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까지 점령한 나폴레옹은 여태까지 직접 총칼을 맞대어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적군인 영국군과의 한판 대결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스포일러는 아니지만, 결국 영국군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결국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을 격파했고, 더 나아가 1815년 워털루에서는 웰링턴 공작의 영국군이 나폴레옹이 지휘하는 프랑스군 정예를 최종적으로 패배시켰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1808년 12월 이들을 눈앞에 둔 나폴레옹은 영국군에 대한 경멸만이 가득했습니다. 영국은 바다 위에서는 무적일지 … [Read more...] about 워털루 전투 직전, 영국 육군의 실태
역사
아우슈비츠 해방, 혹은 위안부 소녀상 : 과거를 다루는 두 나라의 차이
1945년 1월 27일, 소련의 붉은 군대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던 7천5백여 명의 유태인들을 해방했다. 소련군이 진격해 오던 1월 중순부터 나치 친위대(SS)는 남아 있던 가스 학살 장치를 파괴하고 아우슈비츠에서 철수하기 시작하였다. 각 전선에서 독일군이 무너지면서 전쟁은 끝나 가고 있었고 연합군은 수복한 지역의 집단수용소를 폐쇄하고 있었다. 독일군은 전선 부근의 캠프에 있던 수감자들을 독일 내의 수용소에서 강제로 노역시키기 위해 급박하게 … [Read more...] about 아우슈비츠 해방, 혹은 위안부 소녀상 : 과거를 다루는 두 나라의 차이
드레퓌스 사건과 100여 년 후의 한국
"진실이 전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늪지대를 지나가야 하는 것일까." <나나>와 <목로주점>의 프랑스 작가 에밀 프랑수아 졸라(Émile François Zola, 1840~1902)가 생전에 내뱉은 한탄이다. 그는 드레퓌스(Dreyfus) 사건 때 드레퓌스를 옹호하여 죽는 날까지 프랑스 군부와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았고 야유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 후반의 여러 해 동안 프랑스를 휩쓸었던 반유대주의와 … [Read more...] about 드레퓌스 사건과 100여 년 후의 한국
혁명 그 후, 탈북자가 나타나다
혁명 그 후, 탈북자가 나타나다 1990년대는 사실상 ‘혁명 그 후’의 시기였다. 1990년이 밝아오기 직전, 1989년 동구권 각국은 탈공산화 해일에 휩쓸렸다. 폴란드가 다당제를 선택했고 헝가리가 ‘철의 장막’을 스스로 걷어치웠으며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가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내렸다. 한때 반파쇼 투쟁의 영웅이었던 루마니아의 지도자 차우셰스쿠는 민중 봉기를 피해 도피하던 중 혁명군에 사로잡혀 무려 100발이 넘는 총탄을 맞고 벌집이 된 채 죽어갔다. 그리고 1990년 한때 … [Read more...] about 혁명 그 후, 탈북자가 나타나다
오늘날 독일인에게 히틀러는 어떤 존재일까?
※ 이 글은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What the Führer means for Germans today 」를 번역한 글입니다. 독일에서는 작가 사망 후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사라집니다. 아돌프 히틀러가 쓴 <나의 투쟁>도 예외가 아닙니다. 1945년 이래 <나의 투쟁>의 독일어판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바바리아 주 정부는 책의 출판을 거부해왔지만, 2016년 1월 1일부터 누구나 책을 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의 투쟁> 번역본을 어디서든 쉽게 … [Read more...] about 오늘날 독일인에게 히틀러는 어떤 존재일까?
로마의 뛰어난 위생 시설이 기생충 앞에선 맥을 못 춘 이유는?
로마 제국이 최초로 위생 설비들 - 위생적인 화장실과 하수구, 깨끗한 상수도, 그리고 주기적인 목욕을 위한 욕탕 등 - 을 개발한 것은 아니지만, 제국 전체에 이런 위생 시설을 아주 광범위하게 건설한 문명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떤 고대 제국도 로마 제국처럼 열심히 상하수도 인프라 개발에 투자한 경우가 없을 정도인데, 심지어 당시 건설한 상수도 시설 중 일부는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합니다. 물론 로마가 이런 시설을 만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위생이 건강과 직결되었기 때문일 … [Read more...] about 로마의 뛰어난 위생 시설이 기생충 앞에선 맥을 못 춘 이유는?
AK-47과 미하일 칼라시니코프
작년 12월 22일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의 <내일>에서는 에이케이(AK) 소총을 개발한 미하일 칼라시니코프(1919~2013)를 불러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 기계공은 2년 전인 2013년 12월 23일에 사망했던 것이다. 연 25만명 살상하는 치명적 무기 AK-47 소련이 만든 치명적 무기로 연 25만 명을 죽인다는 이 돌격형 소총은 핵폭탄보다 더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 개발한 지 70년이 넘었지만 이 소총은 전 세계에 1억 정이 유통되었다. AK는 … [Read more...] about AK-47과 미하일 칼라시니코프
대체역사를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 3선
1. 슈발리에 Le Chevalier D’Eon (2006) 슈발리에(Le Chevalier D’eon)는 Heroic Age, PSYCHOPASS, 창궁의 파프너 등의 각본을 맡은 우부카타 토우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유메지 키리코가 합심하여 연재했던 동명의 만화를 영상화한 Production I.G.의 2006년 작품이다. 제목은 프랑스어로 '기사 데옹'이라는 뜻이다. 애니메이션, 만화 모두 짧게 <슈발리에>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채널인 … [Read more...] about 대체역사를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 3선
1월 26일, 고향으로 가려다 서울역에서는
그 해 설날은 양력으로 1월 27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민족의 대이동’은 매한가지라서 그 해에도 서울역은 설을 쇠러 고향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요즘과 차이가 있다면 지금이야 자가용도 있고 버스도 많고 비행기도 특별기를 띄우지만 1960년 당시에는 철도가 거의 유일한 지방행 교통수단 이었다는 것이겠다. 서울역은 충청도와 경상도와 전라도로 가려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총 집결지였다. 그 아수라장의 귀성전쟁에 비하면 요즘의 귀성전쟁은 어린애 장난에 불과할지도 … [Read more...] about 1월 26일, 고향으로 가려다 서울역에서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던 조선 남자들
작년 8월 멕시코시티의 인류학박물관 앞. 기념품이며 간식거리를 파는 수많은 행상이 늘어서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리어카 한 대. 옥수수를 팔고 있었다. 한쪽 커다란 냄비 안에는 삶은 옥수수가 가득했고, 다른 한켠에는 석쇠 위에서 옥수수가 벌겋게 달궈진 숯불에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여름철에 가장 즐겨 먹는 간식이 옥수수였기에 주저할 것도 없이 삶은 옥수수를 달라 했다. 주인장은 끓는 물에서 옥수수를 하나 건지더니 중간 심지에 나무 꼬챙이를 하나 푹 찔러 박았다. 그러더니 마요네즈 … [Read more...] about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던 조선 남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