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경계선(경계성) 지적기능을 가진 사람들의 피해가 알려지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방안과 지원조직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에서는 「경계성 지능 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 예방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하였고(기사 바로가기), 경계선 지능 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자조모임이 토대가 된 비영리법인 ‘느린학습자시민회’가 곧 결성될 예정이다(기사 바로가기). 경계선 지능이란 지능검사 기준(IQ) 71~84 사이로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경계선에 … [Read more...] about 경계선 지적 기능을 가진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성적 괴롭힘,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하나
지난 1월 25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성추행 피해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더불어 당내 사건 해결을 제안하면서 사건의 해결 과정도 주목받고 있다. 사건 해결의 궁극적인 목적이 피해자의 회복과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에서, 조직 내 공동체적 사건 해결을 우선순위로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성추행, 성폭력 사건의 발생은 늘 피해자의 신고나 폭로로 시작되었다. 장 의원이 말했듯, ‘피해자다움’이나 ‘가해자다움’이란 애초에 없지만, 피해자는 ‘너만 다쳐’라는 공격과 회유를 넘어 … [Read more...] about 성적 괴롭힘,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하나
당신이 우울해서 가난하다는 서사의 폭력
1. 몇 년 전 인터넷상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한 피자 배달노동자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한 재개발 예정 지역과 고급 아파트 단지에 1년간 배달을 다니며 느낀 단상을 들려주었다. 부자 동네를 가면 자신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아이와 그 옆에서 그렇게 하도록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의 모습을 보았고, 가난한 동네에서는 인사는커녕 자신을 하대하는 태도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부모의 부족한 인성과 여유, 혹은 낮은 교육 상태가 자식들로 하여금 낮은 자존감을 갖게 하고 사회적 성취를 어렵게 … [Read more...] about 당신이 우울해서 가난하다는 서사의 폭력
백신 접종, ‘디테일’이 관건이다
정부가 코로나 예방접종 세부계획을 발표했다(바로가기). 전보다 좀 더 상세하게 계획을 짰으니 세부라는 말이 맞겠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모든 이의 관심사, 한 사람 한 사람이 언제쯤 어디서 접종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정도가 되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정부가 모든 역량을 동원한 결과물에 대해 일반 원칙과 원리는 시비하지 않으려 한다. 문제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야말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만큼, 정부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능력과 … [Read more...] about 백신 접종, ‘디테일’이 관건이다
이루다는 보건의료와 무관할까?: 보건의료에서 AI의 윤리
이루다가 불러일으킨 소란은 이제 좀 잠잠해졌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남아있다. 제작사인 스캐터랩은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 대화형 인공지능인 이루다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의 동의 없이 사적인 카카오톡 대화를 사용하고, 걸러지지 않은 개인정보를 챗봇에 고스란히 노출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가 확산되었다. 보건의료 영역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나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ML)은 … [Read more...] about 이루다는 보건의료와 무관할까?: 보건의료에서 AI의 윤리
지금부터 백신 접종 준비를
12월 19일부터 12월 26일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인원은 194만 명에 머물렀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24만 명 남짓이다. 앞으로 점점 더 빨라지겠지만 아직 가속도는 붙지 않은 상태다. 미국보다 시작이 빨랐던 영국은 어떨까? 12월 9일 시작한 후 12월 24일까지 약 80만 명이 접종을 마쳤다. 미국보다 속도가 더 늦어 하루 5만 명 정도에 그친다. 마음은 조급하지만, 백신이 ‘성공’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절감한다. 이런 속도로 가서야 언제쯤이나 사회적 효과를 … [Read more...] about 지금부터 백신 접종 준비를
가난하다는 생각 그 자체만으로
빈곤이 건강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물질적 자원이 부족하면 건강한 환경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며 살아가기 힘들고, 몸이 아파도 제때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진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 역시 더 심할 것이다. 그런데 이때 빈곤이란 어느 정도 수준을 말하는 것일까.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고, 부담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는 정도면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일정 수준 이상의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다면 빈곤으로 인한 건강문제는 … [Read more...] about 가난하다는 생각 그 자체만으로
안정된 주거비는 건강하지 못한 이들에게 더욱 절실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집은 ‘주거 공간’이 아니라 ‘투기 상품’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어떤 지역 집값이 몇 달 만에 몇 배나 뛰었다는 뉴스들은 알뜰한 저축에 빚을 더해도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남는 것은 상대적 박탈감뿐이다. 그동안 어느 정부든 부동산 대책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았고 이번 정부에서도 주택 공급 확대와 시장 규제를 어우르는 야심 찬 계획이 속속 발표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집값 불안정을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다시 커졌고, 주먹구구식 … [Read more...] about 안정된 주거비는 건강하지 못한 이들에게 더욱 절실하다
차별적 뉴스 자체가 성 소수자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위협한다
설 연휴를 전후로 이어진 트랜스젠더 변희수 하사의 강제 전역, 트랜스젠더 A씨의 숙명여대 입학 포기 관련 뉴스들은 희망과 실망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예전에 비해 사회가 훨씬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과, 여전히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인가라는 실망 말이다. 성 소수자들의 권리를 배척하는 이들과 옹호하는 이들이 격돌하고, 그 어느 때보다 성 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라는 단어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정작 대다수의 당사자들은 자신을 드러내놓고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내 문제임에도 … [Read more...] about 차별적 뉴스 자체가 성 소수자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위협한다
연대의 힘으로 코로나19 피해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다. 3–4월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던 건 언제나 그렇듯이 가장 자원이 없는 사람들이다. 가뜩이나 기후위기로 인한 긴 장마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다시금 확산되어 그 피해가 더 심해질 것이 걱정이다.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돌봄 공백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어려움, 의료이용의 제약으로 인해 의료이용의 불평등 강화, 비대면 교육 강화로 인해 부모의 자원에 따른 교육 … [Read more...] about 연대의 힘으로 코로나19 피해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