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데인 적이 있어서 어지간하면 너무 뜨거운 감자에는 손을 대지 않으려 하지만 모 연예인 임대인과 임차업자의 분쟁 얘기가 어느 쪽의 갑질, 선악구도에 지나치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 같아서 생각을 써보고자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사견에 불과하다는 점을 먼저 밝혀둔다. 1. 임대인쪽은 법적인 책임은 다했다 나온 기사를 보자면 임대인쪽인 모 연예인 측은 최소한 법적인 책임은 다 했다. 임차인이 전 임대인과 맺은 최장 5년 갱신의 구두약속을 했다지만 증빙이 없는 … [Read more...] about 분쟁의 ‘선악구도’에 대하여
시사
권리금 문제 단상: 건물주 리쌍의 강제집행에 즈음하여
초기 비용 서울 도봉구 방학동 6969-69번지 팝핀세상 빌딩 1층에 위치한 횟집 폭풍수산. 사장 리스완 씨는 이 횟집을 열기 위해 꽤나 큰 돈을 썼다. 같은 자리에 있던 횟집 우라까다시 사장은 긴 시간 이 자리를 횟집 자리로 다져놓은 댓가와 이런저런 간단한 노하우, 그리고 입지에 대한 댓가로 1억 원을 요구했다. 소위 말하는 권리금이다. 리스완 씨는 이어 이 단순한 횟집을 자신의 남성적인 외모에 어울리는 세련된 모더니즘 스타일로 꾸미기 위해 인테리어 비용 5천 만 원을 … [Read more...] about 권리금 문제 단상: 건물주 리쌍의 강제집행에 즈음하여
법에 대한 어떤 관점들
리쌍, 우장창창, 강제집행 오늘 아침, 리쌍이 건물주로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곱창집 '우장창창'에 강제집행이 들어왔다. 검은 옷을 갖춰입은 사설 경비업체의 직원들과, 하얀 헬멧을 쓴 '공무집행' 용역들과, 가게를 지키려는 시민들이 한 데 뒤엉킨 풍경은 거의 난장판에 가까웠다. 오랜만에 만난 용역들은 그다지도 한결같을 수가 없었다. 문신, 맞춰입은 옷, 금목걸이 금팔찌 금반지에 냉소적이거나 경멸하는 듯한 표정은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리고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있었다. … [Read more...] about 법에 대한 어떤 관점들
66세 만학도가 방송대를 고소해 5년째 싸우는 이유
1. 원조 고소왕을 만나다 리승환(이하 '리'): 우선 픗픗 역사상 최고령 인터뷰이가 된 걸 축하 드립니다. 올해 연세가… 강동근(이하 '강'): 제가 50년생이니 올해 66입니다. 리: 아버님… 강: …… 리: 아무튼 방송대를 고소해서 5년째 싸우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뭔가 고소왕 강용석을 연상시키는군요(…) 강: 언론에 보도된 걸로는 제가 대한민국 최초의 소비자 소송을 걸었어요. 1979년만 해도 제대로 된 약관이란 게 없었거든요.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표를 … [Read more...] about 66세 만학도가 방송대를 고소해 5년째 싸우는 이유
헐크 호건의 1630억 원짜리 동영상
헐크 호건은 오늘날 프로레슬링 ‘산업’이 존재하게 한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0년 가까이 프로레슬링의 상징적 존재로, 어린이들의 우상으로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 왔습니다. 하지만 60이 넘은 지금 그의 말년은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선수로서 예전만큼 활약할 수 없는 건 당연하겠습니다만, 사생활 스캔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을 허물고 있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특히 그의 동영상 유출 사건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습니다. 라디오 DJ인 친구 토드 클렘(그는 후에 … [Read more...] about 헐크 호건의 1630억 원짜리 동영상
왜 브렉시트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해주는가?
1. 혹자들은 브렉시트가 극우들의 준동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 주장한다. 극우정당인 브리튼 퍼스트 (이하 BF)의 지지율을 보건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이루어진 저변에 극우들이 준동하던 정서가 깔려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핵심은 이 부분이다. 브렉시트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찬성표로 나타나는데 작동한 이데올로기를 부정하는 것은 현실도피일 뿐이다. 2. 경제적 양극화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 [Read more...] about 왜 브렉시트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해주는가?
미국의 페미니스트들이 판사를 소환했다
※ 이 글은 뉴욕 타임스의 「When Feminists Take On Judges Over Rape」를 번역했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은 스탠포드대 소속 수영선수에게 고작 6개월 형을 선고한 애론 퍼스키(Aaron Persky) 판사를 주민소환에 붙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주민소환 성패보다도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과연 강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질지에 대한 여부입니다. 과거에도 미국에서는 성범죄 판결과 관련해서 판사 소환이 이루어진 … [Read more...] about 미국의 페미니스트들이 판사를 소환했다
분식회계의 3가지 핵심
6월 23일 썰전 방송은 분식회계의 본질을 건드린 부분이 있어 재미있게 보았다. 보통 그동안 분식회계는 주로 재벌오너, 무리한 경영을 시도한 경영자, 회계법인만 연루된 일로 알고 있다. 본질적으로 분식회계는 한 번에 일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장기적이고, 다수의 연루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도 기업 내부로부터 말이다. 썰전이 다룬 초점은 임직원, 경영진, 사외이사 등 대우조선해양 관련자들이 지원된 국민의 세금을 "해도 너무 해먹었다." 였다. 그런 상위의 지시자뿐만 아니라 … [Read more...] about 분식회계의 3가지 핵심
이민생활 30년차 영국거주자의 브렉시트 사태 소감
1. 캐머런 총리는 왜 그런 도박을 했나 영국 총리 캐머런은 영국 내에, 그리고 자기가 리드하는 보수당 내에서 EU에 대한 투덜거림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EU 탈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끼리만 좀 잘 먹고 잘 살면 안 되냐, 이민자들 보기 싫다'가 유행이었으나, 이상하게 최고 상류층과 노동자 계급이 통하는 부분이 많은데, EU에 회의적인 부분도 그랬다. 물론 상류층님이 EU 싫어하면 'Eurosceptic(유럽 연합 통합에 회의적인)'이라고 … [Read more...] about 이민생활 30년차 영국거주자의 브렉시트 사태 소감
영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
위 그림과 통계가 주는 의미는 아주 명백하다. 우선 첫째, 스코틀랜드는 결국 잉글랜드와 헤어져 명실상부한 독립국이 될 것이고 이어서 EU에 가입할 것이다. 스코틀랜드는 앵글로색슨족이 다수인 잉글랜드와는 다른 켈트족으로 상당히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수도 에딘버러에는 사실상 독립적인 의회와 정부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북해산 브렌트 석유를 가지고 있는 스코틀랜드가 두려울 것이 무엇이겠는가?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둘째, 영국은 노인의 나라가 되었다는 … [Read more...] about 영국은 어떻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