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함께 무너진 가족 이야기 1997년에 터진 국가부도 IMF 정국과 관련해 가장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은 기사가 하나 있다. 당시 앳된 청년이던 내가 겪은 곤란은 그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었다.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전국에 실직자가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 한 젊은 부부도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 그들에겐 아직 품에 안고 키워야 하는 어린 아기도 있었다. 살아가긴 살아가야 하는데, 완전히 빈털터리가 된 부부는 갈 곳이 없었다. 양가도 … [Read more...] about IMF부터 코로나19까지, 당신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가
시사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는 왜 그랬을까
어업지도선 선원으로 일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북한 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A씨를 발견하고 배에 태우지 않은 채로 대화를 한 후, 배를 돌려 돌아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그를 총으로 쏘고 시체를 불로 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1일 오전 한국군에 의해 실종이 확인됐고, 22일 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을 강력 규탄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A씨는 왜 바다에 빠진 것일까.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은 그가 신발을 벗고 … [Read more...] about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는 왜 그랬을까
의료계의 수술실 내 CCTV 반대에 관하여
현재 병원 내 CCTV 설치 의무화를 두고 이슈가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의사들이 이 부문을 반대하는 논리적 근거가 매우 궁금했다. 얼마 전 국회에서 열렸던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토론회’에서 경기도 의료원,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법조계 인사, 대한의사협회(의협) 중 의협만 제외하고 모두 수술실 내 CCTV 설치에 찬성을 했다. 과연, 의사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미리 환자의 동의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 [Read more...] about 의료계의 수술실 내 CCTV 반대에 관하여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전략, 미국처럼 한다면?
사람들은 보통 일일 신규 확진자 수에 가장 주목한다. 4개월 넘게 두 자리 수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돌파한 것이 8월 14일이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힘입어 신규 확진자 수는 8월 27일 441명에서 정점을 찍고 계속 내려와 9월 14일 기준 109명을 기록했다. 덕분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도 시행되었다. 코로나19의 더 상세한 분석을 위해 다른 숫자들을 한 번 찾아보았다. 무증상자를 포함해 현재 전염 우려가 있는 격리 중 확진자, 에크모나 산소마스크 … [Read more...] about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전략, 미국처럼 한다면?
인류세가 대체 뭐기에?
※ 2020 서울국제도서전 ‘XYZ:얽힘’에 참여하는 글입니다. 인류세는 세금이 아니다 최근 ‘인류세’라는 새로운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사실 이 용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인류에게 매기는 세금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다시 보니 인류세의 ‘세’는 ‘tax’의 의미가 아닌, 시대나 시기를 뜻하는 ‘世’였다. 그러니까 발음도 [일류쎄]가 아닌 [일류세]가 맞다. 인류세는 지질학적 시대 구분을 뜻한다. 지질시대는 지구가 탄생한 선캄브리아대부터 시작하여 육상 식물이 출현한 … [Read more...] about 인류세가 대체 뭐기에?
추미애와 그의 아들은 위법이 아니라 위세를 누렸다
난 추미애와 그 아들이 대단한 불법 위법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테크니컬리 탈영이 맞기는 하겠으나 카투사 군 생활에 그런 일들이 사실 좀 흔하게 있는 편이기도 하고, 어떻게든 변호하거나 이해해주자면 이해 못 할 정황이 없는 것도 아니거든. 다만 꼴사나운 거다. 의대생 부모들이 국시 문제로 여기저기 전화하고 나대는 거와 추미애가 직접 여기저기 전화 거는 거나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추하지. 장관급이 여기저기 전화 돌리면서 구설에 오를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들이 응급 상황에 … [Read more...] about 추미애와 그의 아들은 위법이 아니라 위세를 누렸다
반세기가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흑백 간 부의 격차, 원인과 해법은?
※ The Economist의 「The black-white wealth gap is unchanged after half a century」를 번역한 글입니다. 한때 “블랙 월스트리트”로 불렸던 오클라호마 털사의 부유한 흑인 동네 그린우드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1921년 구두닦이였던 흑인 딕 롤랜드 씨는 도심의 사무실 빌딩의 엘리베이터걸이었던 백인 여성을 강간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됩니다. 이에 분노한 백인들이 폭도가 되어 롤랜드 씨를 린치하러 법원 건물에 모여들었고, … [Read more...] about 반세기가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흑백 간 부의 격차, 원인과 해법은?
주식 권하는 사회
‘동학개미운동’ 이 회자될 정도로, 모두가 주식투자를 하는 시대가 왔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심지어 9월 1, 2 일간 있었던 카카오게임즈 IPO 투자공모에는 58조 원의 돈이 몰렸다. 2020년 대한민국 국가 예산이 총 513조 원 정도였다. 광풍, 과열의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미쳤다. 지긋지긋한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사람들은 여름 휴가도 못 간 채 집안에 고립되었고, 허용된 자유라고는 배달음식과 언택트, 게임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주식이야 말로 얼마나 강렬한 자극이자 유혹인가. … [Read more...] about 주식 권하는 사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
모 천조국 교수의 말씀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혹 그 이상의 록다운에 어떤 조치가 병행되어야 하는지는 대강 명확하다. 2주 이상의 록다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임대료 징수 연기 조치 특별실업급여 급한 불막기용 현금 살포 천조국이 실제로 이걸 세트로 시행하기도 했고.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건, 이런 조치의 목표가 사실 '감염자 수 0'이 아니라는 거다. 아무리 강력한 록다운 조치를 한들 국민들이 오버 마인드의 의지에 종속되는 군체 같은 개념이 아닌 … [Read more...] about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
“네 딸도 당해봐야 정신 차리겠느냐?”
※ 손정우 미국 송환을 불허한 강영수 판사에 대한 기사문에 “니 딸도 당해봐야 정신 차리겠느냐?”는 비난 댓글이 많습니다. 다른 성범죄 기사문에도 그런 댓글이 많이 보입니다. 분노는 정당하지만 그런 방식의 분노 표출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제가 전에 쓴 글을 재업합니다. 성범죄 기사에 끔찍한 댓글들이 많이 보입니다. 너 딸도 똑같이 당해라! 저놈 마누라도 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기사 댓글뿐 아니라 실제로 저런 말을 나름 정의롭게 하시는 분들을 종종 … [Read more...] about “네 딸도 당해봐야 정신 차리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