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대, 아니 여러 시대를 풍미한 락커 데이빗 보위(David Bowie)가 외계로 돌아갔다. 아니, 고블린왕이 왕국으로 돌아갔다. 심지어 지구의 팬들을 위한 마지막 음악선물까지 불과 며칠 전에 남겨주고 갔다. 포크락과 글램을 거쳐 인더스트리얼과 전위 재즈까지 멋지게 소화해온 잡식가의 다음 도전을 이제 인간계에서 못보게 되었다.
어떤 장르, 어떤 문화, 어떤 주변 존재 틈바구니에서든(프레디 머큐리든 요괴들이든) 자연스레 녹아들고 화려하게 돋보일 수 있던 능력의 소유자. 아니 그쯤되면 초능력, 마법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던 독특한 존재를 추모한다.
Space Oddity의 우주적 고즈넉함부터 Magic Dance의 발랄함, Hearts Filthy Lesson의 섬뜩함, The Stars (Are Out Tonight)의 노년의 우울한 화려함까지, 디스코그래피 전체에 걸쳐 매우 오랫동안 내 취향을 울려주었던 이에게 경배를. 그의 위상을 생각할 때 어차피 온갖 추모 공연이 뒤따르겠지만, 다른 가수들이 그의 노래를 멋지게 리메이크했던 10개의 순간을 소개한다. #RIPBowie.
Space Oddity / Chris Hadfield
– 우주에서 부르는 Space Oddity. 원곡의 고즈넉함을 극대화한, 적절함의 최고봉.
Space Oddity / The Smashing Pumpkins
– 째지는 절규로 한 세대를 대표한 빌리 코건 답게, 노래 줄거리에 담긴 고통의 정서 부분을 끄집어낸다.
Life on Mars / Seu Jorge
– 스티브지소우씨의 해저여행. 영화에 가득한 인공적 디자인과 먹먹한 정서를 가로지르는 것은, 포르투갈어로 처연하게 울리는 보위 노래.
Sound and Vision / Beck
– 소리의 장인 벡이 360도 시야와 소리에 대한 스펙타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당연하게도 이 곡이었다.
Starman / Milky Edwards & The Chamberlings
– 데이빗 보위는 모타운 사운드에도 영감을 주었다. 아, 사실은 가짜지만.
Hallo Spaceboy / Pet Shop Boys
– 90년대 중후반 전자음악에 심취했던 보위의 곡을, 한 전자음악 하는 이들이 기꺼이 재탄생시키다.
Cat People (Putting Out Fire) / Tina Turner
– 신비/멜랑콜리한 원곡이었으나, 티나터너의 압도적 파워가 더해졌다.
Fame / Duran Duran
– 80년대 보위의 뉴웨이브력은 세계제이이일(덧: 사실 이 곡은 75년 노래다). 듀란듀란도 알고 있더라.
Heroes (Helden) / Apocalyptica
– Heroes노래를 보위가 독일어로 부른 적도 있다. 그것을 첼로메탈밴드 아포칼립티카가 람슈타인 보컬과 함께 리메이크한 무지막지한 분위기의 곡.
The Man Who Sold the World / Nirvana
– 다른 사람이 부른 보위 노래를 리스트하면서 이것을 포함시키지 않은 경우가 있을까 모르겠다. 실로 여러 층위에서 대단한 퍼포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