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고양이 하나 보겠다고 그곳에 다녀왔다.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다시 전철을 갈아타고 간 것이다. 나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아니고,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캣맘도 아니다. 그저 랜선으로 만나는 고양이들을 애정 하며 지켜보고, 거리에서 만나는 길고양이들에게 응원의 눈빛을 보내주는 내향성 애묘인일 뿐이다. 8박 9일의 간사이 여행을 준비하며 잡은 콘셉트는 하나였다. 복잡한 오사카 말고 한적한 소도시 여행. 나와 여행 동지는 이미 오사카, 교토, 고베 같은 곳의 이름난 … [Read more...] about 겨우 고양이 보러 거기까지 갔다고?
문화
모노클, GQ와 이코노미스트가 만나다
형, 끝내주는 잡지가 나왔어. 모노클이라고 하는. 뉴욕에 머물던 동생의 목소리에서 보물을 발견한 자의 감격이 전해졌다. 10년 전 모노클 창간호가 나왔을 때의 일이다. 당시 동생의 안목은 옳았다. 이후 모노클은 잡지의 역사를 다시 썼다. 모노클의 성공 비결, 스타일 모노클의 성공 요인을 추리고 추리면 '스타일'이다. 더 정확히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시사 이슈를 스타일리시하게 전달한 것이 먹혔다. 이는 오너이자 발행인인 타일러 브륄레가 지닌 독특한 특성에서 연유한다. … [Read more...] about 모노클, GQ와 이코노미스트가 만나다
나는 평생 편견과 싸우는 걸 택했다: 당신이 맞서 싸우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싸워야 할 것이 있다고 믿는다. 주로 그것은 자신이 속한 집단과 상대 집단인 경우가 많다. 그런 종류의 투쟁은 분명 사회에 필요한 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맞서 싸워야만 한다고 느끼는 게 있다면, 그것은 어느 집단에 속한 누군가라기보다는 이 세상의 모든 편견이 아닌가 한다. 물론 편견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없을 수 없는 우리의 일부다. 편견 없이 세상 모든 상황을 그때마다, 모든 사람을 그 사람 자체로, 모든 사물을 매번 새롭게 받아들인다면 … [Read more...] about 나는 평생 편견과 싸우는 걸 택했다: 당신이 맞서 싸우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
‘보헤미안 랩소디’: 음악의 의지에 조응하는 영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가진 최고의 미덕은 '퀸'이라는 밴드의 정수를 대승적 차원에서 서사와 연출에 구현해냈다는 점이다. 얼핏 이 영화는 많은 예술가에 대한 영화가 그러하듯 천재적 뮤지션의 광기와 집착 그리고 파멸에 대한 이야기인 듯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의외로 평범하게 연출되어 있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엑스맨〉의 감독이었던 브라이언 싱어는 광기와 천재성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 인도 소수 파사르계였던 태생이나 게이였던 성 정체성, 에이즈로 인한 이른 죽음과 같은 좋은 떡밥을 … [Read more...] about ‘보헤미안 랩소디’: 음악의 의지에 조응하는 영화
‘쇼미더머니 777’의 진정한 승자는 마미손이다
한창 인기를 끈 ‘쇼미더머니 777’에 출연했던 '마미손'의 유튜브 동영상이 조회 수 2,500만 명을 넘었다. 댓글만 10만 개 가까이 달렸으니 단연 출연자들 중에서는 최고의 화제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방송 내에서는 심사위원에게 호평을 받고 인기투표에서 높은 순위를 얻은 나플라라든지 키드밀리의 동영상 조회 수는 그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마미손은 금방 탈락했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전폭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의 인기를 끌었다. 이대로 계속 가면 조회 수 … [Read more...] about ‘쇼미더머니 777’의 진정한 승자는 마미손이다
당신의 인생에 여행이 필요하다는 3가지 신호
여행으로 밥벌이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평범한 현대인들에게 여행은 “어른들에게 허락된 몇 안 되는 실현 가능한 꿈”이다. ‘실현 가능’이란 단어를 덧붙이긴 했지만 분명 호락호락하지 않은 꿈이다.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돈과 시간이 있으면 체력이 딸린다. 떠날 그 날을 위해 돈을 모으고, 다리 힘을 기르고, 바쁜 시간을 쪼개는 것처럼 ‘애써야’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차근차근 계획하는 여행이 당연한 사람도 어느 날, 훅하고 ‘당신의 인생에 여행이 꼭 필요하다는 다급한 … [Read more...] about 당신의 인생에 여행이 필요하다는 3가지 신호
동기부여와 학습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요새 데이터 관련 일자리가 많아지다 보니 학생들에게 진로 문의가 오는 경우가 좀 있다. 그중 많이 받는 질문 패턴을 한 줄로 줄이자면, 나는 문과고 수학과 컴퓨터 지식이 부족한데 현실적으로 그 업을 할 수 있겠느냐? 이 업의 핵심지식이 수학과 컴퓨터 지식이기에 이 질문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당연히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전공 분야가 달라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이건 가능은 하다. 하지만 난도는 굉장히 높다. 비유하자면 프로야구단에서 선수를 뽑는 것과 유사하다. 비슷한 … [Read more...] about 동기부여와 학습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삼성역 현대산업개발 사옥에 큰 쇠붙이가 붙어 있는 이유
땅은 답을 알고 있다 영화 〈명당〉을 보면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分)과 왕이 될 수 있는 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이 나온다. 사실 조금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깟 땅이 대수인가. 사람이 왕이 될 만한 사람이면 왕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풍수지리는 산과 땅, 그리고 물의 흐름을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건물을 짓 거나 터를 세울 때, 동서남북의 방위와 산과 물의 형세를 고려한다. 흔히 … [Read more...] about 삼성역 현대산업개발 사옥에 큰 쇠붙이가 붙어 있는 이유
글 쓰는 이민자들
이민 문학은 매우 흥미로운 읽을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민자와 난민 문제가 중요 사회 이슈로 자주 다루어지는 요즘, 이민자들의 관점과 삶을 다루는 다민족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주목받는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상기시키는 옛 노래들이 수년이 흐른 최근에 와서 가요 차트를 석권하는 일처럼 몇 해 전에 출간된 작품들이 이름 있는 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현재 관심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대학 시절 교양과목 교수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작가들과 이민 문학 디렉터리를 만들다가 알게 된 작가들이 … [Read more...] about 글 쓰는 이민자들
나폴레옹의 식탁: 나폴레옹 시대의 식도락 이야기
여러분이 나폴레옹 시대로 타임 워프를 한다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까?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저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은 당장 생활 편의품의 부족 때문에 몹시 불편할 것입니다. 냉장고나 에어컨, 수세식 화장실과 형광등 따위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 것 말고도 당장 여러분들은 TV와 인터넷이 없어서 무척이나 심심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부분은 여러분과 나폴레옹 시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부분입니다. 즉 심심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귀족이나 상류층 이야기입니다. 일반 서민들이야 먹고살기 바빠서 … [Read more...] about 나폴레옹의 식탁: 나폴레옹 시대의 식도락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