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자 매년 그랬던 것처럼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형 광고들이 줄을 잇는다. “대학 가면 이뻐질 거야”라는 말은 나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대학에 가도 예뻐지지 않았다. 대학에 가면 ‘예뻐지기 위해’ 애쓰는 시간이 더 늘어날 뿐이었다.
애쓰지 않은 내 얼굴을 좋아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내 외모를 좋아하지 못했던 시간들은 이제 누구에게도 따져 묻거나 보상받을 수 없다. 지금의 내 얼굴을 본다. 나는 예쁜가? 못생겼나? 강하게 생겼나? 외모에 대해 어떤 형용사를 붙여봐도 마음에 썩 들지 않는다.
나는 나답게 생겼다. 그걸로 됐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여전히 때로 화장을 하고, 머리를 하고, 피부과에 갈 것이다. 아직 완벽히 자유로워지지 않았다. 예뻐 보이고 싶고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지금 나의 욕망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나는 점점 덜 애쓰게 될 것이다. 점점 더 편안해질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그랬어야 했다.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