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자신이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를 녹음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자주 들었다. 잡지사에서 일하던 시절 인터뷰 대화를 녹음해 워드 파일로 옮기는 일이 잦았던 탓이다. 에디터들이 인터뷰 중 메모하는 모습을 보고 녹음까지는 안 하는 줄 아는 분들이 있는데 오해다. 메모는 현장에서 대화의 맥락을 잡는 용도일 뿐, 기사 쓸 땐 녹음된 대화를 듣고 정리해야만 한다. 하지만 녹취 시간은 내게 고역이었다. 이어폰 저편에는 어눌한 목소리에 엉망진창으로 대화하는 내가 있었다. 왜 목소리가 … [Read more...] about 사람과의 대화가 낯선 당신을 위한 대화 팁 3
무심해 보이지만 사실 예민한 거랍니다
이 사람은 남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나를 향한 심리카페 상담사의 평가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이지 정확한걸.” “귀신같이 맞추는데.” 어이어이 잠시만 전 사람한테 관심이 많다고요. 여보세요? 듣고 계세요? 이딴 엉터리 심리카페 누가 오자고 했어. 장소는 강남의 모 심리카페, 회사 동료들과 팀워크 쌓을 겸 방문했다. 가 본 분도 있겠지만 심리카페는 성격 분석을 해주는 카페다. 주문한 음료를 마시며 설문지에 체크하면 상담사 한 분이 나와 에니어그램이란 성격 분석법으로 차례차례 성격을 … [Read more...] about 무심해 보이지만 사실 예민한 거랍니다
상처받은 당신이 애써 세상과 어울려야 할 이유
[…]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김○○ 씨(가명)는 이제 집 밖을 나서지 않습니다. 온종일 집에서 게임만 하며 지냅니다. 요즘 ○○ 씨처럼 게임에 빠져 삶을 내팽개친 이들이 많습니다. 셧다운 제도 등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게임 중독을 다룬 뉴스를 볼 때마다 사안을 바라보는 그 얄팍함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게임을 많이 하니 문제, 고로 게임을 못 하도록 막겠다’는 발상은 마치 “자꾸 콧물이 흐릅니다! 코를 틀어막아야겠습니다”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임을 … [Read more...] about 상처받은 당신이 애써 세상과 어울려야 할 이유
소심이가 낯선 사람에게 하소연해 취업한 이야기
눈물 어린 내 취업기 대학 졸업을 대여섯 달 앞두고, 어떤 기업에 취직할까 알아봤더니 갈 수 있는 곳이 아무 데도 없었다. 가능성이 작다는 문제가 아니라 지원 자체가 불가능했다. 내 졸업 학점은 2.75, 정치외교학과 단일 전공, 토익 점수 없음, 자격증은 딸랑 운전면허증, 인턴 혹은 대외활동 경험도 전혀 없었다. 당시 기업들은 학점 3.0 이상만 입사 지원이 가능했으며, 상경대 전공을 수료했어야 했다. 학점을 안 보는 특수 직무는 전공과 자격증을 따졌다. 내가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이란 … [Read more...] about 소심이가 낯선 사람에게 하소연해 취업한 이야기
소심한 당신에게 SNS는 인생의 득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나처럼 소심한 사람에게 SNS는 인생의 득이다. SNS가 있었기에 친구들하곤 더욱 깊어지고, 좋은 사람들과 얇지만 끈질긴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번 글은 SNS가 소심이들에게 어떻게 유익할 수 있는지의 이야기. 방금 확인해보니 나의 페이스북 친구는 600여 명, 인스타그램 친구는 400여 명이다. SNS 스타에 비하면야 깨알 같은 숫자지만, 난 충분히 많다고 여긴다. 내가 먹고, 입고, 놀러 간 사진을 400명이 봐주고 있어! … [Read more...] about 소심한 당신에게 SNS는 인생의 득
“아이는 낳지 않느냐”는 오지랖, 개복치 소심이의 대처법
동성애자들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 출산 저하, 인구 감소, 가정 파괴, 가치관 혼란이 오고 있다. 동성애 해봐야 출산율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거는 뿌리를 뽑아야 한다. 동성애를 해봐야 출산율이 늘어나지도 않는다니! 수십 년 전 우익 인사가 내뱉은 말이 아니다. 믿기지 않겠으나 지난 3월 지방선거를 앞둔 김 모 후보가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다. 한마디 말로 성적소수자와 출산하지 않는 이성애자 양쪽을 한 번에 X 먹이는 일타쌍피의 발언이라 대단하다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이분은 … [Read more...] about “아이는 낳지 않느냐”는 오지랖, 개복치 소심이의 대처법
뻔하디 뻔한 공감 에세이에 지친 이들에게
요즘 서점에 가면 ‘○○하지 못하고 사는 당신을 위한 ○○법’ 혹은 ‘나 자신을 긍정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류의 제목이 붙은 소위 ‘공감 에세이’를 쉽게 볼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완전히 내 이야기잖아!”라며 고개 끄덕일 상황을 제시한 후 글쓴이가 겪어보니 이렇더라며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공감 에세이는 마음속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많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독서 마니아 중엔 공감 에세이의 인기에 눈살 찌푸리는 사람도 있다. 누구나 아는 뻔한 주장을 요리조리 방법만 … [Read more...] about 뻔하디 뻔한 공감 에세이에 지친 이들에게
소심한 당신은 훌륭한 글쟁이
잡지 에디터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요? 혹시 사람들과 잘 어울리시나요? 네,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해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있으시고요? 물론이죠. 전 저 자신을 믿어요. 흠… 곤란하군요. 글 잘 쓰기 쉽지 않겠어요. 네? 잡지사 에디터로 글 쓰는 업을 하다 보니 종종 글 잘 쓰는 방법을 질문받는다. 가끔은 찾아와 묻는 분도 계시다. 언뜻 생각하면 쉽지만, 본질적으론 어려운 질문이라 난 늘 곤란해한다. 글쓰기에 대한 ‘공인 답변’은 있다. 가장 … [Read more...] about 소심한 당신은 훌륭한 글쟁이
“컨택트”를 해석하는 3가지 키워드
※ 이 글은 내가 영화 <컨택트>를 보고 생각한 3가지 키워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영화를 본 후 이것저것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될지 몰라 정리해 둔다. 글을 읽기 전 유념할 사항이 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영화를 볼 예정인 사람들은 패스하는 것이 좋다. 영화를 본 사람만 이해 가능한 글이다. 어느 날 거대한 회색 렌즈 모양 외계 우주선 12개가 지구로 내려온다. 그리고 다리 7개짜리 거대한 외계인(인간들이 햅타포드라고 … [Read more...] about “컨택트”를 해석하는 3가지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