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주인공이자, 스코틀랜드 독립전쟁의 영웅이기도 한 윌리엄 월레스라는 인물에 대해 얘기해 보자. 실제 이야기가 영화화되면서 바뀌는 부분들이 참 많은데, 이 영화도 많이 바뀐 축에 속한다. 0. 그는 영화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농노나 서민이 아니라 귀족이다. 1. 대귀족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부유하게 살았던 인물이다. 나름 위대한 삼촌이 둘이 있는데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전설적인 검사가 아니라 둘 다 카톨릭 사제다. 그리고 … [Read more...] about 브레이브하트 속 역사적 왜곡
역사
구한말의 외국인 의사, 호레이스 알렌
호레이스 알렌, 그는 누구인가 호레이스 알렌은 구한말 조선에서 활동한 외국인 중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다. 그는 1858년생으로, 구한말의 여러 풍운아들과 비슷한 연배다. (김옥균 1851년생, 박영효 1861년생, 서재필 1864년생) 한편으로 조선에서 활동한 외국인 선교사들보다 약간 선배이기도 하다. (언더우드 1859년생, 아펜젤러 1858년생, 게일 1863년생 등) 그는 의료선교사로서 1884년에 조선에 입국했고, 당대 최고의 권력자인 민영익이 갑신정변 당시 서재필의 칼에 맞아 … [Read more...] about 구한말의 외국인 의사, 호레이스 알렌
앞으로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역사 ②
김병곤 박문숙 부부 안식을 기원하며 훈남이니 까칠남이니 하는 말이 한동안 유행이더니 ‘상남자’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 모양이더라. 남자 중의 남자 정도로 쓰이는 것 같은데 사실 그 호칭에 걸맞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을 거다. 언필칭 대장부가 천하의 졸장부로 판명되는 사람이 지천이고 잠깐의 감동을 주다가 오랜 쓴맛을 선사하는 ‘남자’들이야 우리 알기로도 많지 않니. 하지만 1990년 12월 세상을 떠났던 김병곤이라는 사람에게는 상남자라는 호칭이 손색도 모자람도 없을 게다. 교도소 취재를 할 때 … [Read more...] about 앞으로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역사 ②
노예제 이야기를 불편하게 여기는 학생들에게 미국사 가르치기
※ 이 글은 뉴욕타임즈 매거진에 실린 에드워드 뱁티스트의 「Teaching Slavery to Reluctant Listeners」를 번역한 것입니다. 대학에서 미국사를 가르치는 나는 매 학기 강의 평가에서 “뱁티스트 교수는 노예제 문제에 집착한다”는 학생들의 불평을 접수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나는 미국이 얼마나 오랫동안 역사의 특정 부분에 눈을 감으려 애써왔는지를 상기하곤 합니다. 토머스 제퍼슨이 독립선언문에 넣으려던 노예제에 대한 비판을 대륙회의가 삭제한 지 200여 년이 흘렀지만, … [Read more...] about 노예제 이야기를 불편하게 여기는 학생들에게 미국사 가르치기
앞으로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할 역사 ①
살인자가 된 법정 인혁당이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시선 집중을 받은 것은 두 차례에 걸쳐서였다. 1964년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북괴의 지령을 받고 대규모 지하 조직으로 국가 변란을 획책”했다는 어마어마한 ‘인혁당’ 사건의 개요를 발표한 것이 그 첫 번째였다. 중앙정보부장까지 나서서 발표한 ‘대규모’는 총 57명이었다. 1개 소대급의 지하 조직으로 국가 변란을 획책하려 한다는 대한민국 공안당국 특유의 허장성세의 전통은 이토록 유구하거니와, 이 사건 당시까지만 해도 기개가 살아 있었던 대한민국 … [Read more...] about 앞으로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할 역사 ①
드라마 속 ‘사도세자’의 변천
사도세자의 비극은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희한한 사건이라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쓰였다. 어린 시절 TV에서 울부짖는 미치광이 왕자와 아들을 근엄하게 꾸짖는 늙은 왕의 모습을 다들 한두 번은 보아왔으리라. 과거 사도세자를 그린 영화와 드라마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또 그 작품들은 <사도>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1950~2000년대까지: 영화와 드라마가 사랑한 주인공, 사도세자 필자가 찾은 사도세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중 가장 오래된 … [Read more...] about 드라마 속 ‘사도세자’의 변천
로마의 무덤, 파르티아 ①
※ 필자주: 일베에서 폭식 투쟁이라는 어이없는 시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표현을 하는 사람도 천박하거나 남을 해치는 자유는 삼가야겠죠. 나치 친위대, 홍위병과 크메르 루주, 모두 이렇게 마음이 병든 사람들의 집단 광기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이 역사를 배운다면, 집단 광기는 결국 자신에게 더욱 큰 피해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정치운명이 결정난 페르시아 원정입니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페르시아 원정 기원전 … [Read more...] about 로마의 무덤, 파르티아 ①
로트렉과 발라동
<왕좌의 게임>이라는 미드가 있어. 내용을 설명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대충 몇 마디로 정리해 본다면 중세 유럽의 외피를 두른 판타지야. 이제 시즌 4까지 나왔으니까 기회 있으면 한 번 보고. 이 미드의 주요 인물로 매우 귀한 가문 출신의 총명한 젊은이가 등장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는 난쟁이다. 그런데 난쟁이의 친누나와 형이 함께 침대를 뒹구는 사이로 설정돼 있지. 근친혼이 일반적이진 않지만 무척 친숙한 가문인 셈이야. 그런데 그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전혀 엉뚱한 사람 하나를 떠올렸어. … [Read more...] about 로트렉과 발라동
잘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 영화들
며칠 후에 2차대전 동부전선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할 생각이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그렇지만 볼만한 영화 클립을 모아보겠습니다. 먼저 핀란드 영화인 <겨울전쟁>(1989)입니다. 핀란드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규모로 , 끊임없는 전투씬이 나오며 무장, 전차와 전투기 고증도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2차대전 직전인 1939년~1940년 겨울이 벌어진 전쟁으로, 절대적 약자였던 핀란드가 고군분투 끝에 많은 영토를 잃고서 2차대전에서 추축군에 참전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 영화에는 … [Read more...] about 잘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 영화들
이승만과 싸우려면 기지론자 모두와 싸워야 한다
약산 김원봉, 해방 이후 독립운동가 집안의 어려움, 친일파의 활개, 반민특위의 좌절, 그리고 지난 7월 31일이 사형집행일이었던 죽산 조봉암의 실험과 좌절까지...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1945~48년의 시간에 '갇히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승만 욕만 하게 되거나, 새누리당 원망만 하고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된다. 해방기를 이해하기 위한 더 큰 흐름 일제로부터의 해방은 국제 정세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그게 연합군의 승리였다. 물론 우리 민족의 역량도 매우 … [Read more...] about 이승만과 싸우려면 기지론자 모두와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