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런 거야 또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에 삐쩍 마른 몸은 어른들이 보기에 어지간히 기이했나 보다. 게다가 온통 뜨겁고 매운 반찬투성이인 밥상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맨밥에 물 말아 맵지 않은 나물이나 김에만 먹는 어린아이는 좋은 지적 대상이었을 것이다. 안 맵고 짭조름한 과자는 내 입맛에 꼭 맞았기에 과자를 물고 살았고 밥상에서 시작한 잔소리는 과자를 먹는 동안에도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편식하니까 살이 안 찌지. 그렇게 군것질만 하니까 살이 안 … [Read more...] about 보통 키, 보통 몸무게가 아니라서
맵찔이라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에서 맵찔이로 퇴화하기까지 김치를 못 먹으면 밥상머리에서 혼나기 일쑤였던 시절, 매운 것을 못 먹는 데다 장이 약해서 김치를 먹으면 배까지 아팠던 나는 거의 매 끼니마다 곤혹이었다. 매운 것을 먹어 버릇해야 더 잘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왜 고통을 겪어가면서 그 맛에 훈련이 되어야 되냐고 대꾸하는 나의 당돌함은 김치를 안 먹는 사람은 이완용급 매국노가 되는 어른들의 눈 밖에 나기 충분했고, 그래서 어른들, 특히 남자 어른들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는 내게 눈물로만 기억되어 … [Read more...] about 맵찔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