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문학을 전공했습니다. 학점을 잘 받는 것과 영어를 잘하는 건 별개입니다. 순수 한국에서 자란 한국인이, 영어를 잘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영어에 미련이 남아, 영어 공부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실패해왔죠. 제가 실패한 유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와썹 콘텐츠
광고 영상에서 “아직도 미국인에게 How are you 하니? 우리는 Whassup 쓴다! 니가 쓰는 영어는 미국인이 못 알아들어!”라며 디스를 해서 결제했지요. 덕택에 교과서에 없던 표현을 배울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실례합니다, 근처 병원이 어디에 있지요?”라는 표현도 못 하는데, How are you든 Whassup 이든,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전화영어
그래서 원어민과 전화로 이야기하는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영어가 힘든 저는, 전화를 거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뚫리지 않은 입으로는, 결국 주어진 지문을 읽고 반복하는 회화학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죠. 어느 정도 회화는 되는데, 말할 기회가 부족하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영어로 말문을 트이게 해준 특이한 앱
최근에 스픽(Speak)이라는 앱을 알게 됐습니다. 크게는 1) 수업 5–6분, 2) 따라 하기 8–9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업 1분 동안은 여타 영어 앱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앱에서 말을 시킨다! 내가 소리 내 읽으면 알아듣는다.
지칠 때까지 말을 시켜서 문장과 표현이 입에 붙는다
수업 뒤엔 배운 표현들을 반복해서 말하게 합니다. 이런 이유로 계속 말을 하게 됩니다. 전화영어는 상대가 사람이라 오히려 좀 부담스러웠는데, AI 앞이니 오히려 입을 열기 편하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표현하라고 피드백까지 준다
여기서 또 놀라웠던 게…
그 피드백이 은근 정확합니다. 예로, He is의 H 발음이 뭉개져서 is가 늘어난 것처럼 ‘이이즈’ 같이 말한다거나, L과 R이 꼬이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며, 제대로 발음하라고 합니다.
예로 위의 경우, “she’s”가 계속해서 틀리면 왜 틀렸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제 경우에는 she와 ‘s의 연음 처리를 제대로 못했던 걸 알게 되어 표현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상대와 대화하는 느낌을 준다
이렇게 AI와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난 후, 원어민 강사들과 대화하는 듯한 연출의 콘텐츠가 있습니다. 질의응답식으로 외국인 배우들이 나와 영상에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수업 콘텐츠에 따라 맞게 해보는 거죠.
질문에 답변까지 해주는 신기한 영어 앱
보통 영어 앱은 일방적으로 수업을 제공하고 끝인데, 스픽은 질문도 가능합니다. 저는 질문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다른 분들이 남긴 질문과 선생님의 답변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공부량을 정확히 체크해주는 싱기방기
이렇게 7일간 수업을 꾸준히 해보니, 말하기 반복량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습니다. 저는 7일간 1,093개의 문장을 말했다고 하는군요. 매일 아침 학원에 갈 때도, 이렇게 많이 말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단점도 있지만, 말하기 반복 학습은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경험
단점도 있습니다. 영어의 어느 부분이 인식이 안 되었는지는 알겠는데, 왜 틀렸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올바른 발음을 반복적으로 따라 하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스스로 곱씹는 재미도 있기는 하지요.
사실 뭐든 꾸준히 하면 다 성과가 납니다. 다만 그러기에 우리의 의지력이 약해서, PT나 과외를 받고는 하죠. 스픽은 그 수준까진 아니겠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연습량을 확보하는 데에는 충분한 앱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