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물귀신이 나타났다. 궁지에 몰리면 죽은 노무현을 붙잡고 허우적대는 사람들 말이다.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작년 6월 동국대 강연에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가하고 인사 개입한 게 아니냐는 후배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구 지하철 사고가 터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으킨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지시한 것인가?” 세월호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이 일으킨 것이 아니란 말을 하기 위해서였겠지만 두 가지 점에서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우선 사실관계의 … [Read more...] about 왜 또 노무현을 들먹이는가? : 이정현 의원 발언에 부쳐
시사
기술이 우리의 삶을 훔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면서 모두가 위험해졌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 부작용과 잠재적 위협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 앨빈 토플러, 미래학자 최근 헬조선 제외 <포켓몬고>가 인기를 끌며 재미있는 현상들이 많이 생겼다. 드론으로 포켓몬을 운동시키고, 포켓몬 사냥 대행 알바가 생겼다. 하지만 그 중 가장 황당한 현상은 포켓몬고의 위치를 통해, 강도를 저지른 이들이었다. 그야말로 창조경제 그 자체다. 기술과 혁신은 사람들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는가? 아니면 범죄집단에게 더 많은 … [Read more...] about 기술이 우리의 삶을 훔치고 있다
GPS와 구글: 지도 반출이 곧 매국이라고?
들어가며 지난 6월 ㅍㅍㅅㅅ에 기고한 구글의 지도반출 문제 관련 글이 포켓몬고 때문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포켓몬고 국내 서비스 불가와 구글의 지도 반출 문제는 관련이 적은 얘기라는 게 코미디(...). 지금 보니 페북 공유가 3000건을 바라보고 있다. 글에 대해서는 악평 일색이다. "글쓴이 색히가 국가 안보는 똥으로 보고 구글 편만 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절반은 인정한다. 난 어쩌면 저 글에서 은연중 구글 편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글은 원래 글쓴이가 옳다고 생각하는 … [Read more...] about GPS와 구글: 지도 반출이 곧 매국이라고?
진보진영의 새로운 정치적 수사학: 조성주의 기본소득 비판에 부쳐
김종인 대표의 기본소득 언급 이후 기본소득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나는 기본소득정책 자체에 대해서 좋고 나쁨을 논할 만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고, 따라서 성급하게 호오를 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2016년 7월 15일 진보진영의 기본소득논의를 비판하는 정의당의 조성주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매우 흥미롭게 읽었고, 동의여부를 떠나 한 번쯤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의 기본적인 주장은 한국 진보정치의 기본소득논의가 "서로가 더 진보적이라고 경쟁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 [Read more...] about 진보진영의 새로운 정치적 수사학: 조성주의 기본소득 비판에 부쳐
개·돼지 단상 : 공무원들의 어떤 사회
1 서른여덟쯤 먹은 사무관이 국회에 찾아왔다. 쉰셋쯤 된 6급 공무원을 '달고' 왔다. 쉰셋쯤 된 6급 공무원은 허리를 펴지 못한 채 서른여덟 사무관 뒤에서 두꺼운 가방에 뭔가를 잔뜩 짊어지고 왔다. 사무관은 실무를 몰랐고 6급 공무원이 나에게 굉장히 공손한 어투로 열심히 설명했다. 사무관은 "우리 주무관이 이거 열심히 해서 이번에 승진도 했어요."라고 나에게 설명하더니 6급 공무원을 보면서 "그렇지, 이 주무관?"이라며 반쯤 반말을 했다. 2 2015년 국정감사에서 지방자치단체 소속 … [Read more...] about 개·돼지 단상 : 공무원들의 어떤 사회
사드, 잃을 것이 명백한 게임
대체 뭣이 중한디 사드에 관해 물어야 할 질문은 오직 하나뿐이다. "사드는 북핵 억지에 유용한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할 것이면 소용이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북핵을 무력화할 수 있는가? 왜 이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가? 사드에 대한 어떤 문헌을 읽어 보더라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사드는 고도 40km 이상의 고고도에서 종말 단계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그 사거리는 200km 안팎이고, 총 48발을 보유하고 … [Read more...] about 사드, 잃을 것이 명백한 게임
THAAD에 관한 다섯 가지 질문
1. 중국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우리나라를 지난다? 예전에 제주 해군기지 때도 그렇지만 THAAD 관련 논쟁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의 일반적 지리적 감각과 실제 공간의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느낀다. 몇 달 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 있지만 중국의 ICBM은 우리나라를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날아간다. THAAD의 레이더 탐지거리인 1,000km를 벗어난 경로를 따라 미국본토로 날라간다. 사람들은 평면 지도로 우리 동쪽에 미국이 있으니 서쪽의 중국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당연히 우리나라 … [Read more...] about THAAD에 관한 다섯 가지 질문
THAAD 논쟁이 함축하는 것, 놓치고 있는 것
THAAD 논쟁의 속내 우리 다 서로 솔직해 지자, 좀. 그래, 까놓고 말하겠다. THAAD는 ‘현재’로서는 ‘대북 방어용’ 성격이 맞다. 그런데, ‘미래’에도 그럴 것으로 보장을 할 수는 없다. 왜? 무기체계는 특정 고객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내 권총에 “김정은用”이라고 써 놓았다고 하자. 이 총의 총알이 김정은에게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엉뚱한 공권력을 향할 수도 있고, 모 씨가 말한 “개, 돼지”를 잡을 수도 있다. THAAD가 미래에 탐지성능과 다른 요격체계를 보강해서 … [Read more...] about THAAD 논쟁이 함축하는 것, 놓치고 있는 것
제윤경 의원의 리쌍 사건 개입은 정당한가
어제 제윤경 의원의 개입에 대해 개인 대 개인의 재산권 분쟁에 현직 국회의원이 끼여드는 것 자체가 오히려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썼는데, 아주 장황하게 형식적 법치주의 극복의 맥락에서 반박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있어 씁니다. 사적 소유권의 탄생 1206년 동쪽에서 칭기스칸이라는 인물이 몽골 고원을 통일할 즈음에 지구 반대편에서는 존왕의 실정으로 귀족과 왕실 간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1215년 만들어진 것이 하나 있는데, '대헌장(마그나카르타)'이지요. 이 마그나카르타가 … [Read more...] about 제윤경 의원의 리쌍 사건 개입은 정당한가
두려움과 거리낌이 사라진 시대
말 한 마디 때문에 인생이 바뀐 사람은 우리 곁에도 많거니와 역사를 바꾼 말 한 마디도 부지기수다. 물론 말 한 마디 때문에 없던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바싹 마른 들에 기름까지 뿌려진 위에 떨어지는 불씨 하나는 충분히 되고도 남는다. 그리고 그 불씨 없이는 불이 나지 않는다. 1987년 6월 항쟁 때 사람들을 격동시킨 한 마디는 “탁 치니 억”이었다. 그래도 명색 치안 총수가 4천만을 상대로 팔팔한 청년이 ‘탁 치니 억 하고 죽더라고 엄숙하게 거짓말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치를 떨기 … [Read more...] about 두려움과 거리낌이 사라진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