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잘할 수 있으세요?
이 질문은 ‘불확실성’을 담고 있다. 아마 편의점만 가봐도 친절한 편돌/편순이(일부러 이 말 썼다)와 월급이 아까울 정도의 아르바이트생이 공존한다. 그 하찮은 아르바이트라도 접객 서비스에 대한 사장님들의 고민은 있다. 물론 대부분은 이 계약관계가 성실하게 지켜지고, 그 확실성이 떨어지는 분야일수록 높은 임금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번 인천국제공항 논쟁은 진짜 웃긴 것이, 2017년 5월 12일 이전 입사자들은 무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별일 없이 회사의 질문에 응답했다.
일 잘해왔네요. 정규직으로 전환합시다.
이게 인국공 정규직화의 본질이다.
신분 보장을 할 테니 앞으로 좀 더 신의성실 의무가 부과될 겁니다. 잘해봅시다.
회사가 건넨 말은 이것이다. 회사의 의문에서 취준생들은 ‘입증되지 않은 인력’이다. 알 수 없으니 각종 스펙을 본다. 일자리 공급은 적은데 수요가 많으니 줄을 세운다. 그 고통은 본질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부족하고, 회사가 구직자 입증을 오로지 개인들에게 전가하는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추세는 대부분 취업 연계 인턴 등 앞서 언급한 “이 일 잘할 수 있어요?”를 구체적으로 묻는 수시 채용으로 하고 있다. 근데 앞서 인국공에 항의하는 취준생들은 그 줄 세우기 기준에서의 우위를 내세워 3년간 무사고 업무 수행한 자들과 다시 경쟁하자고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게다가 해당 업무는 더 좋은 학력과 더 좋은 스펙을 뽑는다고 더 높은 생산성을 추구할 수 없다. 딱 원하는 생산성은 출입국 프로세스상 무사고이다. 극단적으로 초졸로 3년간 근무한 사람이 있는데, 굳이 그를 해고하고 서울대 출신 무경력자를 뽑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인정 좀 하자. 당신의 스펙을 내세우기 위해 이미 타인이 회사의 질문에 성실히 응답한 것을 무효화시키고 다시 경쟁하자는 것 자체가 깽판이라는 것이다.
원문: 임형찬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