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우리나라를 지난다?
예전에 제주 해군기지 때도 그렇지만 THAAD 관련 논쟁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의 일반적 지리적 감각과 실제 공간의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느낀다.
몇 달 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 있지만 중국의 ICBM은 우리나라를 거치지 않고 미국으로 날아간다. THAAD의 레이더 탐지거리인 1,000km를 벗어난 경로를 따라 미국본토로 날라간다.
사람들은 평면 지도로 우리 동쪽에 미국이 있으니 서쪽의 중국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당연히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가고, 미국은 이를 사전에 요격 또는 정보를 얻기 위해 우리나라에 THAAD를 배치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지만 북극점을 중심으로 지도를 놓고 보면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2. 중국의 ICBM을 요격할 수도 있다?
헤리티지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THAAD가 중국의 ICBM을 요격할 수 없는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주고 있다.
- 중국의 ICBM 궤적은 THAAD가 요격할 수 있는 거리, 고도, 속도를 넘어선다. 이것을 요격하는것은 현재로써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된 지상 발사 요격시스템만이 가능하다.
- 설령 한국에 배치된 THAAD를 이용하여 요격할 경우 잘못된 요격 프로파일을 제공하게 된다. THAAD는 자신을 향해 날라오는 최종 돌입단계의 탄두와 교전하는 것을 상정하여 만들어졌지, 외곽으로 날아가는 ICBM의 상승 및 중간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 THAAD의 레이더는 ICBM을 추적하거나 탐지할 수 없다. 이 레이더는 90도 각도만을 탐지할 수 있는데 북한지역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 중국 ICBM의 궤도는 THAAD 레이더 범위를 넘어선다.
3. 그럼 THAAD는 정말 중국의 탄도 미사일을 정말 하나도 요격하지 못하는가?
중국 Tonghua 지역에 배치된 기지에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북한과 동일한 궤도를 그리기 때문에 THAAD가 요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보다 사거리가 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은 THAAD가 지향하고 있는 북측이 아닌 서측 등 다른 경로에서 한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고, 이 경우 THAAD는 요격하지 못한다.
4. 왜 칠곡일까?
미군이 한반도에서 가장 중시하는 기지는 당연히 평택(미군 애들은 몇십 년 동안 여기를 오산이라 불러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한다)과 군산 공군기지이고, 여기에 주요 보급 항인 부산항이 추가된다.
THAAD의 요격 범위가 200km이니 평택기지를 중심으로 200km 선을 그려보면 칠곡이 대략 180km 정도에 해당한다. 군산비행장을 중심으로 그려봐도 칠곡은 약 160km 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니 포대 1곳으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칠곡인 것이다.
가급적 후방에 배치하고 싶고, 주요 전략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범위를 그려보면 대구를 중심으로 한 일원이 대상 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대구의 K-2까지 생각해보면 미군 입장에서는 이 지역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다.
5. 할 일이 산더미처럼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난 왜 이런 글을 쓰고 앉아있는 것일까?
개돼지라서 그런가(…)
원문: 최준영 님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