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내 트위터 프로필에 넣은 문구가 있다.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 당연하게도, 어디서 많이 들어봤을 듯한 말, 문재인 정권의 표어인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의 변용이다. 부정부패의 사회를 벗어나 능력주의를 지향하자는 정도로는 심히 부족함이 이미 노무현 정권 시절 드러났고, 두 텀 아니 한 텀 반 동안의 “보수” 정권 동안 뼈저리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특히 박2 정권이 워낙 THE부패로 퇴화해버린지라, 우리 … [Read more...] about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
한국의 ‘인문학’,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날 한국사회의 ‘인문학 담론’에 대한 약간의 단상. 이번 화두도 애스크 에프엠(Ask.fm)에서 주고받은 문답 때문에 나왔다. Q. 근데 강유원은 왜 강신주처럼 인기스타가 되지 못할까요? A. 요리의 품격과 건강을 챙겼으나 즐기려면 그만큼의 노력도 필요한 식당 vs. 맥도날드 여기서 ‘노력’은 인문학에 대한 배경지식 뭐 그런 차원에 머무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인문학이라는 개념을 적절하게 인식하는 것 자체부터 시작하는 노력'을 지칭하고 싶다. 그 시작은 다른 어떤 화두라도 … [Read more...] about 한국의 ‘인문학’,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30대가 되면 여러분에게 일어나는 10가지 일
「30대가 되면 당신에게 일어날 30가지」나 「30대 오덕을 위한 팁」 같은 스타일의 글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한번 대충 편승. 30대가 되면 보통 일어나는데 별로 엄청나지는 않은 대충 몇 가지 일. ‘카츠라기 미사토 대위(29)’라는 말에 충격받는다. ‘2030’으로 세대를 묶는 표어들이 낯설어진다. 20쪽 세대와 전혀 성향이 다르다고! 신곡 찾아 듣기와 옛 앨범 다시 찾기 사이의 비율이 이미 뒤쪽으로 기울고 있다. 친구 중 이거 뭐 완전히 아저씨 아줌마가 … [Read more...] about 30대가 되면 여러분에게 일어나는 10가지 일
일제 잔재 청산은 권위주의적 문화부터
TV를 켜고 뉴스를 본다. 뭔가 새로운 것들이 보도되는 것 같다. 인터넷에 접속해 작년 뉴스를 볼까? 놀랍게도 오늘의 뉴스와 똑같다. 기념일이면 특히 심하다. 광복절에도 예외 없이 반복되는 클리셰가 있다. 각지에서 열리는 행사 스케치, 눈물 흘리는 노인들,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 매해 반복되는 쉰 떡밥에 에너지 낭비 말자는 의미에서 간단하게 이들 문제를 정리해 본다. 광복절 클리셰 짧은 정리 일본어: 노가다, 기스, 다라이, 누끼 등의 일본어를 쓰지 말자는 … [Read more...] about 일제 잔재 청산은 권위주의적 문화부터
나무위키 평가에 대한 평가
최근 연합뉴스의 나무위키 기사 “나무위키 10년…유머로 키운 ‘잡학다식’의 숲”에 코멘트로 응한 것의 풀 버전. 기사 본문에 다른 분들의 멘트와 기초 사실 등 다양한 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그쪽을 먼저 추천하지만, 이쪽은 내 견해만 펼친 것. 1. 나무위키 발전 과정 관련 위키피디아는 초기부터 공동창안자인 래리 생어가 “사전”이라는 모델을 상정해서 몇 가지 핵심 규칙을 두었는데, 예를 들어 이런 거죠. NPOV: 자체적인 시점을 두지 않음 … [Read more...] about 나무위키 평가에 대한 평가
유럽 각국, 트럼프의 미국을 놓고 개드립 경쟁
지금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그 유령은 바로 트럼프 미국에 아부하기 개드립. 시작은 1월말 즈음 네덜란드에서 비롯되었다. VPRO방송국의 토크쇼 'Zondag met Lubach'에서 제작한, 흔한 국가 관광홍보물 형식을 패러디한 클립.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최우선으로 America First”라는 대놓고 골목대장스러운 표어를 내걸자, 그걸 조롱하는 의미에서 마치 그 뒤에 줄이라도 서는 것처럼 “그럼 네덜란드를 차선으로 Netherlands Second”라고 개그를 친 … [Read more...] about 유럽 각국, 트럼프의 미국을 놓고 개드립 경쟁
저널리즘 디지털 혁신 논의를 되짚기
많은 이들이 나보다 훨씬 치열하게 고민하는 ‘저널리즘의 디지털 혁신’ 논의에 관해서, 약간 기본 전제로 잡아야 할 구석을 짚어두고자 몇 가지 논의 사항을 남긴다. 모든 것의 제 1질문은, "굳이 그것을 왜 하는가"이다. 물어보자. 왜 저널리즘을 하는가? 민주사회적 기능? 유통업 성공? 아름다운 보도 솜씨 과시? 디지털 혁신을 저널리즘의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 시민참여의 질적 향상이라는 규범적 목표를 위해? 산업적 성공을 위해? 실력 뽐내기? 사실은 물론 모두 해당하고, 서로 상당 부분 … [Read more...] about 저널리즘 디지털 혁신 논의를 되짚기
2016 미국 대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늘 흥미진진하다. 미국이라는 국가의 강력한 국제적 입지도 중요하지만, 오늘날 대통령제 민주 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정치현상의 가장 선명한 모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두 개의 정당이 정치를 압도적으로 좌우하면서, 강력한 지역 자치와 경쟁 과정의 철저한 보장으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그런 식으로 도덕률과 개인의 자치 같은 미국 맥락의 보수성을 표방하는 공화당, 사회보장과 문화적 자유주의를 강조하는 민주당이 정치의 양자택일로 주어지곤 … [Read more...] about 2016 미국 대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잠재적 가해자라는 버튼
!@#… ‘잠재적 가해자’라는 말에서 버튼이 눌리신 분들과 나눠보고 싶은 이야기 한 토막. 노동조건이나 문화적 대우는 물론이고 이번 비극적 사건으로 불 붙었듯 치안조차 성차별이 심하여 모두 머리를 맞대고 대처를 논해야 할 마당에, 비교적 사소한 레토릭 하나로 연대 결렬을 선포하는 것은 애석한 일이라서 약간의 교통정리. 문제 지점: '잠재적 피해자' 대처해야 할 문제 지점을 대충 건조하게 접근하자면 이렇다. 가해가 이뤄졌을 때 행위에 상응하는 적발/처벌/재교육을 … [Read more...] about 잠재적 가해자라는 버튼
다른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데이빗 보위의 노래 10선
!@#.. 한 시대, 아니 여러 시대를 풍미한 락커 데이빗 보위(David Bowie)가 외계로 돌아갔다. 아니, 고블린왕이 왕국으로 돌아갔다. 심지어 지구의 팬들을 위한 마지막 음악선물까지 불과 며칠 전에 남겨주고 갔다. 포크락과 글램을 거쳐 인더스트리얼과 전위 재즈까지 멋지게 소화해온 잡식가의 다음 도전을 이제 인간계에서 못보게 되었다. 어떤 장르, 어떤 문화, 어떤 주변 존재 틈바구니에서든(프레디 머큐리든 요괴들이든) 자연스레 녹아들고 화려하게 돋보일 수 있던 능력의 소유자. 아니 그쯤되면 … [Read more...] about 다른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데이빗 보위의 노래 10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