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 길지 않은 연구자 이력 거치는 동안, 중도에 공부 관두는 분들 참 여럿 봤습니다. 석사 논문도 못(안) 쓰고 탈주/해방/도망/포기한 친구, 제자, 선·후배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얼굴들이 수없이 막 떠오르고... (어디서 뭣들 하시는지). 앞으로도 많겠지요. 또 기껏 힘들여 석사·박사수료 다 해 놓고도 박사 논문을 포기하는 사람도 여럿 있(었)지요. 더 복잡한 이유를 지닌 또 다른 얼굴들이 몇 떠오르고... 이놈의 길이 어렵기 때문이겠지요. 공부하는 데 따르는 ‘기본적’ 고통에다, … [Read more...] about 인문학 ‘학위’를 한다는 것
후쿠시마에 다녀왔다
이 이야기는 개인적이고 경험적이며, 상식적이고 포괄적인 감상에 불과하다. 나는 후쿠시마를 사유하는 방법론이나 시각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본 후쿠시마는 내가 가진 빈약한 지식이나 이론을 초과하는 엄청나게 큰 ‘덩어리’고 현재진행중인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언어도단’의 사건을 해석하려 드는 것은 연구자나 이론가의 운명이며 임무일 것이다. 기실 이미 여러 철학자·역사학자·문학자·사회과학자들이 무수히 많은 말을 후쿠시마에 대해 해 놓았다. 그 많은 말들 중에 적실한 것이 얼마나 되는지는 … [Read more...] about 후쿠시마에 다녀왔다
지금, 여기 청년세대담론의 문제: 이제는 ‘헬’을 넘어서야 할 때
‘기성세대’의 일원(물론 이런 규정 자체도 문제 있는 것이지만)으로서 ‘청년/세대담론’을 말하는 것은 미묘하다. ‘세대 적대’의 매트릭스 속에, 또 ‘꼰대 언어’ 속에 빠져들 위험을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정치평론가 이철희는 먼저 20-30대 세대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뭐라도 말하기 전의 도리라고 말했지만, 당연하다. 특히 ‘문송문송해진’ 학부-대학원에서 계속 20대들을 만나온 사람으로서도 마찬가지다. 최소한의 성찰을 가진 ‘86세대’라면 그런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 [Read more...] about 지금, 여기 청년세대담론의 문제: 이제는 ‘헬’을 넘어서야 할 때
한국식 집회·시위 문화와 12월 5일에 대한 단상: 21세기 형 vs. 아저씨형
1. 11월 14일의 시위와 그 후과로 나온 민주노총의 ‘비폭력’ 방침에 대해 양쪽에서 비판이 쏟아진다. 그런데 애초에 ‘폭력시위’ 프레임은 ‘저들’의 것이다. 여기에 1차원적으로 대응하는 ‘비폭력’ 프레임 또한 ‘코끼리’[1], 즉 저들의 프레임 안에 놓인 것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구식 = ‘아제’ 시위문화에 관한 것으로 번져 간다. ‘쳐 맞을 각오로’ 이를 ‘내부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는데 기실 그리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폭력/비폭력’ 논쟁도 몇 십 년의 지루한 역사를 갖고 … [Read more...] about 한국식 집회·시위 문화와 12월 5일에 대한 단상: 21세기 형 vs. 아저씨형
10.26 36주년: 박정희의 18년 독재의 끝
※ 편집자주: 이 글은 '천년의 상상'에서 펴낸 『1970, 박정희 모더니즘'』(황병주·김원·천정환·김성환·권보드래)의 저자 중 한 명이 발췌·수정한 것입니다. 각 부분의 필자는 문단 아래 표기하였습니다. 세계사적 미스터리, 10.26. 10․26은 단군 이래 최대의 미스테리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굳이 유사한 사건을 꼽자면 한반도를 벗어나 세계사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브루투스의 시저 암살 정도가 비교될 만하다. 이 사건이 놀라운 것은 최측근의 최고 권력 살해라는 엽기성뿐만이 … [Read more...] about 10.26 36주년: 박정희의 18년 독재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