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베르사유의 장미』 스타일의 장발 꽃미남은 특히 구렸다. (만화만 그런 게 아니다. 소설에도 묘사가 그런 식이잖아.) 얀 웬리라는 주인공 이름도 구렸다. 설정 중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건 탄소 크리스탈 토마호크로 무장한 척탄병이었다. 흠흠. 그런데 뭐가 그레이트했다는 건가. 아래 첨부한 이미지를 보자. 이게 1990년대 초반에 향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중문화였다. 어렵고 낯선 영어가 아닌 … [Read more...] about 『은하영웅전설』은 구리다, 그러나 『은하영웅전설』은 그레이트했다
문화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한 5가지 조언
'후회'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감정이 떠오르나요? 후회는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입니다. 그렇기에 "후회할 일은 하지 말자"는 말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여기 현자들의 인생 경험이 담긴 책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이 있습니다. 전 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책이죠. 8만 년의 삶, 5만 년의 직장 생활, 3만 년의 결혼을 경험한 그들은 ‘후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인생의 현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어떤 충고를 … [Read more...] about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한 5가지 조언
나는 외로웠다, 사실 정말 많이 외로웠다
여름에도 시원한데, 비가 올 때는 좀 많이 습해요. 편집자님이 사무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조명에 반사된 가구나 자잘한 물건들에는 본연의 색과 무관하게 주황빛이 들었다. 그는 여기가 예전에는 바다라서 그렇다고 했다. 건물이 서 있는 자리가 매립으로 만들어진 땅이니까, 지하 1층인 이곳은 분명 바다였을 거라고. 빛이 채운 공간 가득 물이 들어차 있었을 거라고 했다.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었던 건지, 나는 일하는 내내 혼자 바다를 생각했다.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과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나, … [Read more...] about 나는 외로웠다, 사실 정말 많이 외로웠다
“그 연봉이면 루이뷔통 하나는 있어야지”
나이를 먹으면 중요한 자리에 들고 갈 가방 하나쯤은 '투자'로 장만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친절히 앞자리가 4로 시작하는 연봉을 받으니 딱 루이뷔통 정도가 부담스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추천까지 해줬다. 그러니까 명품도 다 같은 명품이 아니고 등급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나마 가격이 합리적(?)이고 대중화된 루이비통과 프라다, 그 위에 샤넬 그 위에 에르메스 순으로. 갑자기 조급해졌다. 곧 있을 친구 결혼식에 들고 갈 가방을 나도 빨리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 [Read more...] about “그 연봉이면 루이뷔통 하나는 있어야지”
한국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승리호〉
〈승리호〉는 한국 최초의 우주 SF,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로 영화 팬들과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원래는 작년 추석 연휴 때 극장 개봉을 해야 했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개봉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결국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보전이 가능한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으로 2021년 2월 5일 공개되었다. 그리고 언제나의 한국 영화들이 그랬듯이, 영화 애호가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렸다. 어렸을 때부터 〈스타워즈〉 시리즈를 사랑하던 팬으로서, 스페이스 오페라와 SF 장르에 … [Read more...] about 한국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승리호〉
대화의 셔터를 내리는 말, ‘아니’
티키타카(Tiqui-taca).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한다는 의미로 축구에서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뜻하는 단어로 널리 알려졌다. 이제 ‘티키타카’는 축구를 넘어 일반적으로도 흔하게 쓰는 말이 됐다. 서로 간의 합이 중요한 부분으로 요즘은 합이 잘 맞는 대화와 만남을 두고 ‘티키타카가 잘된다’고 표현한다. 수다 떨기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티키타카가 잘 되는 대화는 신호 하나 걸리지 않고 자유롭게 달리는 드라이브를 하는 것처럼 최고의 쾌감을 선물한다. ‘아’하면 … [Read more...] about 대화의 셔터를 내리는 말, ‘아니’
잡내 걱정 날려주는 양고기 맛집 BEST 5
칼슘, 철분, 단백질,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지니고 있어 보양식으로 즐기기 좋은 ‘양고기’. 돼지고기나 소고기보다 연한 육질을 자랑하지만, 지방질과 뷰티르산의 높은 함유로 특유의 냄새가 나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생후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고기 ‘램’을 사용하며, 잡내 없이 고소한 풍미가 담긴 양고기로 다채로운 맛을 선보여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오색빛깔 후무스를 곁들인 양갈비를 시작으로 큼직한 양다리를 통째로 구워 먹는 바비큐, 칭기즈칸 스타일로 선보이는 … [Read more...] about 잡내 걱정 날려주는 양고기 맛집 BEST 5
우리 카페에서 드립백을 팔지 않는 이유
손님 중에서 드립백을 찾는 분이 제법 있다. 그러면 나는 없다고 말하는데, 단골손님은 왜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카페의 매출을 조금이라도 올려주고 싶어서 그렇다는 것도 안다. 최선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자세를 바로잡은 뒤, 죄송하다고 고민해보겠다고 대답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장사가 잘 안되는 시즌은 사실 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일하면서 고민한 결론은 늘 ‘하지 말자’가 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먼저 맛이 마음에 걸린다. 드립백의 커피가 나쁜 것은 아니다. … [Read more...] about 우리 카페에서 드립백을 팔지 않는 이유
내가 했던 게 ‘프리라이팅’이었구나
글 쓸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페이지’를 쓰는 거예요. 그렇게 쓰다 보면 여러분 속에 묻혀왔던 소재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모닝페이지라는 게 20년 전에 한창 열풍이었는데, 이 방법 꽤 효과가 좋아요. 저도 1년을 썼어요. 모닝페이지 104일째, 에세이 수업에서 소개된 모닝페이지란 단어가 괜히 더 반가웠습니다. 모닝페이지는 여러 번 블로그에 언급했지만,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에서 대중화된 방법인데요. 이런 … [Read more...] about 내가 했던 게 ‘프리라이팅’이었구나
시민 모니터링을 그만두다
얼마 전 퇴근하고 버스를 타는데 버스 회사에서 모집하는 시민 모니터링 안내문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요즘의 내게는 출퇴근 버스가 이 버스 하나기도 하고, 일전에 이 버스가 버스 앱/정류장 전광판이랑 사인이 맞지 않았는지(GPS 장치 오류인 것 같았다) 안 온다던 버스가 갑자기 떡하니 나타나질 않나 온다던 버스가 갑자기 앱에서 사라지질 않나 하는 오류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모니터링 요원이 되면 그런 일이 발생할 때 빨리 알려줄 수 있으니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을 … [Read more...] about 시민 모니터링을 그만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