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부당하다, 라는 주장의 이면에는 '나는 그렇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라는 일종의 도덕적 자부심(?)이 깔려 있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정말 그럴까? 이 분들이 살면서 여태껏 클레임 한번 걸어본 적이 없다면 인정한다.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다가 버튼 잘못 눌러서 버벅대거나, ATM에서 인출하면서 비밀번호 틀려서 다시 시도하거나, 계산대 앞에서 부랴부랴 돈 꺼내느라 허둥대거나, 지하철 게이트 통과하면서 교통카드 오류 일으켜서 바로 통과하지 … [Read more...] about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부당하다”라고?
한국이 정말로 ‘자유로운 노동’이 보장되는 사회인가?
나는 보수를 자칭하는 정치인들의 이런 말장난이 싫다. 단언컨대 이 정권의 지지율 10%가량은 권성동이 깎아 먹고 있을 거다. '일할 자유'라는 건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노동할 자유'를 뜻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노동이란 임금을 대가로 하는 행위다. 그냥 업무량 많아서 하던 일 조금 더 연장해서 '알아서' 하는 개념이 아니다. 52시간을 일하면 52시간 일한 만큼, 120시간 일하면 120시간 일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진다는 게 법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보장'이 될 때, 비로소 … [Read more...] about 한국이 정말로 ‘자유로운 노동’이 보장되는 사회인가?
이공계와 인문계 대학원생의 서글픈 삶
1. 같은 대학원생이라고 해도 이공계와 인문계의 삶은 크게 다르다. 당장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인문계에는 LAB이라는 개념이 없다"라는 말만 해도 마치 코페르니쿠스 앞에서 그래도 지구는 돌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와 비슷한 표정을 접하게 된다. LAB의 존재가 열역학법칙과도 같은 이공계 관점에서는 이런 패턴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지. 인문계 대학원은 철저하게 솔플이다. 물론 지도학생 개념이 있고, 대학원생끼리의 세미나도 존재하며, 학위논문 역시 일정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작성 가능하기는 … [Read more...] about 이공계와 인문계 대학원생의 서글픈 삶
전쟁이 길어질수록 푸틴의 입지가 강해지는 이유
러시아는 '과거의 영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나라다. 이 나라는 아직까지도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미국과 더불어 냉전의 한 축을 구가하던 초강대국 소비에트 연방의 기억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 초강대국의 면면이라는 것이 사실 알고 보면 이미지만큼 화려하고 영광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러시아는 한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super power로서의 자기정체성을 놓지 않으려고 애쓴다. 사실 현재 러시아의 위상은 과거 소련 시절과 비교해보면 턱없이 낮다. … [Read more...] about 전쟁이 길어질수록 푸틴의 입지가 강해지는 이유
광장의 정치, 언론이 붕괴하고 정치가 개판일 때 나타나는 것이다
서초동의 집회와 광화문의 집회 개인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광장'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집회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기대'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한때 광장의 정치는 진보, 혹은 좌파, 혹은 '빨갱이'의 전유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나 이명박 대통령 규탄 집회 등에서 광장을 메웠던 건 진보 성향의 리버럴리즘이었고, 보수는 이에 대해 '질서 문란 행위'라고 규탄하는 것이 일반이었다. 광장의 정치는 때로는 무위로 … [Read more...] about 광장의 정치, 언론이 붕괴하고 정치가 개판일 때 나타나는 것이다
당신이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에 관해 모르는 것들
어떤 역사든 마찬가지겠지만,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은 한두 가지 요인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어떤 이들은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에 비해 강한 국력과 초강대국 미국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았음에도 북베트남에게 패망한 것은 각계각층에 간첩이 많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사실 이거 이명박근혜 정권 당시 군대 정훈교육에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오던 레퍼토리다. 물론 이런 레퍼토리에서 남베트남 정권이 하도 썩어빠져서 정작 지원 주체인 미국조차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지경이었다는 걸 말하는 경우는 본 … [Read more...] about 당신이 베트남전의 행방과 결말에 관해 모르는 것들
백종원의 골목식당, 화기애애한 거짓말만큼 무서운 건 없다
「백종원, '선'을 넘고 있다」라는 기사를 보았다. 이 글을 쓴 분이 어떤 분야에서든 뭔가를 정말 '치열하게' 배워본 적이 없다는 데 한 표를 건다. 요리든 예술이든 학문이든 자신의 삶을 기투해야 하는 전문분야에서, 마치 사교계에 나선 신사라도 되는 양 폼 잡고 언어 다듬어가며 서로 누구든 다치지 않을 '좋은 말'로 교육해 필요한 만큼의 지도가 가능하게 된 사례를 나는 본 기억이 없다. 어느 분야든 좋다. 수련생 과정 딱 1년만 겪어보면 안다. 다들 자신의 인격을 가진 성인인데 왜 굳이 … [Read more...] about 백종원의 골목식당, 화기애애한 거짓말만큼 무서운 건 없다
안암골의 박사와 대기업 회장 이야기 ‘박사전’
박사란 대학원 최종 졸업자를 일컫는 말이다. 안암골에 박사가 하나 살았다. 그는 성품이 괴팍하고 연구를 좋아했다. 그와 함께 일을 하는 조교들은 으레 이 박사를 찾아보고 그에게 "교수님"이라 부르며 인사를 하는 게 통례였다. 그러나 계약직이라 연봉이 워낙 박하여 한 해에 받는 돈이 삼천을 넘기지 못했다. 어느 때 이사장이 인건비 액수를 일람하게 되었다. 지출 항목을 조사해보고 이사장은 크게 노하여 말했다. 어떤 계약직 교수가 연봉을 삼천씩이나 받아간단 말이냐? 이렇게 호통을 치고 박사의 … [Read more...] about 안암골의 박사와 대기업 회장 이야기 ‘박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