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쓸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페이지’를 쓰는 거예요. 그렇게 쓰다 보면 여러분 속에 묻혀왔던 소재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모닝페이지라는 게 20년 전에 한창 열풍이었는데, 이 방법 꽤 효과가 좋아요. 저도 1년을 썼어요. 모닝페이지 104일째, 에세이 수업에서 소개된 모닝페이지란 단어가 괜히 더 반가웠습니다. 모닝페이지는 여러 번 블로그에 언급했지만,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에서 대중화된 방법인데요. 이런 … [Read more...] about 내가 했던 게 ‘프리라이팅’이었구나
문화
시민 모니터링을 그만두다
얼마 전 퇴근하고 버스를 타는데 버스 회사에서 모집하는 시민 모니터링 안내문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요즘의 내게는 출퇴근 버스가 이 버스 하나기도 하고, 일전에 이 버스가 버스 앱/정류장 전광판이랑 사인이 맞지 않았는지(GPS 장치 오류인 것 같았다) 안 온다던 버스가 갑자기 떡하니 나타나질 않나 온다던 버스가 갑자기 앱에서 사라지질 않나 하는 오류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모니터링 요원이 되면 그런 일이 발생할 때 빨리 알려줄 수 있으니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을 … [Read more...] about 시민 모니터링을 그만두다
절대로 주변에 두고 싶지 않은 관계 1순위
내가 생각하는 가장 나쁜 관계는 타인을 감시할 목적으로 맺는 관계이다. 서로에 대해 호의를 지니고서 좋은 영향을 주며 의미 있는 의지처가 되기보다는, 타인을 평가하고 재단하며 감시하면서 평가절하할 기회나 비난할 기회를 노리기 위한 것처럼 관계를 맺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것을 '피해 의식 강한' 사람이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이해한다. 피해 의식이 강한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상대를 마음속 깊이 비난한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 맺다 보면 있기 마련인 어떤 실수의 순간, 혹은 마음에 들지 … [Read more...] about 절대로 주변에 두고 싶지 않은 관계 1순위
자퇴하려고 PPT 발표를 하다
철이 없었죠, 세계 여행하려고 자퇴한다고 했던 자체가 내 인생 흑역사를 꼽자면 고등학교 때, 돌연 자퇴를 하고 세계 여행을 다니겠다고 부모님께 PPT 발표를 했던 때가 아닐까 싶다. 이 일을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졸업 후 모교를 방문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상기시켜주셨다. 잊고 있었던 치기 어린 모습을 전해 들었을 때의 민망함이란……. 고등학교도 순탄히 졸업해 원하던 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진학도 했고, 나름 원하던 일들을 끼워 맞춘 듯 착착 밟아가고 있는 현재로선, 오히려 … [Read more...] about 자퇴하려고 PPT 발표를 하다
치료와 돌봄만큼 중요한 치매 환자의 ‘행복’
치매 환자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 삶일까? 치매를 진단받아도 내가 살던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며 노인성 질환인 치매환자도 빠르게 증가했다. 통계에 따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매를 암보다도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인식한다. 치매는 장기간 치료 및 병간호로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가족 간 갈등을 심화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17년부터 ‘치매국가책임제’를 실시했으며, 그 중심에 … [Read more...] about 치료와 돌봄만큼 중요한 치매 환자의 ‘행복’
안녕, 모든 에반게리온
※ 이 글의 작품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한국어 더빙과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 외의 신극장판 시리즈 〈에반게리온: 서〉 〈에반게리온: 파〉 〈에반게리온: Q〉 또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구작 TV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에반게리온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주지의 사실은, 세기말의 음로론적 정서와 오타쿠 문화를 훌륭하게 결합해 서브컬처계에 지대한 영향을 … [Read more...] about 안녕, 모든 에반게리온
당신을 다시 안을 수 있을까요?: 스킨십 격리의 시대
여전히 깊은 어둠 속을 지나는 코로나 시대.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제 당연한 에티켓이 되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도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기쁜 마음에 한 발짝 다가서려고 하면, 상대방이 뒤로 한 발짝 물러서는 슬픈 현실이다. 가족을 제외하고, 당신이 마지막으로 타인과 포옹한 적은 언제인가? 악수를 한 적은? 마지막으로 타인과 스킨십을 한 게 언제인지 떠올려보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아니, 이제는 오히려 굳이 스킨십이 필요한 … [Read more...] about 당신을 다시 안을 수 있을까요?: 스킨십 격리의 시대
싸구려 맥주와 EDM에 내 청춘을 낭비했다
청춘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특권이 있다면 맥주와 EDM 음악과 새벽까지 지속되는 의미 없는 대화로 여름을 낭비할 권리일 것이다. 20대에는 클럽에서 밤새도록 노는 것이 허용된다. 아니, 권장된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 한 번뿐인 청춘을 아낌없이 즐기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어쩐지 토요일 밤에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고백하자면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모든 EDM 콘서트를 쫓아다니고, 주말마다 바와 클럽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진 토닉을 물처럼 … [Read more...] about 싸구려 맥주와 EDM에 내 청춘을 낭비했다
막장 드라마에서는 무슨 맛이 나는가: 〈결혼작사 이혼작곡〉
매운 맛을 싫어한다. 매운 맛이라고 읽지만, 사실은 아픈 맛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날이 되면 이상하게 그 매운 맛, 아픈 맛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맛을 찾게 된다. 먹고 나면 또 아프다. 다음날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곤욕이다. 시간이 흐른다. 어떤 날이 된다. 반복이다. 나는 매운 맛을 좋아하는 것일까, 싫어하는 것일까. 막장 드라마가 나한테 딱 이런 꼴이다. 나는 막장 드라마를 싫어한다.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엔가 현타가 온다. 왜 이런 걸 보는 걸까. 이게 뭐라고. 자극에 … [Read more...] about 막장 드라마에서는 무슨 맛이 나는가: 〈결혼작사 이혼작곡〉
[바리스타의 은밀한 홈 카페] 혼자 마시는 커피, 같이 마시는 커피
이 시리즈를 보시는 여러분은 '나만의 커피'를 잘 즐기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데 그 맛있고 좋은 커피를 혼자만 마시기에는 아쉽지 않나요? 저는 맛있는 걸 먹을 땐 혼자 먹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이나 커피나 와인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떠들며 즐기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기도 하지요.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었다 반복하는 코로나 확진자 수 때문에 마음 놓고 밖에서 모임을 … [Read more...] about [바리스타의 은밀한 홈 카페] 혼자 마시는 커피, 같이 마시는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