. 로씨야의 위엄을 보여주는 탱크 바이애슬론(…)실전에서 탱크가 같은 방향으로 달리면서 싸운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차는 뒤를 적에게 보이는 순간 사실상 죽은 목숨이기 때문에 ‘적을 앞질러 달리는’ 것은 자살행위다. 더군다나 일부 전차를 제외하면 대부분 엔진이 뒤에 있기 때문에, 적에게 영 … [Read more...] about 밀덕 잉여력 끝판왕: 탱크로 레이싱을 펼쳐보았다
군사
잃어버린 총을 찾아서
용기 있게 뚜벅뚜벅 걸어 군대가 늘어서 있는 뒤편에 이르니, 러시아 관리들이 호위하고 오는 사람 중에 맨 앞에 누런 얼굴에 흰 수염을 한 조그마한 늙은이가 있었다. ‘저자가 필시 이토일 것이다.’ 생각하고 바로 단총을 뽑아 그를 향해 4발을 쏜 다음, 생각해보니 그자가 정말 이토인지 의심이 났다. 나는 본시 이토의 얼굴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만약 잘못 쏘았다면 일이 낭패가 되는 것이라 다시 뒤쪽을 보니 일본인 무리 가운데 가장 의젓해 보이며 앞서가는 자를 향해 다시 3발을 이어 쏘았 … [Read more...] about 잃어버린 총을 찾아서
당신이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에 관해 모르는 것들
어떤 역사든 마찬가지겠지만,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은 한두 가지 요인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어떤 이들은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에 비해 강한 국력과 초강대국 미국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음에도 북베트남에게 패망한 것은 각계각층에 간첩이 많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사실 이거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군대 정훈교육에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오던 레퍼토리다. 물론 이런 레퍼토리에서 남베트남 정권이 하도 썩어빠져서 정작 지원 주체인 미국조차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지경이었다는 걸 말하는 경우는 본 적 … [Read more...] about 당신이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에 관해 모르는 것들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은 왜 결렬되었나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이 합의를 하지 못했는데 내용을 보니까 이전부터 우려하던 핵심 부분이 그대로 문제가 되었네요.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북한 핵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 되므로 이 부분을 도대체 어떤 식으로 풀랑가 싶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 되었습니다. 일단 해당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미국의 입장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밖에 없던 사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죠. 북한의 무기들은 대부분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 도입된 것으로서 2020년 … [Read more...] about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은 왜 결렬되었나
군인과 바나나 우유의 문제: 사회는 군인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
정부가 올해부터 군 장병들에게 딸기, 초코, 바나나 우유 등 가공유를 배식하기로 하자, 낙농업계가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흰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어 낙농업계에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회가 군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란 생각이 드네요. 적당히 쓰는 소모품, 남는 거 꾸역꾸역 밀어 넣는 짬 처리반. 군대 복무 문제는 20대 남성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의 근원 중 하나겠죠. 다들 지나고 나니 "고작 입대로 찌질하게 군다"고 20대 남성들을 비웃는데, 과거를 떠올려보 … [Read more...] about 군인과 바나나 우유의 문제: 사회는 군인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
그래서 ‘징벌적’이라는 것이다
'남들이 하기 싫은 의무'를 대신 하는 것이 징병제라고 하자. 그렇다면 그것과 준하는 것을 병역거부자들에게 요구하기 이전에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강요당한 이들에게 그에 따르는 '보상'을 해주는 것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정당한 사회를 구현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징벌적이라고 하는 거다. 가기 싫은데 가서 고생하는 사람도, 거부하여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도 함께 망하는 것. 기본적으로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개인적 … [Read more...] about 그래서 ‘징벌적’이라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에서의 '양심'이 지속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학술적 논의에서는 본인들끼리 그 용어 쓰고, 공중에게는 오해하지 않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신념적 병역거부라든지 뭐 그런 대체어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그 표현을 고집하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간다. 엄밀한 학술적 용어니 뭐니 그러는 거 일종의 엘리트주의 아니냐는 거다. 막말로 양심만 학술적 개념인가? 예컨대 약학에서 사용되는 '흡수'라는 단어는 일상어 흡수와는 전혀 별개의 단어다. 다음 중에 약학 … [Read more...] about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북한은 대체 왜 병력의 70%를 전진 배치했을까?
4줄 요약 북한은 전체 병력 70%를 휴전선에 배치하는 기형적인 병력 배치를 하여 한미 연합군의 후방 상륙에 속수무책인데, 이는 아마 엉망인 내부 교통망 때문인 듯합니다. 상륙 작전을 하는 한미 연합 훈련은 분명히 공세적 훈련 맞고, 북한군을 속수무책으로 만드는 그런 훈련에 기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입니다. 비핵화 협상에서 무장해제를 하는 측은 북한입니다. 만약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는 그냥 한미 훈련을 다시 하면 됩니다. 독도함 해체하라는 요구도 아닌데 마 … [Read more...] about 북한은 대체 왜 병력의 70%를 전진 배치했을까?
전서 비둘기 이야기: 비둘기, 전쟁 훈장을 받다
1. 들어가며 사람과 친밀한 동물이라고 하면 흔히들 개와 말을 꼽는다. 하지만 수십 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비둘기가 쉽게 이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에야 도심의 흉물 '닭둘기'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되기까지 했지만, 한때 평화와 우정의 상징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징이 되기 전에도 비둘기는 특유의 귀소본능과 방향감각으로 우편 배달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융숭한 대접을 받아 왔다. 비둘기는 최고 70km를 넘나드는 시속으로 500~600km를 비행할 수 있기 … [Read more...] about 전서 비둘기 이야기: 비둘기, 전쟁 훈장을 받다
영국 산업혁명의 진정한 원동력은 ‘전쟁’
※ Quartz의 「Wars, not just genius, fuelled Britain’s industrial revolution」을 번역한 글입니다. 18세기 영국이 농업 경제에서 산업 경제로 전환할 수 있던 원동력은 각각 증기 기관과 면화 공장으로 상징되는 기술 혁신과 기계화였다는 것인 일반 통념입니다. 하지만 스탠퍼드 대학의 프리야 사티아 영국 역사학 교수가 최근 펴낸 책 『총의 제국(Empire of Guns)』에서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산업 혁명에 … [Read more...] about 영국 산업혁명의 진정한 원동력은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