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건 한국의 사교육 열풍과 교육과 관련이 있다.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의 본질은 결국 사회 관습적으로 '공인된 경로'만 공정하다고 믿는 자들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민들이 살아감에 있어서 생애주기별 시점에서 '진로 변경'을 선택할 수 있는 브릿지 코스의 결여 때문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사법고시'와 '로스쿨'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예전에는 '사법고시'라고 하더라도 '대학 학점'의 장벽은 없었다. 그러니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처럼 고졸임에도 도전이라는 것이 가능했다. … [Read more...] about 브릿지 코스가 없는 사회
시사
인국공이 이슈가 되면서 노5력이 다시 한번 주제가 된 모양인데
노5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내가 나름 관심을 많이 가졌던 주제기도 하니 말이다. 일단 이 질문을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다. 노력과 고생은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왜 보상을 해줘야 하는가? 흔히들 노력은 보상받아야 하고 고생한 만큼 누려야 한다고 여긴다. 그게 정당하고 공정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게 어째서 정당하고 공정한가를 물으면 꼬이기 시작한다. 성과와 노력/고생이 완벽하게 … [Read more...] about 인국공이 이슈가 되면서 노5력이 다시 한번 주제가 된 모양인데
스펙 경쟁: 회사가 구직자에게 하는 질문은 딱 하나다
이 일 잘할 수 있으세요? 이 질문은 ‘불확실성’을 담고 있다. 아마 편의점만 가봐도 친절한 편돌/편순이(일부러 이 말 썼다)와 월급이 아까울 정도의 아르바이트생이 공존한다. 그 하찮은 아르바이트라도 접객 서비스에 대한 사장님들의 고민은 있다. 물론 대부분은 이 계약관계가 성실하게 지켜지고, 그 확실성이 떨어지는 분야일수록 높은 임금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번 인천국제공항 논쟁은 진짜 웃긴 것이, 2017년 5월 12일 이전 입사자들은 무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별일 없이 회사의 질문에 … [Read more...] about 스펙 경쟁: 회사가 구직자에게 하는 질문은 딱 하나다
이것은 왜 ‘노력’이 아니란 말인가
금천구는 수능성적이 서울에서 가장 낮은 곳이고, 그중에서도 내가 다니던 학교는 공부를 못하는 축에 속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문과 남자(공학인데 분반) 1–3반 중 내가 있던 3반에서만 인서울 대학에 갔다. 엄마는 비정기적으로, 그러나 꽤 자주 '같은 반 어머니 모임'에 나갔다. 누가 오는가 물어보면 거의 6–7명의 멤버가 고정되어있었다. '강□□, 조○○, 송◇◇ 어머니 등등'. 어머니 모임은 딱히 어떤 목적을 갖고 만난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모임' 외에는 딱히 무언가를 하질 … [Read more...] about 이것은 왜 ‘노력’이 아니란 말인가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신분은 얼마나 공정한가?
오만 알바를 다 해보았다. 스물한 살 때였을까, 나는 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알바를 구했다. 나름 틈틈이 공부도 해야겠단 생각에 고른 곳은 '보안 근무'였다. 그가 2004년쯤이었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 140 정도의 월급을 손에 쥐여준 것 같다. 당시로 치면 많이 쳐준 액수였지만 따지고 보면 많지는 않았다. 일하는 시간이 워낙 길었기 때문이다. 당시 근무는 '주주야야휴'로 돌아갔다. 5일에 한 번씩 쉬니까 많이 쉰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전 8시까지의 야간 근무를 마치고 … [Read more...] about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신분은 얼마나 공정한가?
군인들이 ‘소원 수리’ 대신 청와대 국민청원을 이용하는 이유
군대에는 ‘소원 수리함’, ‘병영신문고’, ‘병사의 소리’ 등 군인들이 복무 중 겪는 부조리나 가혹행위 등의 애로사항을 적어 내면 해결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갓 전입 온 신병을 빼고는 모두들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임병들은 후임병들에게 소원 수리를 냈을 때 돌아오는 후폭풍을 더 많이 알려줍니다. 가령 소원 수리를 통해 선임병들이 욕설을 하거나 가혹 행위를 했다고 써서 제출하면 일단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는 합니다. 조사가 끝난 뒤 가혹행위 사실이 드러나면 가해 선임병은 군기교육대 … [Read more...] about 군인들이 ‘소원 수리’ 대신 청와대 국민청원을 이용하는 이유
기부를 조롱하는 사회
1. 소득엔 '불로소득'과 '노동소득'이 있다. 불로소득은 노동하지 않고서도 얻은 소득이다. 도대체 뭘했기에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나? 강탈하면 그런 돈을 번다. 대기업이 하도급거래시 중소기업을 힘으로 눌러 불공정 거래를 할 때 그런 일이 일어난다. 배신해도 불로소득을 벌 수 있다. 계약금 떼먹거나 임금을 체불하거나 안 주면 된다. 이런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도 불로소득 획득이 가능하다. 간교한 계략, 곧 간계와 기만을 통한 돈벌이인데, 주식 투기, 부동산 투기, 펀드 투기 등 각종 … [Read more...] about 기부를 조롱하는 사회
나라별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는 ‘이 질병’
한국이 한때 확진자 수가 폭발해, 많은 나라로부터 입국 금지 및 거부를 당했던 일이 옛날처럼 느껴진다. 모든 나라에 퍼져 이젠 코로나 청정 구역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를 잃은 지금. 우울하고 충격적인 뉴스만 접하던 나날 속 문득 바이러스는 사회의 가장 아픈 곳에서 독버섯처럼 맹렬히 자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각 나라가 감추는 것, 쉬쉬하던 부분. 혹은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던 음지 속에서 싹을 틔우고 음기를 양분 삼아 퍼져 나갔다. 한국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신천지를 들 수 있다. 누구나 한 … [Read more...] about 나라별 가장 아픈 곳을 건드리는 ‘이 질병’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 The Washington Post의 「The three reasons conspiracy theories are more dangerous than ever」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몇 달간의 경험 중 가장 최악의 순간은 가장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찾아왔습니다. 하와이 해변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자니 자연은 인간의 고통에 얼마나 무심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죽어 나가도 태양은 떠오르고 밀물은 들어옵니다. 온 세상이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지금, 우울하고 무서운 … [Read more...] about 전염병 시대의 음모론, 오늘날 더 위험한 까닭은?
21대 국회 1호 법안들 살펴보니… ‘구하라 법’ ‘역사왜곡금지법’ 등 다양
지난 6월 1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보좌진들이 4박 5일 동안 ‘밤샘 대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인터넷 언론 ‘직썰’ 정주식 편집장은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렸습니다. 인권 보호, 안전한 노동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4박 5일간 교대로 밤을 새운 보좌관들. 여기서 뭔가 이상함을 못 느꼈으면 저 법안 발의할 자격도 없는 겁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의 노동권에도 … [Read more...] about 21대 국회 1호 법안들 살펴보니… ‘구하라 법’ ‘역사왜곡금지법’ 등 다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