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명은 오랜 기간 동안 유럽 문명보다 앞서 있었다. 유럽은 중국으로부터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인쇄술, 제지술, 나침반, 화약, 운하의 수문을 획득했다. 그렇지만 경제 성장이 먼저 일어나고 다음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난 곳은 유럽이었다. 그리고 대의 정부와 개인의 권리, 다른 근대성의 징표들이 처음 발전한 것도 유럽이었다. 유럽은 뭘 어쨌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을까? 최근 출간된 『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의 저자 존 허스트는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유럽에서는 … [Read more...] about 한 번만 읽어도 유시민이 되는 책
당신이 몰스킨에 대해 알아야 할 것
“내 책상 뒤의 가로 8인치, 세로 5인치인 오렌지와 크림색의 색인 카드 상자(이베이에서 산 벨로스 85 제품) 곁에는 작은 검은색 공책 세 권이 쌓여 있다. 이 공책에는 아이디어나 글귀 같은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끼적여두었다. 아마 다시 읽을 일은 절대로 없을 텐데도 보관하고 있다(다시 읽는다고 해도 무슨 말을 썼는지 알아보지도 못하겠지만). 그 공책은 물론 몰스킨Moleskine이다. 그렇게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공책은 몰스킨 외에 거의 없다. 작고 검은 몰스킨은 거의 종교적인 … [Read more...] about 당신이 몰스킨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구직자들을 위한 나쁜 사장을 피하는 방법
얼마 전 원티드에 나와 걸맞은 포지션이 떴었다. 출판시장이 어려워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던 차에 덜컥 지원했다. 다음 날 아침 대표라는 사람이 전화를 해왔고, 10여 분간의 통화 중 서광이 비치는 듯했다. 이튿날 면접을 했는데 대표는 경력기술서의 세세한 내용보다는 나의 창업 경험을 높이 산다고 했다. 그때의 느낌으로는 면접은 요식행위에 불과했고, 업체 대표끼리의 미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의 급하다 못해 바로 결정을 내리는 심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대표는 내가 출근도 하기 전에 … [Read more...] about 구직자들을 위한 나쁜 사장을 피하는 방법
손이 따뜻하면 마음도 따뜻하다고?
마음은 손과 동일한 힘을 지니고 있다. 세상을 움켜쥘 뿐만 아니라, 세상을 아예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 콜린 윌슨 2012년의 어느 날, 공주님이 내가 몸담던 회사로 찾아왔다. 대선을 앞두고 언론사를 방문해 담소를 나누고, 좋은 그림도 만들려는 의도였을 게다. 한 30여 분이 지났을까. 우리 회사의 대표, 편집국장과 화기애애한 대화를 끝낸 공주님은, 직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악수를 나누었다. 그때 공주님을 실물로 처음 본 나는 의외의 미모에 놀랐고, 더불어 따스한 그녀의 손의 … [Read more...] about 손이 따뜻하면 마음도 따뜻하다고?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대세 세계사’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어 온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에 질세라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국가라는 게 성립하려면 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듯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딴죽을 걸고 나섰다. 그는 또 “대한민국은 1919년 임신하고 1948년 태어난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내세우며 문 대통령의 경축사를 … [Read more...] about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대세 세계사’
차베스의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부터 100년쯤 전에 베네수엘라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미국의 석유자본은 참으로 기뻐했다. 미국의 석유자본은 냉큼 베네수엘라로 진출해 파이프를 꽂아 베네수엘라 석유에서 나오는 부의 상당 부분을 가져갔다. 물론 이 미국 석유자본에 빌붙어 부를 챙긴 베네수엘라의 기득권층도 존재했다. 자국의 석유를 미국에 팔아넘기고 거기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챙겨 기득권을 유지하는 매국노들이다. 하지만 이 매국노들이 바로 베네수엘라의 지도층을 형성했으며 정치권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 [Read more...] about 차베스의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인류의 영원한 숙제, 아침을 먹을까 말까
고3 때, 어느 날 아침이었다. 어머니께서 아침을 차려주시며 근심 어린 표정으로 내게 조용히 물으셨다. “지각 아니니? 아침을 꼭 먹고 가야겠어?” 당시 등교 시간은 오전 7시 20분까지였다. 아침 청소를 하고 조회를 하고 8시에 0교시가 시작됐다. 등교한 순으로 원하는 자리에 앉는 시스템이었는데, 난 항상 교탁 앞에 앉을 정도로 지각을 밥 먹듯 했다. 그래도 난 아침은 꼭 먹고 가야 한다는 파였다. 대다수의 친구는 그렇지 않았다. 급식이 없어 모두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 [Read more...] about 인류의 영원한 숙제, 아침을 먹을까 말까
고독이 당신을 구원할지어다!
고독을 잃어버린 시대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혼자다. 더 이상 형제도,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사람들과의 교제도 없고, 오직 나 자신뿐이다. 장 자크 루소의 미완성 유고작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자못 비장한 어투로 시작한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썰인데,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루소는 속세를 떠나 은거에 들어간다. 자신의 원칙을 증명이라도 하려는지 루소는 총 10번의 산책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써 내려 간다. 결국 10번째 산책은 … [Read more...] about 고독이 당신을 구원할지어다!
그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현대 사회에서 가장 잘 팔리는 가치는 ‘사랑’이다. 사랑의 상품화는 낯설지 않다. 밸런타인데이부터 픽업 아티스트까지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고 소비돼 왔다. 기본적으로 사랑은 대중과 동떨어질 수 없는 가치로, 형태는 사람마다 다를지 몰라도 누구나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을 한다. 보편화된 가치이기에 감정이입이 쉽다. 감정이입이 쉬운 만큼 사랑의 상품 가치는 올라간다. 사랑의 상품 가치가 극대화되는 영역은 무엇일까. 한국 드라마는 돈 냄새를 맡고 멜로를 쫓는다. 추세가 많이 달라졌다 해도 … [Read more...] about 그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재벌개혁과 역사 바로 세우기
대한민국 재벌의 탄생과 성장 과정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궤를 같이한다. 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에 있어서 38도선 이남의 조선 땅은 일본으로부터 빼앗은 일종의 전리품이었다. 38도선 이남의 조선 영토에 대한 통치권을 확보한 미 군정은 1945년 12월 6일에 조선 내 일본인 재산의 권리 귀속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법령 33호를 공포한다. 일본의 정부, 기관, 개인이 소유하고 있던 일체의 재산은 1945년 9월 25일부로 미 군정의 소유가 되는 조치였다. 당시 일본의 폭압적 … [Read more...] about 재벌개혁과 역사 바로 세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