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년 전에 한국의 인종차별 의식에 대한 글을 하나 포스팅한 적이 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지에 국가별 인종차별 인식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한국인의 인종차별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 그때 썼던 글은 World Value Survey(WVS)의 2005-2007년 자료에 근거했었다. WVS가 현재 7차 조사 진행 중인데, 가장 최근 자료는 2010-13자료. 2005-07년에 비해 한국인의 인종차별 인식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부터 … [Read more...] about 샘 오취리 사과로 다시 보는 한국의 인종차별
시사
월세 유감
1. 월세가 나쁜가? 나쁘지 않다. 아니, 전세보다 훨씬 편리하다. 전세는 집주인이 갑. 월세는 아니다. 서울시내 아파트 임대차 국룰이 무엇인가, 월세는 집주인이 도배해 주지만 전세는 그런 거 없다. 보일러 정도 고장나면 모르겠지만 수전같이 자잘한 물건은 세입자가 부담하고 고친다. 몇 억 되는 돈을 보증금으로 디파짓했지만 별 권리는 없고, 오히려 만기 시점에 목돈 떼일 걱정을 해야 한다. 반면 월세는 한달만 돈 며칠 늦게 밀려도 집주인이 난리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그렇게 … [Read more...] about 월세 유감
기본소득이 가능하려면
기본소득! 말은 '기본'이라지만 실제로는 복잡하다. labor/work/action을 구분한 한나 아렌트의 생각과 소스타인 베블런의 다중본능론, 여기에 제도경제학의 연구 방법으로 기본소득에 접근해보았다. 21세기 기본소득논의를 19세기 경제학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소득 없인 생활이 안 된다. 시장경제에서 소득은 대체로 노동의 대가로 들어온다. 제법 근사하게 살자면 소득이 높아야 하지만, 그리 근사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사람답게 살고자만 해도 얼마간 돈이 필요하다. 이런 … [Read more...] about 기본소득이 가능하려면
혼쭐 날래? 돈쭐 날래?: MZ 세대에게 돈쭐나는 브랜드의 조건
'돈쭐'내러 갑시다! 홍대 '진짜 파스타' 기억하시죠? 결식아동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음식을 먹게 해 주자는 오인태 사장님의 #밥한번편하게먹자 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어마어마한 바이럴을 일으켰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홍대 파스타 집의 미담을 퍼 나르기만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가서 돈으로 혼내준다는 '돈쭐'을 내러 진짜 파스타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진짜 파스타 이후에 '돈쭐'이라는 용어는 흔하게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트렌드 … [Read more...] about 혼쭐 날래? 돈쭐 날래?: MZ 세대에게 돈쭐나는 브랜드의 조건
깜깜이 방역조직 논의, 누구를 위한 것인가
1. 코로나19 또는 포스트 코로나 대책이라면서 국민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모양이다. 재유행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몇 년 안에 제2, 제3의 코로나가 온다고 가정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나? 이 질문들에 대해 정부가 유일하게 내놓은 대안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아무 소식이 없으니. 국회에서 법 개정안을 빨리 처리해달라는 요청이 기계음처럼 들려올 뿐,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국민과 시민의 시각에서 좋아지는 것이 있기는 한지 알려진 것이 … [Read more...] about 깜깜이 방역조직 논의,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서울 25개 구, 공청회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018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임기가 시작될 무렵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에서 열린 4년간의 주민공청회 내역을 분석해 '주민참여'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살펴본 바 있다. 4년간 25개 구청이 개최한 공청회가 122회에 불과했고, 공청회 홍보 역시 관의 편의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무엇보다도 일하는 주민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평일 낮에 주로 개최되어 다양한 주민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2년이 지나, 민선 7기 기초자치단체장들의 임기가 … [Read more...] about 서울 25개 구, 공청회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안희정 모친상’은 조문객들 스스로가 정치적인 자리로 만든 것이다
정권 유력인사들의 안희정 모친상 조문을 둘러싼 논란에서, '어쨌든 사람 된 도리로 모친상에 조문을 가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제법 많다. 내 생각에 그런 반응은 비판론의 핵심 논리를 읽지 못했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판론에서 가장 중요한 논지는 다음과 같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정권 유력인사들의 안희정 모친상 조문이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그들 간의 '사적인' 인간관계의 차원에서 행해진 것이 아니라, 정치적 대표들의 '공식적인' 행사로 … [Read more...] about ‘안희정 모친상’은 조문객들 스스로가 정치적인 자리로 만든 것이다
알 권리도, 염치도 없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지난 6월 19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안이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현재의 인사청문회를 ‘공직윤리청문회’와 ‘공직역량청문회’로 나누어 실시하고 공직윤리청문회의 경우에는 비공개로 실시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발의되자 야당인 미래통합당 측은 개정안을 “인사청문회 프리패스법”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또한 여러 언론들도 각기 보도와 사설 등을 통해 이번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보내는 등 많은 비판을 … [Read more...] about 알 권리도, 염치도 없는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
언젠가부터 내 트위터 프로필에 넣은 문구가 있다.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 당연하게도, 어디서 많이 들어봤을 듯한 말, 문재인 정권의 표어인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의 변용이다. 부정부패의 사회를 벗어나 능력주의를 지향하자는 정도로는 심히 부족함이 이미 노무현 정권 시절 드러났고, 두 텀 아니 한 텀 반 동안의 “보수” 정권 동안 뼈저리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특히 박2 정권이 워낙 THE부패로 퇴화해버린지라, 우리 … [Read more...] about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
한국에서 공채는 조직의 근간처럼 여겨진다
세 번째 직장인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공채, 몇 기의 논리는 통용된다. 첫 직장이었던 중앙은행은 은행과 관료조직의 문화가 기묘하게 결합된 곳으로 은행들의 경직적 기수/공채 문화와 관료조직의 입사성적 순위가 이후에도 관철되는 그런 곳이었다. 경력직은 아무리 오래 일하더라도 기껏해야 외부인으로 남는다. 참고로 나는 그곳 공채 출신. 대체로 공기업이라면 주인이 없기 때문에 공채들은 자신들이 곧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자신은 험난한 길을 뚫고 여기에 도달했으니 금전적 보상은 응당 그러한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 공채는 조직의 근간처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