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은 거의 없지만 10여 년 전에는 한국 학생이 미국 유수의 대학에 들어가면 무슨 큰 성취를 한 양 언론에서 떠들었다. 지금도 좋은 대학 가고 시험에 합격하는 것을 큰 성취인양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맞다. 개인으로써는 큰 성취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겠지. 그런데 사회적으로는 시험 잘 본 것은 남들이 다한 얘기 머리 속에 잘 베꼈다는 것밖에 없다. 머리 속에 써두는 컨닝페이퍼 정도. 당신이 시험 잘 보는 것의 사회적 부가가치는 제로다. 아무런 기여가 없다. 시험에서 수학 문제 … [Read more...] about 시험, 신입사원의 가치, 채용제도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은 감소하지 않았다
1. 사회이동에 대한 연구를 종합하는 두 편의 발표가 있었는데, 하나는 기존 연구를 종합하여 요약한 정인관, 최성수, 최율, 황선재 교수의 논문(아마도 올해 <경제와사회>에 나올 듯), 다른 하나는 내년 초에 단행본으로 발간될 예정인 박현준 교수의 연구. 두 연구의 결론은 가용한 모든 데이터를 종합하여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의 변화 경향을 추적해 보았는데, 일반적 인식과 달리 세대 간 사회이동의 확률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세대 간 사회이동이 조금 더 활발해지는 … [Read more...] about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은 감소하지 않았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던 한국 사회의 사건 중 하나가 용산참사였고, 그다음이 최근의 인천공항공사 정규직화 사건이었다. 그런데 별안간 한국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깨달았다. 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페북에서 찰스 틸리(Charles Tilly)를 언급한 최성수 교수의 영향도 컸다. 초간단 정리를 미리 하자면, 한국 사회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구조적 사회이동의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의미는 조금 다르지만 경제성장률이 떨어졌다는 것), 기회 평등의 개선으로 상위계층의 세습이 … [Read more...] about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부동산과 서민 정치의 어려움
늘 하는 얘기지만 주 대상은 중산층 내지는 중상층인데, 서민들이 덩달아 혜택을 보는 그런 정책이 좋은 정책이다. 여기서 좋다는 것은 그래야 오래 간다는 것. 서민을 직접적 대상으로 하는 정치나 정책은 지속되기 어렵다. 서민은 정치세력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비근한 예가 최저임금. 눈곱만큼이라도 진보입네 하는 사람들은 다들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그렇게 오랫동안 목소리를 높였고 최저임금은 한국 사회 계급 정치의 중요 아젠다로 세팅되었다. 하지만 막상 최저임금을 급격히 … [Read more...] about 부동산과 서민 정치의 어려움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의 양적 효과
「코로나로 실종된 학력 중간층」, 동아일보 예상했던 결과다. 전에도 한 번 얘기했고. 많은 분이 교육의 질적 개선을 얘기하지만, 교육의 가장 강력한 효과는 양적 효과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게 하고, 더 많은 사람이 대학 교육을 받게 하는 양적 팽창이 교육의 가장 강력한 효과다. 교육의 양적 효과로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이고 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든다. 사회학의 여러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되는 사항이다. 예를 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대학의 양적 팽창이 … [Read more...] about 코로나19로 드러난 교육의 양적 효과
샘 오취리 사과로 다시 보는 한국의 인종차별
1. 7년 전에 한국의 인종차별 의식에 대한 글을 하나 포스팅한 적이 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지에 국가별 인종차별 인식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한국인의 인종차별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 그때 썼던 글은 World Value Survey(WVS)의 2005-2007년 자료에 근거했었다. WVS가 현재 7차 조사 진행 중인데, 가장 최근 자료는 2010-13자료. 2005-07년에 비해 한국인의 인종차별 인식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부터 … [Read more...] about 샘 오취리 사과로 다시 보는 한국의 인종차별
한국에서 대통령제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
지난 「21대 총선 감상」에서 비례대표제에 대한 보충 설명이다. 한국에서 대통령제가 바뀌기 어렵다고 얘기하면 많은 분들이 그냥 여론 때문에 그렇게 얘기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예전에 사회과학자들에게 사회과학의 최대 난제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적 있는데, 그 난제들 중의 하나가 제도의 생성과 유지였다. 사회과학자들은 한 사회에서 제도가 어떻게 유입/생성되고 정착되고 유지되는지 그 메커니즘을 알지 못한다. 왜 제도의 생성과 유지가 사회과학의 난제인가? 그 의미는 무엇인가? 한국의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 대통령제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
한국의 코로나 대응과 갑자기 나타난 사회적 신뢰
한국의 코로나 대응이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한 이유 중 하나, 특히 시민들의 성숙한 대응에 대한 설명으로 등장하는 게 '사회적 신뢰'. 대표적인 게 코로나 사태에서 사회적 신뢰를 직접 조사했던 한국리서치 결과다. 코로나 사태는 한국이 신뢰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까지 얘기한다. 그런데 한국은 사회자본과 신뢰가 부족해서 문제인 사회라고 지금까지 마구 비판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상호신뢰는 바닥을 긴다는 연합뉴스. 최하위 사회적 자본으로 선진국 못 된다는 동아사설. … [Read more...] about 한국의 코로나 대응과 갑자기 나타난 사회적 신뢰
기획재정부의 반항: 행정부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1. 짜증 나긴 하지만 놀랍지는 않다. 한국 정치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표현하는데, 그 의미는 보수가 표를 얻기 더 쉽다거나, 빨갱이 공격이 쉽게 먹힌다거나, 영남의 의석수가 호남보다 많다거나 등에 한정되지 않는다. 행정부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선출된 권력이 그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행정부 공무원들의 실행이 필수적. 늘공 공무원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선출 권력의 의지를 사보타지할 수 있다. 한국은 주로 보수가 계속 집권해왔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보수의 정책을 디폴트로 … [Read more...] about 기획재정부의 반항: 행정부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조만간 청년실업이 아니라 청년노동력 부족을 걱정해야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초기에는 오히려 실업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경제위기 등으로 수요위축이 심했기 때문이다. 수요위축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실업률이 낮아지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인력난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된다. 독일처럼 생산가능인구 감소에도 성장세가 저하되지 않은 국가는 노동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노동생산성에 큰 변화가 없다면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장기적으로 고실업보다는 노동부족 및 인력난으로 … [Read more...] about 조만간 청년실업이 아니라 청년노동력 부족을 걱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