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에 추진하려던 의료 정책은 의대 정원 증원,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네 가지로 구성된다. 그 중 의대정원 확대가 의사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다. 정원 확대는 밥그릇을 작게 만들기 때문이다. 1. 이상한 논리로 비틀었지만 파업의 최고 목적은 '밥그릇 지키기'였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하락해 이윤이 떨어지듯이 의사 수가 늘어나면 경쟁이 심해져 수입이 줄어든다. 의사 수가 적으면 의사들의 수입은 늘어나겠지만, … [Read more...] about [의사는 20년 후에도 부족하다] 2. 머지않아 넘쳐날 거라고? 그렇지 않다
[의사는 20년 후에도 부족하다] 1. ‘높은 의료 접근성’의 이면
대한의사협회는 우리의 1,000명당 의사 수는 작지만, 의료 접근성이 높아 의사 수를 더 늘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측정 방식은 다양하지만 의료 접근성은 보통 의사 1인당 진료 회수로 측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이 높다는 건 의사가 환자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의사 한 명이 하루에 환자 열 명을 보다, 스무 명을 진료하면 의료접근성이 높아지게 된다. 의사는 환자를 더 많이 진료하지만, 환자 개인은 병원을 더 자주 방문하는 것과 같다. 어느 페친이 링크해 놓은 어느 대형병원 원장의 건강 … [Read more...] about [의사는 20년 후에도 부족하다] 1. ‘높은 의료 접근성’의 이면
기본소득이 가능하려면
기본소득! 말은 '기본'이라지만 실제로는 복잡하다. labor/work/action을 구분한 한나 아렌트의 생각과 소스타인 베블런의 다중본능론, 여기에 제도경제학의 연구 방법으로 기본소득에 접근해보았다. 21세기 기본소득논의를 19세기 경제학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소득 없인 생활이 안 된다. 시장경제에서 소득은 대체로 노동의 대가로 들어온다. 제법 근사하게 살자면 소득이 높아야 하지만, 그리 근사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사람답게 살고자만 해도 얼마간 돈이 필요하다. 이런 … [Read more...] about 기본소득이 가능하려면
기부를 조롱하는 사회
1. 소득엔 '불로소득'과 '노동소득'이 있다. 불로소득은 노동하지 않고서도 얻은 소득이다. 도대체 뭘했기에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나? 강탈하면 그런 돈을 번다. 대기업이 하도급거래시 중소기업을 힘으로 눌러 불공정 거래를 할 때 그런 일이 일어난다. 배신해도 불로소득을 벌 수 있다. 계약금 떼먹거나 임금을 체불하거나 안 주면 된다. 이런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도 불로소득 획득이 가능하다. 간교한 계략, 곧 간계와 기만을 통한 돈벌이인데, 주식 투기, 부동산 투기, 펀드 투기 등 각종 … [Read more...] about 기부를 조롱하는 사회
그놈이 그놈 아니다: 인플레이션이냐 실업이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나?
※ 총선 전 필자가 수정해 게재한 4년 전 글을 수정해 올립니다. 경제학자지만 한국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등으로 대표되는 경제신문을 읽지 않는다. 왜 그런가? 온통 주식, 채권, 펀드, 부동산, 수출, 수입, 기업매출, 이자 등 나와 무관한 기사로 도배되어 있기 때문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건 경제가 아니다. 그건 시장이며 도박이다. 이런 걸 경제라고 착각하며, 자신이 경제를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을 보면 서글프다. 경제는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 … [Read more...] about 그놈이 그놈 아니다: 인플레이션이냐 실업이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나?
재난기본소득과 포퓰리즘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인간의 욕구를 절대적 욕구와 상대적 욕구로 구분했다. 천사가 아닌 인간은 굶고 살 수 없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빈곤하면 인간이 피폐해진다. 의식주 등 절대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인간은 폭력에 쉽게 기대거나 도덕적으로 타락하거나 비루한 노예로 전락하는 것이다. 결국 동물과 똑같이 된다. 더욱이 존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존재로 강등된다. 결국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다 악의와 울분을 품다 불행하게 생을 연명한다. ‘기본소득’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 [Read more...] about 재난기본소득과 포퓰리즘
일본상품 불매운동은 민족주의적 광기인가?
경제학으로 국한해 보자. 무엇을 위해 살며, 어떻게 살 것인가? 신고전주의 주류경제학은 경제학과 학생들에게 어떻게든 이 질문을 외면하게 만든다. 경제학을 오래 연구하면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궁극적 목적은 사람들로부터 이 질문을 던지지 못하게 하도록 기획되었다.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 질문을 명시적으로 던지지 않지만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교과서와 연구모델에서 이미 답은 주어져 있다. 철학적으로는 ‘쾌락’, 그리고 ‘공리’(성공과 이익)이며, 경제학 교과서에서 그것들은 … [Read more...] about 일본상품 불매운동은 민족주의적 광기인가?
이게 나라다!
국가의 존재 이유 국가는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가? 경제학자가 국가에 대해 뭘 알겠느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경제학에서 국가만큼 중요한 ‘비경제적’ 행위자도 없다. 주류경제학은 그것을 쳐부숴야 할 원수로 보지만 ‘제도경제학’에 국가는 소중한 친구다. 원수든 친구든 어떻게 바라보든지 간에 모두에게 국가는 주요 관심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제학자들도 나름대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말해왔다. 유감스럽게도 경제학자들이 국가론을 연결하는 데 익숙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많은 경제학자가 국가의 … [Read more...] about 이게 나라다!
쓴소리 실천하기 진짜 힘드네
최신 과학기술은 편리하고 저렴하다. 스카이프로 통화하면 전화비도 제로다. 오늘 멀리 있는 아들과 공짜 통화를 3시간 즐겼다. 화상통화 덕분에 아내와 셋이 이야기를 나눈다. 사는 얘기도 나누지만 나한테 걸려들면 학술적 토론으로 진화해 버려 모두 골치를 앓는다. 이리저리 가지를 치다보면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장성한 자식과 할 말이 뭘 그리 많은지 다들 의아해하지만 사실 내가 건 토론 때문에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오늘은 서로 충고를 주고받기로 했다. 뭐 이것도 계획된 건 … [Read more...] about 쓴소리 실천하기 진짜 힘드네
사내유보금, 제대로 압시다!
1930년대 세계대공황(Great Crisis)에 대해 들어 본 적이 계실 것이다. 그 역풍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대문자’로 표기한다. 미국에서 시작되었지만 미국 안에서 유야무야 해결되지 않고 전세계경제를 강타했기 때문에 보통 ‘세계’대공황이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1929년 호황의 정점에서 붕괴가 시작된 후 1932년경에 불황의 최저점에 머무르다 그 후 케인지언 정부의 적극적 개입에 힘입어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1930년대’ 대공황이라고도 부른다. 요즘 번역작업으로 바빠 많이 … [Read more...] about 사내유보금, 제대로 압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