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조선일보 토요판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글 제목은 "잘생긴 내 친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잘 생긴 내 친구에 대한 내용. 얼마 전 “간장 두 종지”라는 칼럼으로 조선일보 인근 중국집 일대에 큰 파문을 일으키며 인당 간장 한 종지가 적절한지 부적절한지에 대한 때아닌 토론을 이끌었던 한현우 주말뉴스부장의 글이었다. “대학 입학시험 명칭이 학력고사이던 1980년대 어느 날, 학력고사가 끝난 뒤 서울 P고와 S여고 3학년 학생들끼리 ‘교팅’이라는 것을 했다. … 서울 시내 모든 … [Read more...] about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망각되는 언론의 책임에 대해
사회
아파야 엄마일까: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타의’로 지어지는 의무
세상은 즐거움을 찾길 권하기보다 되려 고통을 권하기도 한다. 피로를 권할 뿐 아니라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아프라고 한다. 아둥바둥 살아야만 제대로 살고 있는 거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 고통들은 어디에서 온 건지, 왜 견뎌야만 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잘 묻지 않고 그냥 ‘원래’ 그렇게 사는 게 좋은 것이라고들 한다.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싫은 일은 딸려오기 마련이고 삶의 일정 부분은 고통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은 가급적 줄이고 함께 극복해야 할 것들이지 고통 자체를 미화하며 … [Read more...] about 아파야 엄마일까: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타의’로 지어지는 의무
후쿠시마에 다녀왔다
이 이야기는 개인적이고 경험적이며, 상식적이고 포괄적인 감상에 불과하다. 나는 후쿠시마를 사유하는 방법론이나 시각을 갖고 있지 않다. 내가 본 후쿠시마는 내가 가진 빈약한 지식이나 이론을 초과하는 엄청나게 큰 ‘덩어리’고 현재진행중인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언어도단’의 사건을 해석하려 드는 것은 연구자나 이론가의 운명이며 임무일 것이다. 기실 이미 여러 철학자·역사학자·문학자·사회과학자들이 무수히 많은 말을 후쿠시마에 대해 해 놓았다. 그 많은 말들 중에 적실한 것이 얼마나 되는지는 … [Read more...] about 후쿠시마에 다녀왔다
N포세대? ‘포기’라는 말이 불편하다
모 방송국 피디로부터 다큐멘터리의 방향 설정을 위한 사전취재 요청을 받았다. 'N포 세대의 연애와 결혼'을 주제로 한 다큐라고 했다.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 만남에 응했다. '지금'을 대표하는 사례와 징후적 현상을 기록하고, 앞으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좋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공중파에서 방영될 다큐멘터리라면 후자에 방점이 찍혀야한다고 본다. 그런데 N포 세대라는 말은 이미 탄생한지 수 년이 지난 언어다. 아직까지 그 용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다큐를 기획하는 … [Read more...] about N포세대? ‘포기’라는 말이 불편하다
연애하지 않을 자유
이제는 추억 속의 단어가 된 것 같은 솔로대첩을 기억하십니꽈? 때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무리 봐도 세상이 망할 것 같지도 않고, 내가 학으로 변신할 징조도 안 보이길래 일찌감치 비연애인구 전용잡지를 기획하던 중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여의도 공원에서 ‘솔로대첩’이라는 것이 열린다나?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아, 파올로 코엘료가 약을 판 것만은 아니구나. 내가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정말로 온 우주가 그것을 … [Read more...] about 연애하지 않을 자유
안 좋은 동네에서 자라는 것은 생각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 The New York Times에 게재된 Justin Wolfers의 "Growing Up in a Bad Neighborhood Does More Harm Than We Thought"를 번역한 글입니다. 당신이 자란 동네가 어른이 되어서 경제적으로 성공하는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습니다. 최근 그 영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시간 대학 경제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에릭 췬(Eric Chyn)의 … [Read more...] about 안 좋은 동네에서 자라는 것은 생각보다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사랑의교회’에 사랑이 없는 이유
이 글은 지난 2014년 5월 13일에 방영된 MBC <PD수첩> 996회와 기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사랑의교회는 <PD수첩>을 상대로 15억원의 손해배상 및 다시 보기 동영상 삭제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법원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1. 근로소득세 대신 종교인소득세? OECD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종교인 과세가 없는 나라 대한민국. 인도에서도 폐지된 카스트 제도가 왜 우리나라에는 살아 있을까? 대한민국의 브라만들은 헌법보다 위에 … [Read more...] about ‘사랑의교회’에 사랑이 없는 이유
실업이란 무엇인가
위기는 있으나 해법이 다르다 최근 조선업종을 필두로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고, 그 부산물로 대량실업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조선업종 상황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이 기사를 참고하자.) 따라서 더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에는 동의하면서도 고용안전망 강화 등을 그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 와중에 청와대는 ‘쉬운 해고’를 골자로 한 ‘노동개혁’을 밀어붙이겠다고 확성기를 울려댄다. 실업은 개인의 문제? 실업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사람들이 … [Read more...] about 실업이란 무엇인가
TRUE or FALSE: 이혼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 이 글은 <뉴욕타임즈>의 'The Divorce Surge Is Over, but the Myth Lives On'를 번역한 것입니다. 기네스 팰트로와 크리스 마틴이 올해 결별을 선언했을 때, ABC 뉴스는 이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는 높은 이혼율(50% 이상)의 최근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폭스 뉴스 앵커가 미국의 높은 빈곤율을 개탄하며 빈곤을 증가시킨 요인으로 지적한 것도 증가하는 이혼율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습니다. 이혼율이 계속 … [Read more...] about TRUE or FALSE: 이혼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싸움’이 아니다
한때 나는 ‘사랑싸움’ 문화에 길들여져 있었다. 어릴 때부터 접한 미디어 속 젊은 남녀의 사랑은 종종 질투에 눈 먼 남자의 집착과 폭력이 사랑과 뒤엉켜 있었다. 주위 친구들도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으레 집착과 폭력에 노출된 일이 많았기에, 우리는 그것을 심각한 폭력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싸우지 않는 관계가 심심하고 싱거운 관계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헤어지고 몇날며칠을 집 앞에서 기다리던 전 남자친구의 행동은 사랑의 척도가 되었다. 상대가 쿨하게 이별을 받아들이면 오히려 '사랑을 … [Read more...] about 그것은 ‘사랑싸움’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