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다들 알지 않나. 세상에는 표준형 인간과 비표준형 인간이 존재한다는 걸. 사회가 전면에 내세우며 '봐봐, 너도 이렇게 돼야 한단다 알지?'라고 말하고 싶어 안달하는 부류와 표백하고 음소거해 그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부류가 있다는 걸.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개개인은 자신의 '주제'를 슬플 만큼 정확히 인지한다는 것도. 이를테면 20대와 30대의 경계를 지나는 여성인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대충 다음과 같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해서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혹은 교사가 될 것. … [Read more...] about 나는 그저 내가 되는 것 외엔 별 관심이 없어
우리는 행복을 유예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관광객들이 모르는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가 있다면 나에게만 귀띔해줘. 동유럽을 홀로 배낭여행하던 시절이었다. 달마티아해의 어느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만난 친구에게 물었다. 그 친구는 스플리트 남단에 있는 브라치섬의 '볼(Bol)' 해변을 가리키며 장담했다. 감사의 인사는 나중에 받을게. 내 여행은 그런 식이었다. 믿음직해 보이는 동료 여행자의 추천으로 다음 장소를 물색했고, 한 도시가 질릴 쯤이면 그제야 버스표를 끊어 떠나는. 정해진 계획대로 사는 것에 익숙하던 내게는 일종의 모험이기도 … [Read more...] about 우리는 행복을 유예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그 연봉이면 루이뷔통 하나는 있어야지”
나이를 먹으면 중요한 자리에 들고 갈 가방 하나쯤은 '투자'로 장만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친절히 앞자리가 4로 시작하는 연봉을 받으니 딱 루이뷔통 정도가 부담스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추천까지 해줬다. 그러니까 명품도 다 같은 명품이 아니고 등급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나마 가격이 합리적(?)이고 대중화된 루이비통과 프라다, 그 위에 샤넬 그 위에 에르메스 순으로. 갑자기 조급해졌다. 곧 있을 친구 결혼식에 들고 갈 가방을 나도 빨리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 [Read more...] about “그 연봉이면 루이뷔통 하나는 있어야지”
싸구려 맥주와 EDM에 내 청춘을 낭비했다
청춘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특권이 있다면 맥주와 EDM 음악과 새벽까지 지속되는 의미 없는 대화로 여름을 낭비할 권리일 것이다. 20대에는 클럽에서 밤새도록 노는 것이 허용된다. 아니, 권장된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 한 번뿐인 청춘을 아낌없이 즐기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어쩐지 토요일 밤에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고백하자면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모든 EDM 콘서트를 쫓아다니고, 주말마다 바와 클럽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진 토닉을 물처럼 … [Read more...] about 싸구려 맥주와 EDM에 내 청춘을 낭비했다
예수님, 부처님도 안티가 수억이라는데
그러니까, 그래도 괜찮은 사이라고 자부했던 그 사람이 내 뒷말을 했다고 한다. 피차 세상에 뒤에서 욕먹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까지 포함해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인지라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내 앞에서 당당하게 말할 용기도 없으면서 참 쉽게 뒤에서 남 이야기를 하는 그 비겁함이 괘씸하다. 생각해보면 내 삶에는 항상 안티가 있었다. 중학교에 진학했을 때는 동급생 친구 한 명이 내 필통 같은 것들을 몰래 휴지통에 버리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1학년 첫 중간고사 … [Read more...] about 예수님, 부처님도 안티가 수억이라는데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은 틀렸다
당신의 열정을 따르세요(Follow Your Passion). 이 얼마나 상투적이면서도 우주의 진리인 양 떠받들어지는 조언인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밤이 다가오면 너무나 아쉬워했으며, 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다음 날 아침이 흥분될 정도로 기다려졌다고 한다. 나는 나 또한 그런 열정을 찾아야 된다는 압박 속에 살아왔다. 가슴 두근거리는 소명.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진정한 이유 따위의 것들 말이다. 사람들은 열정을 발견하지 못하면 내 인생이 가치 … [Read more...] about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은 틀렸다
당신이 ‘과잉친절러’라는 7가지 증거
여자아이라 그런지 차분하고 성실하네요. 딸은 역시 아들하고 달라. 어쩌면 그 말이 모든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남들의 인정과 칭찬이 주기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바짝 말라버릴까 전전긍긍하는 나이스한 과잉 친절러가 내 안에 잉태되기 시작한 순간 말이다. 착실한 딸들은 세상이 그녀들에게 바라는 대로 행동할 때마다 칭찬이라는 작은 보상을 받았다. 매번 여성은 남성보다 부족하다고 평가됐기에 칭찬이 유독 달게 느껴졌을 것이고, 당연하게도 그 보상을 받기 위해 쫓았을 것이다. 빵 부스러기를 따라 수상한 … [Read more...] about 당신이 ‘과잉친절러’라는 7가지 증거
나만의 확고한 취향과 주관을 찾기 위한 7가지 방법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그 폭력적인 말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 않나.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그러니까 이 말은 튀거나 나대면 정을 맞을 수도 있으니 알아서 처신 잘하라는 뜻이다. 우리 사회는 유독 남들과 좀 다른 사람에게 인내심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미움받고 싶지 않고, 괜한 눈총을 받고 싶지 않아서, 별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기 싫어 부단히 눈치를 본다. 정작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하지 못하게 되고 남들의 생각과 내 의견이 좀 달라도 웃어넘기는 게 편했다. 그때마다 반짝거리던 내 … [Read more...] about 나만의 확고한 취향과 주관을 찾기 위한 7가지 방법
내 인생이 이게 다일 리 없어
어쩌면 우리가 진정 어른이 되는 순간은 내 삶이 남들과 다르지 않음을 직시하는 뼈아픈 성찰의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내 인생은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나도 남과 다르지 않게 주말을 기다리는 9-6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오늘이 가는 게 아쉬워 차마 잠이 오지 않는 일요일 밤. 마침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서 만났던 싱가포르 친구가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했다. Angela, 잘 지내지? 문득 우리 다 같이 여행 갔던 추억이 떠올라서 사진을 보내!" 사진에는 동유럽 어느 … [Read more...] about 내 인생이 이게 다일 리 없어
웃자고 한 말? 무례함을 농담으로 포장하는 유형
일단 웃어넘기긴 했는데…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하니 열 받는단 말이지 대놓고 욕을 하는 건 아니라 반응하기도 애매하고, 묘하게 기분 상하는 말을 내뱉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들과 만나고 집에 오면 오물을 온몸에 뒤집어쓴 듯 기분이 찝찝해진다. 어쩐지 화를 내면 나만 속 좁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웃고 넘겼는데, 잠자기 전에 불쑥 기분 나쁜 감정이 올라와 욱하면 때는 이미 늦었다. 내게도 그런 친구가 있었다. 내가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온 날에 “너 그 머리 돈 주고 한 거 … [Read more...] about 웃자고 한 말? 무례함을 농담으로 포장하는 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