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감상과 관련해 미술교육학계에서 흥미로운 논쟁이 있었다. 1960년대 말 미국의 미술교육학자 존 데브스(John Debes)가 처음 ‘비주얼 리터러시(Visual Literacy)’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시각 이미지는 반드시 해석되어야 하는 보편적인 텍스트상의 지식으로 다루자”고 주장했다. 연필과 붓으로 직접 잘 그려낼 줄 아는 것보다는, 그림이나 이미지를 읽고 해석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비평주의 미술교육론’이 대두되었다. 이는 마치 그림은 배워야 이해할 수 있는 … [Read more...] about 그림 감상과 관련한 흥미로운 논쟁: “아는 만큼 보인다” vs. “몰라도 느낀다”
문화
맵찔이라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에서 맵찔이로 퇴화하기까지 김치를 못 먹으면 밥상머리에서 혼나기 일쑤였던 시절, 매운 것을 못 먹는 데다 장이 약해서 김치를 먹으면 배까지 아팠던 나는 거의 매 끼니마다 곤혹이었다. 매운 것을 먹어 버릇해야 더 잘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왜 고통을 겪어가면서 그 맛에 훈련이 되어야 되냐고 대꾸하는 나의 당돌함은 김치를 안 먹는 사람은 이완용급 매국노가 되는 어른들의 눈 밖에 나기 충분했고, 그래서 어른들, 특히 남자 어른들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는 내게 눈물로만 기억되어 … [Read more...] about 맵찔이라서
넷플릭스 사장이 왜 〈오징어 게임〉 옷을 입는가
한류 드라마나 영화 작품들의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지만, '영화 한 편 잘 만들면 자동차 1만 대 만드는 거만큼 돈 된다'는 정말 40년 전 가치관에 얽매여 제작비만 이야기하는 기레기들이 너무 싫어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1. 자체제작은 폭망 넷플릭스는 초창기 OTT(Over-the-top media service) 서비스를 선점해서 돈을 긁어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돈을 너무 벌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를 가진 기업들이 자신들이 벌어야 할 … [Read more...] about 넷플릭스 사장이 왜 〈오징어 게임〉 옷을 입는가
단풍 구경 가기 좋은, 등산 맛집 BEST 5
푸릇푸릇하던 나무들이 초록색 잎을 벗어 던지고 알록달록한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단풍의 계절이 왔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등산하기 딱 좋은 요즘. 눈을 즐겁게 하는 알록달록한 나무가 줄지어 있는 산으로 단풍 구경을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늘어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단풍놀이 전에 배를 든든하게 채워줄 곳을 소개한다. 한약 육수에서 부드럽게 삶아낸 보쌈을 시작으로 자연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바비큐, 몸보신하기 좋은 장어구이까지! 단풍 구경하러 가기 좋은, 등산 맛집 … [Read more...] about 단풍 구경 가기 좋은, 등산 맛집 BEST 5
인종차별의 시대에 더 절실한 패션 브랜드, ‘피어 모스’
나의 영향력을 남을 위해 아름답게 사용한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일로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기특한 일인가.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 불편하고 껄끄러운 이슈일지라도 마다하지 않고 품을 수 있는 건 또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가! 그런 면에서 본다면 미국의 패션 브랜드 ‘피어 모스(PYER MOSS)’의 창업자 커비 진 레이먼드(Kerby Jean-Raymond)는 진정 아름답고 기특하며 용기 있는 사람이다. 커비 진 … [Read more...] about 인종차별의 시대에 더 절실한 패션 브랜드, ‘피어 모스’
우리는 행복을 유예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관광객들이 모르는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가 있다면 나에게만 귀띔해줘. 동유럽을 홀로 배낭여행하던 시절이었다. 달마티아해의 어느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만난 친구에게 물었다. 그 친구는 스플리트 남단에 있는 브라치섬의 '볼(Bol)' 해변을 가리키며 장담했다. 감사의 인사는 나중에 받을게. 내 여행은 그런 식이었다. 믿음직해 보이는 동료 여행자의 추천으로 다음 장소를 물색했고, 한 도시가 질릴 쯤이면 그제야 버스표를 끊어 떠나는. 정해진 계획대로 사는 것에 익숙하던 내게는 일종의 모험이기도 … [Read more...] about 우리는 행복을 유예하는 법을 먼저 배웠다
나보다 남을 사랑하는 게 쉬운 나에게
남을 사랑하는 법은 이제 좀 알겠으니 나를 사랑하는 법에 적용해봐야겠어.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함께 보면 좋은 글 소처럼 일한다는 말에 소는 어리둥절하다 자기 확신은 어디서 사는 거죠? 과유불급 자기 확신에 대하여 당신이 알고 있는 자존감 향상법은 틀렸다 … [Read more...] about 나보다 남을 사랑하는 게 쉬운 나에게
컴퓨터에 파일을 보관하는 방식과 세대 차이
※ The Verge의 「FILE NOT FOUND」를 번역한 글입니다. 아마도 2017년 무렵일 겁니다. 천체물리학자 캐서린 갈란드 교수가 처음으로 이 문제를 인지한 시점 말입니다. 갈란드 교수의 공학 과목을 듣는 학생들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제트엔진 터빈을 만들어보는 과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갈란드 교수가 과제를 수행하는 방법을 자세히 일러줬지만, 적잖은 학생들이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도움을 청했습니다. 많은 학생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 [Read more...] about 컴퓨터에 파일을 보관하는 방식과 세대 차이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는 게 좋은 이유
여러분은 용의 꼬리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2021년 8월에 발표될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존감에 있어서는 뱀의 머리가 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개인의 자존감을 결정짓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그중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상황'입니다. 즉, 자신이 어떤 상황과 조건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자존감이 높아졌다가 낮아졌다가 하는 것이지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상황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용의 꼬리가 되는 상황과 … [Read more...] about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는 게 좋은 이유
진정한 관계란 서로의 ‘기복’을 견디는 관계다
진정한 관계란 서로의 기복을 견디는 관계가 아닐까 싶다. 사실 모든 사람에게는 일정한 기복이 있다. 대개 사회생활에서는 그런 감정적 기복, 컨디션 기복, 기분이나 마음의 기복 같은 것들을 가능한 한 감추어야 한다. 웬만해서는 짜증이 나더라도 참아야 하고, 울고 싶다고 운다든지, 기쁘다고 너무 깔깔대며 웃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적정한 선에서 스스로를 감추어서, 기복이 너무 드러나지 않게 애써야만 한다. 기복은 어떤 의미에서는 수치스러운 것이고, 유아적인 것이고, 관계를 박살 내 버리는 것이란 … [Read more...] about 진정한 관계란 서로의 ‘기복’을 견디는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