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쓸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페이지’를 쓰는 거예요. 그렇게 쓰다 보면 여러분 속에 묻혀왔던 소재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달을 거예요. 모닝페이지라는 게 20년 전에 한창 열풍이었는데, 이 방법 꽤 효과가 좋아요. 저도 1년을 썼어요.
모닝페이지 104일째, 에세이 수업에서 소개된 모닝페이지란 단어가 괜히 더 반가웠습니다. 모닝페이지는 여러 번 블로그에 언급했지만,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웨이에서 대중화된 방법인데요. 이런 글쓰기를 프리라이팅이라고 부르더라고요.
프리라이팅이란 ‘내리쓰기’라고 부릅니다. 글씨나 맞춤법에 얽매이지 않고, 쓰고자 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쓰는 것입니다. 그 말대로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이죠. 제가 용어를 알기 전에 프리라이팅을 접한 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강의였습니다. ‘판단중지연습’으로 소개해 주었는데, 그것에 힌트를 얻어 막글쓰기라고 이름 붙여서 쭉 해왔습니다. 이 주제로 포스팅을 하기도 했죠.
이게 프리라이팅이라는 방법이며, 오래전부터 많은 창작자가 해왔다는 걸 생각하진 못했습니다. 좀 더 파고들어 보니, 특히 최근 발견한 교과서 같은 책 한 권을 통해서 정말 많은 분이 이렇게 글을 쓴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바로 1934년에 출간된 도러시아 브랜디의 『작가 수업』이라는 책입니다. 읽고 별 10개 정도 주고 싶은 책이었네요. 지금 당장 저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프리라이팅을 하는 방법
1. 쉬운 글쓰기
이 방법을 터득하려면 평소보다 30분이나 한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 일어나자마자 말을 하거나, 조간신문을 읽거나, 전날 밤 치워두었던 책을 집어 들지 말고 글을 쓰기 시작하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아무 내용이나 쓰라. 기억할 수 있다면 오래간만에 꾼 꿈도 좋고, 전날 했던 활동도 좋고, (실제든 상상의 산물이든) 대화도 좋고, 양심의 성찰도 좋다.
어떤 종류든 상관없으니 이른 아침의 공상과 비판의 시각을 들이대지 않고 빨리 쓰는 것이 관건이다. 글의 우수성이나 궁극적인 가치는 아직 중요하지 않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면서 수면 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의 중간 지대에서 쉽게 글을 쓸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른 아침에 글을 쓰는 훈련과 아무 때고 글을 쓰는 훈련은 글을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2. 일상의 규칙 정하기
대부분의 작가는 기분 전환을 위해 가끔 쉬면서 단순하고도 건강한 일상을 꾸려나갈 때 크게 발전한다. 어떤 음식이 자신에 맞고 어떤 음식을 멀리해야 할지 와 같은 사안들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생 글을 쓰며 살 생각이라면 자극제에 계속 기대지 않고도 일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주의할 사항이 있다. 자신을 한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고 귀찮게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해대고, 충고를 늘어놓고, 불평을 쏟아내선 안 된다. 자신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싶을 때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철저하게 임하되, 개선책이 나오는 대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음에 또 필요해지기 전까지 자기 분석은 모두 잊고 생활해야 한다.
글쓰기에 ‘진심’인 당신에게
책의 내용은 쉽습니다. 작은 핸드북 형태라서 더더욱 금방 읽을 수 있죠.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기초적이면도 너무 흥미롭습니다. 프리라이팅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줄리아 카메론이 ‘내가 발견한 책 중에서 글쓰기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는 서평도 달았네요.
제가 글을 쓰는 것이 맞는 방향이구나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습니다. 저번 주에 또 다른 초고를 끝마치기 전 마음을 잡으려 읽었는데, 인생책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네요. 글쓰기를 정말 진심으로 해보실 계획이 있다면 읽어보면 좋을 추천 도서입니다. 감사합니다.
원문: 지식큐레이터 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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