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수를 자칭하는 정치인들의 이런 말장난이 싫다. 단언컨대 이 정권의 지지율 10%가량은 권성동이 깎아 먹고 있을 거다.
‘일할 자유’라는 건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노동할 자유’를 뜻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노동이란 임금을 대가로 하는 행위다. 그냥 업무량 많아서 하던 일 조금 더 연장해서 ‘알아서’ 하는 개념이 아니다. 52시간을 일하면 52시간 일한 만큼, 120시간 일하면 120시간 일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진다는 게 법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보장’이 될 때, 비로소 ‘일할 자유’라는 말도 의미를 가진다.
자, 과연 한국은 ‘자유로운 노동’이 보장되는 사회인가? 한국의 사업장 중에서 시간 외 근로나 휴일 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정당하게 지급하는 곳은 그 비율이 얼마나 될까? 만일 노동자가 그에 해당하는 대가를 지급받지 못했을 경우 그에 대한 청구를 할 권리는 보장되는가? 노동자 스스로가 자신의 근로 시간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가? 사측에는 이익이 되지만 노동자에게는 손해가 되는 형태의 근로 시간/근로 형태를 요구받았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 혹은 명목상으로만 거부 가능하고 실질적으로는 불이익을 통해서 이러한 권리들을 제약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회사는 되는데요, 라고 대답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분들에게는 이런 말밖에는 드릴 수 없다. “좋으시겠네요.” 사실 저게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는 나름 이름 있는 사업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대기업’의 범주를 조금만 벗어나도 저런 것들은 엿 바꿔 먹는 사업장들이 흔하다. 사실 대기업조차도 저런 걸 명목상으로만 보장해놓고 암암리에 자체적인 추가 근로를 유도하는 경우도 쌔고 쌨다.
원문: 박성호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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