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먹을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별미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누군가 먹어보지 않은 미지의 맛을 찾아 떠나는 인류의 식신로드는 화성 탐사만큼이나 위대한 듯하다. 뭐 화성도 쉽게 오가게 된다면 거기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지 않겠어? 마션처럼 감자 농사를 지어 화성 회오리 감자 꼬치를 판다던지(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음료 또한 한때는 위험하게 여겨진 적도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정신을 깨워버리는 커피를 두고 유럽에서 ‘사약’ 취급을 … [Read more...] about 혁신일까, 철창일까? 아슬아슬 대마초 음료의 모든 것
문화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오버나이트 오트밀
활기찬 아침을 위해 또는 건강을 위해서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아침을 잘 먹어두면, 점심까지 속이 든든해 간식을 찾거나 폭식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아침에 고기를 구워 먹을 수는 없고, 베이글이나 시리얼 같은 식단은 뭔가 든든한 식사를 했다기보다 대충 때운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건강하게 식사를 했다는 느낌도 덜하고 말이다. 그러던 와중에 몇 달 전 ‘오버나이트 오트(Overnight Oats)’를 알게 됐고, 그 매력에 푹 … [Read more...] about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오버나이트 오트밀
나만의 확고한 취향과 주관을 찾기 위한 7가지 방법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그 폭력적인 말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 않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그러니까 이 말은 튀거나 나대면 정을 맞을 수도 있으니 알아서 처신 잘하라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유독 남들과 좀 다른 사람에게 인내심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미움받고 싶지 않고, 괜한 눈총을 받고 싶지 않아서, 별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 싫어 부단히 눈치를 본다. 정작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남들의 생각과 내 의견이 좀 달라도 웃어넘기는 게 편했다. 그때마다 반짝거리던 내 … [Read more...] about 나만의 확고한 취향과 주관을 찾기 위한 7가지 방법
공정이란 무엇인가? 헤아릴 수 없는 깊이의 불공정에 관하여
얼마 전 한 인플루언서의 육아 영상을 봤다. 아이는 이제 겨우 30–40개월 되었을 뿐인데, 벌써 알파벳을 다 알고 영어로 단어를 썼다. 아이에게 일종의 가정교사가 있는 모양이었는데, 그로 인해 다른 또래의 아이들보다 무엇이든 빨리 익히는 것처럼 보였다. 한 시사 프로에 따르면, 상류층 부모들 중심으로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기 위한 ‘과외’가 유행한다고 한다. 영어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apple’ 따위를 받아적는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어떤 집의 아이들은 … [Read more...] about 공정이란 무엇인가? 헤아릴 수 없는 깊이의 불공정에 관하여
블랙 위도우, 많이 늦어버린 솔로 영화
〈어벤저스 :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 이후 새롭게 시작되는 MCU 페이즈 4의 첫 번째 영화(드라마로는 이미 공개된 '완다 비전' '팔콘과 윈터 솔저' '로키'가 있다) 〈블랙 위도우 (Black Widow, 2021)〉.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제작 스케줄이 연기되거나 변경되면서 새로운 마블 영화를 아주 오랜만에 극장에서 볼 수 있었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블랙 위도우라는 점이 반갑고 또 아쉽다. 어벤저스의 원년 멤버인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히어로 블랙 … [Read more...] about 블랙 위도우, 많이 늦어버린 솔로 영화
‘가성비’의 종말, 플렉스와 환각의 시대
요즘 부쩍 느끼는 시대의 분위기가 있다. '가성비의 종말'이라고 부를 수 있을 법한 현상이다. 가성비 중심의 소비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 말해졌던 시대는 어느덧 저물고 있는 것 같다. 휴가를 위해 숙소를 검색하다 보면, 가격과 상관없이 가장 전망과 룸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숙소들이 먼저 사라진다. 대개는 비싼 숙소부터 예약이 일찍 찬다. 마지막에 남는 건 소위 '가성비 좋은 숙소'들이다. 샤넬 등 명품은 없어서 못 파는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저가 브랜드들은 점점 시장에서 밀려나고 … [Read more...] about ‘가성비’의 종말, 플렉스와 환각의 시대
〈무브 투 헤븐〉: 미디어가 죽음을 다루는 방식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죽음’이다. 직접적으로 다룬다기보다 우회적으로 죽음을 다룬다. 부제가 말해주는 것처럼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하는 회사인 ‘무브 투 헤븐’의 주인공 그루의 눈을 통해서.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적인 느낌은 굉장히 다크 한 것 같지만, 신기하게 그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삶은 달콤 해진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은 늘 사랑받는 명언이었으며, 구약성서의 … [Read more...] about 〈무브 투 헤븐〉: 미디어가 죽음을 다루는 방식
현대 사회에서의 섹스에 관하여
섹스는 언제나 사회적이다.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사랑은 왜 불안한가』에서 현대사회의 섹스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섹스의 세 가지 기능에 대해 강조해서 말한다. 첫째로, 섹스는 '자아를 발견하고 깨닫고 실현해가는 마당'이다. 섹스란 단순히 생물학적인 본능과 쾌락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자아’라는 지극히 정신적인 차원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거의 최초로, 어쩌면 가장 독립적으로 하는 결정이 ‘누구와 언제’ 섹스할 … [Read more...] about 현대 사회에서의 섹스에 관하여
<굴뚝을 기다리며>: 그 남자들은 왜 굴뚝에 올라갔을까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가 Godot라는 것을 알았을 때, 소년은 어른이 된다 <고도를 기다리며>가 최초의 부조리극이라는 사실은 교과서에서 익히 배워서 알고 있었다. 부조리극의 사전적 설명도 열심히 외웠다가 모의고사에서 잘 써먹었다(1950년대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전위극 및 그 영향을 강하게 받은 모더니즘 시대의 최후의 연극이라는 뜻이라고. 참고 나무위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심지어 교과서마저도, 나에게 고도가 Godot, 그러니까 사람 이름이라는 설명을 … [Read more...] about <굴뚝을 기다리며>: 그 남자들은 왜 굴뚝에 올라갔을까
지친 현대인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설렜던 적은 언제인가요?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냉정과 열정 사이. 이 소설들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무척 감성적인 소설이라는 것이고, 하나는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인식이 있지만, 2000년대 초중반은 달랐다. <상실의 시대>로 일본 소설에 반한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다투어 일본 소설을 읽던 때였다. 그 시절에는 누구나 <키친>을 알았고, 일본 영화인 <냉정과 열정 사이>를 스크린에서 본 뒤 원작 소설을 사서 … [Read more...] about 지친 현대인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마지막으로 설렜던 적은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