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에서 ‘성매매 비범죄화’에 대한 입장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를 얼마 전에 봤는데, 그 결론이 ‘처벌을 반대하는’ 성매매 비범죄화 및 합법화라고 하니 정말이지, 놀라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성매매 노동자’의 입장을 중심으로 사고하게 된다면, 그래서 숙고의 숙고를 거듭하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이기도 하다. 앰네스티의 놀랍고 역사적이고, 용감한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왜 박수를 보내는지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알아보자. Q1. 성매매가 합법적으로 존재하면 좋은 점이 … [Read more...] about “성매매를 처벌해선 안된다” 앰네스티의 결정을 지지하는 이유
역사
늙은 공산주의자의 회고가 그렇게 두렵나?
박건웅의 2010년도 만화 『나는 공산주의자다』(보리)가 초중고 도서관에서 퇴출되게 되었다. (참조: "청소년 도서 부적절 논란 '나는 공산주의자다'") 『나는 공산주의자다』는 허영철의 에세이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2006)를 만화로 옮긴 책으로, 2010년 2권으로 출간되었다. 도대체 왜 『나는 공산주의자다』가 초중고 도서관에서 퇴출되게 되었을까? 사정은 이렇다. 먼저, (<조선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우파 성향 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가 5월 19일 정부와 … [Read more...] about 늙은 공산주의자의 회고가 그렇게 두렵나?
난징 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약산 김원봉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노정을 따라서 (4): 일본육사 출신 독립군 대장, 일본군을 궤멸시키다」에서 이어집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아래 임정)가 공식적으로 난징(南京)에 청사를 둔 일은 없다. 훙커우 의거 이후 상하이를 떠난 임정은 항저우에서 3년을 머물렀고, 1935년에는 난징과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전장(鎭江)으로 옮겨갔다. 난징에 남은 임정의 자취들 당시 난징은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 수도였으므로 임정도 난징으로 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임정이 … [Read more...] about 난징 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약산 김원봉
조선을 떠나며: 해방 이후 조선땅에 남은 일본인들의 삶 ①
1945년 우리나라가 해방된 이후로 일본인들이 어떤 식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서 생활했고, 또 어떤 식으로 빠져나가 귀환해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런 면에서 『조선을 떠나며』라는 책은 그런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책 내용은 대부분 일본인들의 시점에서 그려진 회고담이다. 여기서는 책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약간씩 발췌, 각색해서 올려본다. 좋은 책이니 관심 있으면 내용 전부를 보았으면 한다. 38선 이남의 일본인들 패전 당시의 … [Read more...] about 조선을 떠나며: 해방 이후 조선땅에 남은 일본인들의 삶 ①
일본육사 출신 독립군 대장, 일본군을 궤멸시키다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노정을 따라서 (3): 37살의 나이 차, 백범과 중국여인의 ‘특별한 동거’」에서 이어집니다. 답사 둘째 날, 자싱(嘉興)과 하이옌(海鹽)을 거쳐 우리는 어둠살이 내리고 있는 항저우(杭州)에 닿았다. 하나둘 불을 켜고 있는 도시로 들어가면서 나는 상하이를 떠나 이 낯선 도시로 스며들어야 했던 1932년의 임시정부(아래 임정)와 백범을 비롯한 요인들을 생각했다. 항저우는 장강(長江) 델타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저장성(浙江省)의 성도(省都)다. 중국의 7개 … [Read more...] about 일본육사 출신 독립군 대장, 일본군을 궤멸시키다
백범의 한인애국단과 윤봉길의 훙커우 의거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노정을 따라서 (1): 후미진 중국 골목에 한국인이 줄 선 이유」에서 이어집니다. 상하이의 임시정부 청사 다음 여정은 훙커우(虹口)로 더 잘 알려진 루쉰(鲁迅) 공원이었다. 1927년 상하이로 온 루쉰은 생전에 이 공원을 즐겨 산책하였는데 1956년 그의 유해가 이곳으로 이장되면서 기념관이 만들어졌고 1989년에는 공원 이름도 아예 루쉰으로 바뀐 것이다. 일찍이 영국 원예가가 설계한 서양식 정원 양식의 이 공원을 일약 세계에 알린 이는 스물다섯 살의 조선 청년 … [Read more...] about 백범의 한인애국단과 윤봉길의 훙커우 의거
안중근의 동생, 독립운동가 안공근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의 상징 같은 존재라면 단연 안중근 의사다. 침략의 원흉으로 인식되고 있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사건도 사건이려니와, 그 후 재판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의연한 태도와 격렬한 웅변, 그리고 일본 간수들과 변호인까지 감동시킨 고매한 인격과 뛰어난 경륜은 독립운동가의 아이콘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뿐이 아니라 황해도 해주 출신의 안씨 가문은 독립운동의 명가라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그 가운데는 안중근의 동생 안공근도 있었다. 독립운동가 … [Read more...] about 안중근의 동생, 독립운동가 안공근
후미진 중국 골목에 한국인이 줄 선 이유
광복 70년, 서른여덟 명의 '청년백범 4기' 답사단은 지난 1월 23일부터 27일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아래 임정) 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에 올랐다. 1919년 4월, 상해에서 수립된 임정의 중국 내 이동 경로는 항저우(杭州), 전장(鎭江), 창사(長沙), 광저우(廣州), 류저우(柳州), 치장(綦江)을 거쳐 충칭(重慶)까지다. 그러나 우리의 여정은 우선 창사로 옮기기 직전의 난징(南京)까지다. 지난 세기, 백범을 비롯한 임정 요인들이 배를 타고, 혹은 기차를 타거나 걸어서 옮겨 다닌 수백, … [Read more...] about 후미진 중국 골목에 한국인이 줄 선 이유
일제, 그리고 독재와 맞선 마지막 선비, 심산 김창숙
일제 강점기를 통틀어 가장 완강하고 꼿꼿하게 일제에 맞섰고, 최후까지 일점 흔들림 없던 지사(志士)로 꼽히는 세 명이 있다. 단재 신채호, 만해 한용운 그리고 심산 김창숙이다. 단재와 만해는 해방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것이 아쉬울 수도 있었겠지만, 그 뒤의 전쟁과 독재를 경험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다행한 일일지도 모른다. 단재나 만해 성격에 이승만 같은 이를 만났더라면 폭탄이라도 들고 경무대로 돌진했을지도 모르니까. “이 늙은이야. 내 너 같은 자에게 이 나라를 맡기자고 독립운동 한 줄 … [Read more...] about 일제, 그리고 독재와 맞선 마지막 선비, 심산 김창숙
친일과 반일 사이, 롯데그룹과 신격호 회장의 진짜 역사
롯데가 일본 우익 영웅의 비호를 받았다? 롯데그룹 명예회장인 신격호의 일본 이름은 시게미츠 타케오이다. 그의 둘째 부인의 이름은 시게미츠 하츠코. 이걸 두고 최근 민족주의 계열 글쟁이들 사이에서 그가 태평양전쟁/일제강점기 당시 토죠 히데키 내각과 코이소 쿠니아키(小磯國昭:조선총독부 9대 총독) 내각 당시 외무성 장관을 역임했고, 전후 미해군 전함 미주리호 함상에서 이루어진 항복문서 조인식에서 사인을 했던 시게미츠 마모루(重光 葵)의 조카딸과 결혼했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거 구라일 가능성이 … [Read more...] about 친일과 반일 사이, 롯데그룹과 신격호 회장의 진짜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