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금수저가 많다. 조조만 해도 할아버지의 위세가 없이 성공할 수 없는 24k 금수저이며, 원소는 다이아에 가까웠다. 그리고 많은 군웅들은 최소 은수저 레벨은 되는 셈이다. 그 땅이 얼마이겠나.
반면 유비는 흙수저다. 어머니에게 차 하나 갖다바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오오오오오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촉의 황제까지 올라간 그의 성공 방정식을 알아본다.
1. 우선 좋은 학벌에서 좋은 선배를 만나라
유비가 흙수저임에도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노식 밑에서 함께 수학한 공손찬의 역할이 크다. 공손찬은 사실상 동네 건달패를 모은 수준밖에 되지 않는 유비를 중용해 주었으며, 이를 통해 유비는 두각을 드러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2. 가족 같은 구성원을 초기 멤버로 가져가는 조폭식 경영
유비는 의형제를 빙자해 관우와 장비를 자신의 수족으로 부렸고, 이들은 끝까지 의를 버리지 않았다. 흔히들 간손미 브라더스로 불리는 이들도 긴 시간 따까리 업무를 잘 수행했는데, 특히 은수저급 미축은 재정에 큰 도움을 줬다.
3. 금수저와 결혼해라
미부인은 미축의 동생이다. 흙수저가 인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최고의 길이다.
4. 혈연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라
유비는 황가라고 하기에는 황제와 꽤 떨어져 있다. 참고로 글쓴이는 경주 이씨인데, 그렇다고 이명박과 이건희가 친척이라 우길 수는 없지 않겠나. 하지만 외로운 헌제의 상황을 잘 이용, 스스로를 황숙으로 올리며 브랜드 가치를 한껏 치켜세웠다.
5. 후계자가 불안한 조직의 2인자가 돼라
유비는 뭔가 날로 받아먹는 데 재주가 있었다. 도겸의 서주, 유표의 형주를 고스란히 물려받거나 그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
6. 혼인은 리스크로부터의 가장 큰 방어막이다
유비는 손견의 딸이자 손권의 이복 동생을 부인으로 맞이한다. 오나라는 유비에게 있어 가장 큰 동반자이자, 동시에 가장 큰 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을 통해 이 리스크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고, 이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위나라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7. 그렇게 자신을 돋보이게 한 후 컨설팅을 빙자해 M&A로 가라
유장의 익주를 고스란히 먹은 건 자산가치가 높고 영업이익이 개판인 기업을 먹은 셈이다. 물론 이런 걸 하려면 앞 단계들로 충분히 명성이 쌓여 있어야 가능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