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태기: 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
권태기는 연애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권태기는 다양한 곳에서 찾아온다. 공부나 취미에서, 새로 만들려는 루틴 등 일상에서 찾아온다. 일상의 루틴에도 권태기는 존재한다. 루틴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의욕이 충만하다. 초보자의 레벨이기 때문에 실력도 쑥쑥 는다. 하지만 우상향할 것 같은 실력과 눈에 보이는 성과는 보이지 않고 미적지근한 상태를 만난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나 생각되는 의구심. 이걸 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에 대한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거나, 내가 원래 그렇지 뭐라는 자책까지. 무력감이 찾아오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권태기가 지속되면 슬럼프에 빠지기도 쉽다. 그러니 꽤 무서운 시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어.
글을 쓰는 게 귀찮아!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을 계속 쓴다고 의미가 있을까?
게을러진다. 오늘 하루 안 쓰고 보내도 괜찮을 것 같다. 문제는 그 하루가 내일이 되고, 그 내일이 또 모래까지 기분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권태기의 공통점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고 노력하는 부분에서 찾아온다는 점이다.
계속해야 하는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을 때, 더 의욕이 줄어들고 벗어나고 싶다. 그럴 때 우리는 게으름을 택한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블태기’라는 말을 자주 접하는데, 블로그와 권태기의 합성어다. 이 말이 자주 보이는 걸 보면 비단 나만 겪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권태로움을 극복하는 방법
시간이 약일 때도 있다. 귀찮고 힘들다가도 괜찮아지는 시기가 다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런 시기를 빠져나가고 싶어 다음과 같은 3가지 방법을 쓴다.
첫 번째로 부담의 크기를 마음속으로 줄여보는 연습을 한다. 권태기에 들어서는 건 애정이 너무 넘치고 내 생활에서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 생긴 탓이다. 그러니 부담을 줄이는 일이 먼저다.
권태기는 오르막길이다. 인생길에 평지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기어를 바꿔야 한다. 자전거에는 기어가 있다. 1단으로 바꾸면 페달을 굴리는 데 힘이 거의 들지 않는다. 대신 페달을 더 많이 굴려야 한다. 3단으로 바꾸면 페달을 굴리는 데 힘이 든다. 대신 그만큼 속도도 빠르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면 1단으로 기어를 바꿔야 한다. 오르막 자체가 힘든데, 페달까지 무겁다면 더 지칠 뿐이다. 대신 평지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을 때는 3단으로 바꾸면 된다.
‘이 일이 중요한 건 알아, 하지만 내가 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낼 정도로 지금은 할 수 없어. 그러니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만 하자’고 생각한다. ‘100% 중에 80%만 쓰고 나머지는 아껴놓자’라는 마음을 먹는다.
두 번째로는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기로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마음이 급하다. 마음속에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권태로움은 애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애정만큼 의미를 부여한다.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성과를 바란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성과는 당연하다 느낄 수 있겠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면 노력에 대한 대가를 얻고 싶다. 내가 노력한 만큼 내가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욕적인 상태가 꺾였을 때 권태로움이 시작한다. 의욕과 권태로움은 세트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의 감정은 항상 요동치는데,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성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는 애쓴다고 더 빨리 오거나 하진 않는다. 그러니 조금만 더 느긋하게 바라보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마지막으로는 권태로움이라는 감정을 무시해보는 것이다. ‘하기 싫다, 귀찮아’라는 감정을 무시하고 그냥 행동을 시작한다. 물론 쉽지 않다. 애초에 이렇게 마음을 잡을 수 있다면 권태로움이 안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내 마음이 그렇게 어디 쉽던가? 감정은 늘 제멋대로임을 인정하자. 하기 싫은 감정을 무시하고 행동하는 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일을 집중에서 5분만 해보고 나면, 그 전보다 귀찮음이 덜해지고 한결 기분도 나아지는 걸 알게 된다.
권태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만나보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권태로움을 받아들이고, 내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더 나은 방향이 아닐까?
원문: 요니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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