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던 한국 사회의 사건 중 하나가 용산참사였고, 그다음이 최근의 인천공항공사 정규직화 사건이었다. 그런데 별안간 한국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깨달았다. 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페북에서 찰스 틸리(Charles Tilly)를 언급한 최성수 교수의 영향도 컸다. 초간단 정리를 미리 하자면, 한국 사회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구조적 사회이동의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의미는 조금 다르지만 경제성장률이 떨어졌다는 것), 기회 평등의 개선으로 상위계층의 세습이 … [Read more...] about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시사
코로나19 시대의 인지 부조화
※ The Atlantic의 「The Role of Cognitive Dissonance in the Pandemic」을 번역한 글입니다. 천국의 문(Heaven’s Gate)이라는 종교 단체가 있었습니다. 천국의 문 회원들은 1997년에 지구에 가장 근접할 예정이던 헤일밥(Hale-Bopp) 혜성 뒤를 지구에서 자신을 구원해 우주로 데려가 줄 우주선이 따라온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회원 중에는 육안으로도 볼 수 있던 혜성을 더 자세히 보려고 값비싼 고해상도 천체 망원경을 산 사람들이 … [Read more...] about 코로나19 시대의 인지 부조화
의료 파업은 ‘적정 수가’에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나
대한 의사협회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한국 사회에는 여러 가지 흔적을 남긴다. 한쪽에는 이 시간에도 응당 받아야 할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들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국 의료계의 현실과 개선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들이 나온다. 여러 논의를 지켜보다가 한국 의료수가에 상당한 오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의료수가는 원래 계산하기가 좀 까다롭다. 그런데 일반 대중뿐 아니라 당사자인 의사들도 잘못 아는 분이 많아서 간략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의료수가란 … [Read more...] about 의료 파업은 ‘적정 수가’에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나
민주노총은 왜 검사 안 하냐고?
방역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역학조사의 범위, 검사의 수, 격리 등 제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역량, 수용 가능한 환자 수… 이건 무한하지 않다. 지금 교회발 + 광화문발 감염 사태만으로도 현재 방역 당국은 과부하가 걸려 있는 중이고. 자원이 무한하다면 그냥 전 국민 코로나 검사 2주 동안 빡세게 돌리면 코로나 사태 끝낼 수도 있다. 물론 될 리가 없자늠(…) 그러니 방역은 당연히 ‘우선순위’를 두고 위험군들을 우선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럼 지금 가장 위험한 집단이 … [Read more...] about 민주노총은 왜 검사 안 하냐고?
[의사는 20년 후에도 부족하다] 1. ‘높은 의료 접근성’의 이면
대한의사협회는 우리의 1,000명당 의사 수는 작지만, 의료 접근성이 높아 의사 수를 더 늘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측정 방식은 다양하지만 의료 접근성은 보통 의사 1인당 진료 회수로 측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이 높다는 건 의사가 환자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의사 한 명이 하루에 환자 열 명을 보다, 스무 명을 진료하면 의료접근성이 높아지게 된다. 의사는 환자를 더 많이 진료하지만, 환자 개인은 병원을 더 자주 방문하는 것과 같다. 어느 페친이 링크해 놓은 어느 대형병원 원장의 건강 … [Read more...] about [의사는 20년 후에도 부족하다] 1. ‘높은 의료 접근성’의 이면
자가격리 동행 요구 경찰과 실랑이 벌인 김문수,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했어’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 중에 확진자가 속출하지만, 당시 집회에 참석했던 극우 인사가 경찰의 자가격리 동행 요구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문수, “내가 김문수, 국회의원 세 번 했어” 지난 16일 국회의사당역에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A씨가 자가격리를 위반해 보건소로 강제 연행을 하기 위해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경찰은 함께 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성창경 기독자유통일당 수석대변인에게도 동행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의 요구에 … [Read more...] about 자가격리 동행 요구 경찰과 실랑이 벌인 김문수,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했어’
신천지보다 ‘사랑제일교회’가 더 위험한 이유
8월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6명 증가했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최근 2주간 국내 집단 발병률이 68.1%까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집단발병 사례 중에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사랑제일교회 누적 확진자는 총 676명이며 전날 대비 53명이 늘어났습니다.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참석자의 양성 판정도 늘어나는데, 중심에는 집회를 주도했던 사랑제일교회 담임이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회장이 있습니다. … [Read more...] about 신천지보다 ‘사랑제일교회’가 더 위험한 이유
임대차 3법으로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될 것인가?
5분간의 명연설이라는 야당 의원 연설을 보수 언론에서 진짜 명연설이라고 추켜세우길래 읽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왜 이걸 명연설이라고 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저 연설 내용에서 주장하는 바를 요약하면 결국 이렇습니다. 전세가 없어지고 월세로 전환될 것이고 그건 무주택자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될 것이다. 집주인이 전세 물건을 시장에서 빼내어 친인척에게 살게 만들 것이다. 제가 볼 때는 오버입니다. 그럴 가능성 높지 않습니다. 이번 임대차법 개정안은 단순화해서 말하면 그냥 … [Read more...] about 임대차 3법으로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될 것인가?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의 양적 효과
「코로나로 실종된 학력 중간층」, 동아일보 예상했던 결과다. 전에도 한 번 얘기했고. 많은 분이 교육의 질적 개선을 얘기하지만, 교육의 가장 강력한 효과는 양적 효과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하고, 더 많은 사람이 대학 교육을 받게 하는 양적 팽창이 교육의 가장 강력한 효과다. 교육의 양적 효과로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이고 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든다. 사회학의 여러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되는 사항이다. 예를 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대학의 양적 팽창이 … [Read more...] about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의 양적 효과
나는 그래도 의정부고 학생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의정부고 학생들의 흑인 분장과 이를 지적한 샘 오취리에 대한 비난을 바라보면서 별말을 안 한 건 지쳐서다. 내겐 그 장면이 요즘 들어 연이어 터지는 몰지각과 폭력의 마지막 일격이었다. 그즈음에선 어안이 벙벙해졌다. 물론 젊은 층일 수록 흑인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져 감을 느낀다. 그건 근래의 현상만은 아니고 흑인 음악이 강세를 얻어갈 무렵인 20년 전부터 차츰 굳어갔다. 오히려 흑인의 검은 피부와 근육질 신체를 닮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흑인을 비하적인 시선으로 보던 그 … [Read more...] about 나는 그래도 의정부고 학생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