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언론 중에서는 비교적 왼쪽에 있다고 하는 도쿄신문의 사설입니다. 타결 내용을 정리한 첫 문단을 제외하고 번역해보았습니다.
실망스럽습니다. 이게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비교적 리버럴한 논자들의 온도입니다. 화해라고요? 일본의 지식인을 설득해야 한다고요? 오히려 설득당해야 하는 쪽은 저쪽 아닙니까? 그게 인류 보편의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에 대한 ‘해결’의 시작이 아닙니까? 근본적인 문제들을 접어두고 일본의 지식인이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춰야 한다는 말에 뭐 그렇게 아름다운 표현까지 필요합니까?
도쿄신문 사설: 위안부 문제로 합의 “타결“의 무게를 배우다
미국이 밀어붙였다
한국에서 처음 전 위안부 여성이 이름을 밝히고 나선 지 24년. 점차 해결의 실마리가 생겨났다. 1990년대에 전 위안부의 지원사업으로써 준비된 “아시아 여성기금”이나, 민주당 정권 시대에 제안된 구제안 등, 지금까지 축적되어온 일본의 대책이 결실을 맺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한 외상은 “해결”, “결착”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지만, 일련의 교섭 경과를 보면 키워드는 “타결”이라는 표현이 아닐까. 실은 한국어에서도 ‘타결’이라는 한자어가 있어서, 일본과 한국의 사전을 보면 “이해(利害)가 대립하는 자가 서로 양보하여 이야기를 정리함”이라는 부분이 공통적이다. 양 수뇌부는 애초의 주장을 누그러뜨려 상호 양보했다. 국내의 반대 여론을 설득하는 결단도 했다는 것이다.
양 정부 모두 타결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는 사정이 있었다.
전 위안부 한국인 여성은 생존자 46인, 평균연령은 90세에 가까워서, 교섭을 계속 이어나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또 위안부 문제로 관계가 냉랭해진 채로는 경제, 안보 등 협력해야 할 분야가 진전이 없다는 불만이 양방의 국내로부터 나왔다.
일한 쌍방의 등을 떠밀었던 것은 미국이었다. 오바마 정권은 한국에 대해 역사문제에만 얽매여 있어서는 일미한의 공조체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시 하의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다그쳤다.
전후 70년 담화가 전기(轉機)
일한 양 정부는 애초, 자기주장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아베 정권은 작년, 위안부 문제에 일본 관헌의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검증했지만, 국제사회는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고노 담화의 검증이 위안부 문제 그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고 보았기 때문이다.
커다란 전기는 8월 아베 수상이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였다. 수상은 종군위안부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시 하, 많은 여성들의 존엄 및 명예가 심각하게 상처를 입었다”고 발언했다.
위안부 문제는 65년의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해결되었다는 것이 일본정부의 원칙적 견해이지만, 수상의 담화는 인도적 견지로부터 구제의 여지를 나타냈던 것이다. 한국 측에 조금 다가섰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외상 회담에서 언급된 아베 수상의 견해에는, 여성의 명예와 존엄이라는 70년 담화와 동일한 표현이 있었던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타결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위안부 문제의 해결에 진전이 없이 수뇌 회담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올해 들어 “역사문제와 경제, 안보 등의 현안은 나누어 대응한다”고 유연한 자세로 바뀌었다.
양 정부가 서로 다가섬에 따라, 점차 타결에 도달했다는 것을 중요시하고자 한다. 이 수년, 넓혀져 온 “반일”, “혐한”이라는 불행한 풍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는 양 정부가 국내 여론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중요하게 되었다. 한국의 전 위안부 지원단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이번 합의를 평가하지 않은 채,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일본의 여론조사에서도 위안부 문제에 양보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다수를 점한다. 정부 예산을 사용해서 구제를 도모하는 것은 사실상의 배상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예상된다. 재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에 대해서도 철거하겠다는 확약은 없었다.
불씨는 남아있다
역사문제에의 불씨와 꺼지지 않았다. 전쟁 중의 전 징용공 문제에 있어 65년의 청구권 협정이 위헌이라는 제소로 인해, 한국 헌법재판소는 이번 달 공소를 각하했다. 하지만, 징용공 문제에는 지방법원, 고등법원에서의 쟁론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정부에는 일한조약을 존중하고, 사법판단과는 명확한 선을 긋기를 희망하지만, 일본측도 특히 정치가에게는 역사인식을 둘러싼 발언에 신중함이 필요하다. 외상 회담에 고삐를 당긴 관계 개선의 흐름을 멈추지 않도록 일한 양 국민의 노력도 요구된다.
출처: 손이레님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