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는 법밖에 몰랐던, 우울 사업이 망하면 빨간딱지가 붙는 줄 알았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오랫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회사를 뛰쳐나와 창업을 시작한 지 3~4년이 흘렀다. 매월 나가는 비용은 따박따박 똑같은데, 매출은 요원한 날들이 이어졌다. 모바일 앱을 개발하여 계속 기능을 업데이트하며 몇 년을 보냈지만,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거나 큰 투자가 들어오는 일은 없었다. 오랜 시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나는 지쳤다. 형용할 수 없는 무력감이 덮쳤다. 하루 … [Read more...] about 나, 우울증인 것 같아
문화
[중국무협문학의 봄] ② ‘웹소설’이라는 변수의 등장
※ 「① ‘영웅문’의 김용 선생 타계하다」에서 이어집니다. 2018년도 저물어가는 요즘, 저는 20여 년 만에 또다시 한국무협과 중국무협이 조우하는 놀라운 풍경을 목도합니다. 그사이 한국과 중국의 장르소설계는 거시적으로 동일한 흐름을 보여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웹소설’의 출현입니다. 한국과 중국 장르소설 모두 서점과 대여점이라는 오프라인 플랫폼을 떠나 웹이라는 신종 온라인 플랫폼에 안착해 어마어마한 창작물을 양산합니다. 게다가 양국 모두 ‘유료 연재’라는 유통 방식을 … [Read more...] about [중국무협문학의 봄] ② ‘웹소설’이라는 변수의 등장
찌꺼기는 가라, 커피박의 변신 5
이게 다 커피박 때문이다. 당신 때문에 내가 마시는 커피가 줄었다. 가을 남자가 되려면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멋 좀 내보려고 믹스커피 대신 커피메이커를 샀는데. 모닝커피를 만들기 위해 두근두근했던 시간도 잠깐이었다. 커피박. 당신 때문이다. 아참, 커피박은 커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 이름이다. 아휴 버리기 귀찮아. 한 잔의 아메리카노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커피박이 희생되는가 커피박.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면 무려 16g의 커피박이 태어난다. ‘에이~’라는 … [Read more...] about 찌꺼기는 가라, 커피박의 변신 5
[중국무협문학의 봄] ① ‘영웅문’의 김용 선생 타계하다
지난 10월 30일 홍콩의 김용(金庸) 선생이 94세를 일기로 돌아가셨습니다. 며칠 전에는 국문학 연구의 대가 김윤식 선생이 돌아가셨는데, 제 나이 또래의 한국 ‘독서인’들에게는 그야말로 한 시대가 완전히 저물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김윤식 선생의 죽음이 이광수, 임화 등 한국 근대문학의 거두들이 새롭게 조명되었던 1980-1990년대 한국 국문학 연구의 황금기를 돌아보게 한다면, 김용 선생의 죽음은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한국 대중소설계를 강타했던 중국무협문학의 붐을 머릿속에 떠오르게 … [Read more...] about [중국무협문학의 봄] ① ‘영웅문’의 김용 선생 타계하다
왜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떠나 다른 곳에서 뉴스를 받을까요?
※ Nieman Journalism Lab의 「From “uncool uncle” to “fun” “best friend”: Why people are turning from Facebook to… other Facebook-owned things for news」를 번역한 글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받는 사람들은 더는 증가하지 않습니다. 여러 조사와 아마 당신 자신의 경험은 이 주장이 사실임을 말해줍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어린 사람들이 뉴스를 보기 위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 [Read more...] about 왜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떠나 다른 곳에서 뉴스를 받을까요?
이제 요식업은 패션 산업이다
작년에 나왔던 아이폰 X이 100만 원이라는 심리적인 한계를 깨뜨리는 데 공헌했다면 올해부터 나오는 아이폰은 전 모델이 다 100만 원을 쉽게 넘어간다. 불평은 작년보다 좀 덜한 것 같다. 그런데 아이폰만 그렇지 않다. 프랑스 요식 업계도 마찬가지. 이를테면 ‘16유로가 넘어가는 피자가 있다’는 기사처럼 말이다. 서울도 이미 그 가격대를 넘어선다고 말씀하기 직전에 생각을 해보자. 한국으로 비교하자면 보통 크기의 파전과 빈대떡이 개당 2만 원 넘어갈 때? 당연히 왜 그런지 궁금해지지 … [Read more...] about 이제 요식업은 패션 산업이다
“체실 비치에서”: 누구도 완벽한 행복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누구도 완벽한 행복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상처받는 것도, 상처를 주는 것도, 훼손되는 것도, 엉망이 되는 것도 너무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삶은 늘 어느 정도 부서져 있는 것이고, 처치 곤란한 것이며,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의 통제에 모든 것이 들어올 수는 없고, 완벽하게 유지될 수도, 아름답게 균형 잡히기만 할 수도 없다. 늘 어설픈 면이 있고, 실수가 있고, 상처가 있고, 연습 같은 데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런 부스러기 같은 삶, 완벽할 도리가 없는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 … [Read more...] about “체실 비치에서”: 누구도 완벽한 행복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 ‘선물하기’ 입니다. 누군가의 생일 때, 무언가를 축하해줄 때, 직접 선물을 전달하기 힘들 때 우리는 기프티콘으로 마음을 표현합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카카오톡의 효자 비즈니스기도 합니다. 2010년 12월에 처음으로 선보인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2017년 기준으로 연간 기준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겼습니다. 2017년 한 해에만 무려 1,700만 명이 사용했습니다. 하루 20만 건의 선물이 사용자 사이에서 오가죠. 선물하기의 성장 … [Read more...] about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
상처받은 당신이 애써 세상과 어울려야 할 이유
[…]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김○○ 씨(가명)는 이제 집 밖을 나서지 않습니다. 온종일 집에서 게임만 하며 지냅니다. 요즘 ○○ 씨처럼 게임에 빠져 삶을 내팽개친 이들이 많습니다. 셧다운 제도 등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게임 중독을 다룬 뉴스를 볼 때마다 사안을 바라보는 그 얄팍함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게임을 많이 하니 문제, 고로 게임을 못 하도록 막겠다’는 발상은 마치 “자꾸 콧물이 흐릅니다! 코를 틀어막아야겠습니다”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임을 … [Read more...] about 상처받은 당신이 애써 세상과 어울려야 할 이유
그럼에도 나는 왜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에 빠졌는가
고등학교 때, 즉 1994년 즈음에 보던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이하 FSS)라는 만화가 있다. 그때 ‘오타쿠’라는 표현은 없었지만 나는 FSS의 오타쿠였다. 물론 당시에는 불법 수입된 뉴 타입으로 말고는 딱히 정보를 얻는 것도 불가능하던 때였기는 하지만. 이 만화에 빠졌던 이유를 생각해봤다. 우선 이 만화는 난해하다 첫 권은 나름대로 소프트하다. 하지만 여전히 페이지 중간중간에 ‘성단력 3647년’ 이런 식으로 정말 뜬금없는 장면이 등장해서는 방금 전 페이지와는 … [Read more...] about 그럼에도 나는 왜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에 빠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