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드라마나 영화 작품들의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지만, ‘영화 한 편 잘 만들면 자동차 1만 대 만드는 거만큼 돈 된다‘는 정말 40년 전 가치관에 얽매여 제작비만 이야기하는 기레기들이 너무 싫어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1. 자체제작은 폭망
넷플릭스는 초창기 OTT(Over-the-top media service) 서비스를 선점해서 돈을 긁어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돈을 너무 벌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를 가진 기업들이 자신들이 벌어야 할 돈을 넷플릭스가 빼앗아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넷플릭스에서 방 빼고 자기의 OTT 서비스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디즈니+
- HBO Max(드라마 맛집이죠)
- 애플TV+
-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올해엔가 서비스 중단한 서비스가 미국에서만 6개였으니까… 사람들은 영화 매니아가 아닌 이상 결코 옛날 영화를 찾아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 환경을 갖추고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낼 역량을 지닌 디즈니나 HBO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체 콘텐츠 제작을 해야 합니다.
이게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자유로운 영혼이자, 어떤 면에서는 진상 중의 초 진상 ‘을’들이 콘텐츠 제작업자들이니까. 거기에 넷플릭스 밑에서 일하게 되면 미국의 일반 영화제작시장에서는 문자 그대로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일이다 보니… 넷플릭스가 기존 사업자들에 대항해 이들을 끌어오기 위해서 극단적인 정책을 택합니다.
돈만 줄 테니, 뭐든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
… 그리고 저 호구 짓은 미국에서는 그냥 폭망했습니다. 통제가 전혀 안되니까.
2. 어째서 한국인가
한국은 약간 달랐습니다. 일단은 제작 시스템을 구축한 디즈니나 HBO 같은 회사는 굳이 한국에서 외주제작을 할 필요성이 전혀 없습니다. 넷플릭스가 한 국가의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독점하는 겁니다. (애플이나 아마존이 한국에서 드라마 제작하려고 하면… 넷플릭스가 온갖 눈에 안 보이는 갑질 제대로 할 거라고 장담합니다.)
또한 한국에서 아무리 드라마 잘 만들고 영화 만든다고 해서 헐리우드 영화 찍을 일은 없으며, 거기에 한국의 방송제작환경이 시궁창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계약서를 쓰기라도 하는’ 넷플릭스는 정말 은혜로운 기업일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항상 돈이 없었기 때문에 SF나 좀비물을 찍어도 제작자들이 알아서 신파적인 요소를 넣는 등의 ‘전통적인’ 행위는… 넷플릭스가 그렇게도 원하던 ‘리스크 관리’라는 요소를 부여했습니다. 결국 영화나 드라마는 인간의 이야기이니까.
3. 다른 나라가 따라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과 비교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강국들은 여러 나라가 있습니다만, 이상하게도 21세기 들어서 그 사회에 병이 많이 들었습니다.
- 일본: 애니메이션 때문이긴 한데, 어째서 이리 바닥으로 추락했는지…
- 중국: 최소한 곰돌이 푸 정도는 극장에서 개봉할 자유가 주어져야 함
- 이집트, 터키: 이슬람 원리주의 때문에 여자들이 제작환경에서 퇴출당하고 있음
- 브라질: 대통령이 안티백서. 설명 끝.
당장 대한민국의 경쟁이 될 수 있는 국가는 없습니다. 이건 사회, 정치 등이 복잡하게 얽힌 문제라 10년 내로 따라잡을 수 있는 나라가 거의 없을 듯. 대한민국 말고 세계 어느 곳에서 〈D.P.〉를 찍을 수 있겠습니까?
뱀발
굳이 제작비를 이야기하자면… 한국이 딱히 저렴한 건 아닙니다.
- 고증: 한국 작품에 대해 뭘 이야기하겠습니까. 알아야 하지.
- 인건비 후려치기: (…)
- 서양의 과도한 법률&의료 서비스 비용: 악마가 강림할 필요 못 느끼는 의료보험 있지 않습니까. 대체로 비정규직인 사람들을 대량으로 고용해서 쓰다 보면 온갖 문제가 터지는 게 당연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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