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문학은 매우 흥미로운 읽을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이민자와 난민 문제가 중요 사회 이슈로 자주 다루어지는 요즘, 이민자들의 관점과 삶을 다루는 다민족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주목받는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상기시키는 옛 노래들이 수년이 흐른 최근에 와서 가요 차트를 석권하는 일처럼 몇 해 전에 출간된 작품들이 이름 있는 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현재 관심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대학 시절 교양과목 교수님의 추천으로 알게 된 작가들과 이민 문학 디렉터리를 만들다가 알게 된 작가들이 … [Read more...] about 글 쓰는 이민자들
문화
나폴레옹의 식탁: 나폴레옹 시대의 식도락 이야기
여러분이 나폴레옹 시대로 타임 워프를 한다고 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까?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저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은 당장 생활 편의품의 부족 때문에 몹시 불편할 것입니다. 냉장고나 에어컨, 수세식 화장실과 형광등 따위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 것 말고도 당장 여러분들은 TV와 인터넷이 없어서 무척이나 심심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부분은 여러분과 나폴레옹 시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부분입니다. 즉 심심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귀족이나 상류층 이야기입니다. 일반 서민들이야 먹고살기 바빠서 … [Read more...] about 나폴레옹의 식탁: 나폴레옹 시대의 식도락 이야기
버질 아블로, 편집의 시대
그날 ‘버질 아블로’의 이름은 전 세계 주요 언론에 오르내렸다. 패션의 영역을 넘는 뉴스였다. '루이뷔통'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란다. 흑인이란다. 정식으로 패션을 배운 적도 없단다. 모두가 놀랐다.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스트리트’의 파도가 그만큼 맹렬했다. 이미 여러 하이앤드 브랜드들의 문지방을 넘은 터였다. 발렌시아가는 ‘뎀나 바젤리아’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얼마 전까지 루이뷔통을 이끌던 킴 존스는 슈프림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결과는 마크 제이콥스 시절에 버금가는 … [Read more...] about 버질 아블로, 편집의 시대
요즘 뜨는 로컬 브랜드 다섯 가지 – 디트로이트부터 제주까지
‘로컬 브랜드’가 뜬다 자본주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를 만들어냈다. 어딜 가나 같은 품질로 개량된 같은 물건이 팔린다. 상품은 넘치고, 비슷한 유행이 주기를 타고 반복된다. 지겨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리라. 시대가 달라졌다. “내가 어떤 상품을 소비하고, 그 상품이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가 훨씬 중요해졌다. 천편일률적으로 재단된 남들과 같은 물건이 아니라, 자신이 동의할 수 있고 남다른 개성과 품질을 갖춘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더 높은 삶의 만족도와 깊이를 … [Read more...] about 요즘 뜨는 로컬 브랜드 다섯 가지 – 디트로이트부터 제주까지
“지금 뭐 하는데?”
일본 사회에 고마웠던 점 하나가 문득 생각나 적어보자면. 今何やってる?(지금 뭐 하는데?) 별것 없는 이 한마디에 모든 게 담겼다. 아는 분은 알겠지만 나는 일본에 도망치듯 왔고, 일본 사회 안에서의 정규교육이라곤 달랑 6개월만 받았다. 일본어 학교는 1년 다니긴 했지만 초창기 6개월은 거의 야메로 다녔고(밤일이 너무 빡세서 학교 가면 거의 잠만 잤다), 후반 6개월만 제대로 다녔다. 즉 공인 학벌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거의 무학력자에 가까웠는데 어떻게 취직을 하고 명함을 … [Read more...] about “지금 뭐 하는데?”
이 세상에 ‘소리를 안 지르는 아빠’가 존재한다고요?
스스로를 피해자로 취급하는 이별은 그만하기로 했다 성인이 된 이후로 적지 않은 횟수의 만남과 이별을 거듭하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나는 사람은 매번 달라지는데, 왜 내가 겪는 이별은 늘 패턴이 비슷한 걸까? 믿었던 마지막 연애의 이별도 그랬다. 그 사람이 나와 맞지 않았다는 이유는 너무 지겨웠다. 거울 속 만신창이가 된 내 모습을 들여다보다, 더는 그와 같은 궤변들로 나를 포장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며 … [Read more...] about 이 세상에 ‘소리를 안 지르는 아빠’가 존재한다고요?
“늙으면 추해도 돼!”
영화 〈범죄의 재구성〉(2004)에서 무명 사기꾼 최창혁(박신양 分)에게 크게 수술 당한 업계 대선배 김 선생(백윤식 分)이 분을 못 참고 총을 챙겨 나가자, 옆에 있던 서 사장(임하룡 分)이 "야 김 선생, 그건 좀 추하다"라고 한마디 한다. 그러자 백윤식이 이렇게 답한다. 늙으면 추해도 돼! 최고의 사기꾼이던 자신을 연거푸 농락한 애송이 녀석에게 분노한 끝에 나온 저 말. 거목 지능범으로서의 자존심을 만회하기 위해 머리 대 머리로 싸우는 상도의마저 져버린 부끄러움을 부정하는, 좌절의 … [Read more...] about “늙으면 추해도 돼!”
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
※ Harvard Business Review의 「How Netflix Expanded to 190 Countries in 7 Years」를 번역한 글입니다. 글을 기고한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 경영 대학원의 루이스 브레난(Louis Brennan) 교수는 넷플릭스의 성공을 ‘기하급수적 세계화’ 즉 처음에는 서서히, 이어 조금 빨리, 그리고 다음에서 급속하게 세계 시장 진입을 꾀한 전략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급속히 승자독식 구조로 나가는 시장에서 세계화를 노리는 기업이라면 넷플릭스의 성공 … [Read more...] about 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
경조사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밤 12시, 무렵 카톡 알람이 하나 울렸다. 발신자는 친구 A. 거의 매일 시시콜콜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제일 친한 친구들이 모인 단톡방에 그녀가 털어놓은 고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친한 선배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어. 근데 문제가 있어. 하나는 장례식 장소가 전라도 땅끝이라는 점, 또 하나는 거길 갈 경우 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 아들을 하원 시간에 맞춰 픽업해 챙겨줄 사람이 전혀 없다는 점… 이런 상황에 나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전업은 아니지만 남편의 퇴근이 늦은 편이라 … [Read more...] about 경조사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중세 수도사가 ‘정오의 악마’와 싸워 이기는 방법
중세 수도사들에게는 '아케디아(Akedia)'라고 부르는 상태가 있었다고 한다. '정오의 악마'라고도 불린 아케디아는 수도사들에게 어느 오후면 찾아와 온 세상이 멈추어버린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창밖에 지나가는 구름, 저녁을 향해가는 태양이 거의 정지상태와 같이 느리게 흘렀고, 수도사들은 어느 순간 그 정체된 느낌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방 밖으로 뛰쳐나가고, 태양만을 쳐다보며, 자신을 둘러싼 수도 생활 전체에 염증을 느꼈다. 아케디아가 오면 매일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일상이 … [Read more...] about 중세 수도사가 ‘정오의 악마’와 싸워 이기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