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소설 수업 시간에는 정용준 작가의 작품을 읽었다. 다 읽고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하는데, 그중에 한 수강생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역시 남성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뭔가 굵직굵직하고, 이야기도 힘이 있고, 그래서 마음에 들어요. 여성 작가들하고 다르게. 여성 작가들은 너무 소심하다고 해야 하나, 작은 이야기만 다루고 그러잖아요. 전 여성 작가보다는 남성 작가가 잘 맞는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얼굴은 트럼프를 바라보는 툰베리처럼 구겨졌는데, 아마 맨 뒷자리에 앉아서 보이진 … [Read more...] about 남성적인 작가, 여성적인 작가
문화
나에게 필요한 ○세권
《디렉토리 매거진》은 주거 관점으로 1-2인 가구,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기록하는 잡지다. 창간한 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내용이 알차 구입해서 읽는다. 창간호의 주제는 '보증금', 두 번째 호의 주제는 '함께 사는 존재', 그리고 가장 최근호의 화두는 'Within 500M', 즉 ○세권이다. 이전 호가 주거 구입 형태나 동료 등 집의 내부 환경을 다뤘다면, 집을 둘러싼 외부 환경을 다룬 것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는 몰세권이나 편세권, 벅세권, 숲세권에서부터 도대체 … [Read more...] about 나에게 필요한 ○세권
여행의 꽃은 1일 1마트: 프랑스, 중국, 스페인 마트를 정리해보자
여행자의 흥분지수를 가장 높이는 곳은 어디일까?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단연 ‘마트’다. 전통시장의 활기, 흥정보다는 마트의 쾌적함과 편의성이 익숙한 세대다운 선택이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언어가 다르듯, 그 나라의 마트에는 고유문화, 그중에서도 특히 식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글로벌 브랜드 상품들이 장악한 마트에서 그곳만의 크고 작은 차이를 찾아내는 것은 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그래서 여행자의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참새가 … [Read more...] about 여행의 꽃은 1일 1마트: 프랑스, 중국, 스페인 마트를 정리해보자
네, 제가 바로 길치입니다
고백한다. 나는 길치다. 우스운 선언문처럼 쓸 필요도 없는 게 이미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길치인 것도 잘 안다. 심지어 아주 전형적인 유형의 길치여서, 길이라고는 1도 모르면서 포부도 당당하게 늘 앞서가는 길치다. 누가 바른 방향으로 데려가면 얌전히 따라갈 것이지 맨날 ‘저쪽이 맞는 것 같은데?’ 하고 종알거리며 고집을 부리는 길치이기도 하다. 이상하게도 목적지를 찍고 가다 보면 가야 할 길에 대한 엄청난 확신과 묘한 안정감이 생기는데, 문제는 그게 아무 때나 그냥, 틀린 길에서도 마구 … [Read more...] about 네, 제가 바로 길치입니다
백종원의 채널은 어떻게 단시간에 200만을 넘겼나?
조금 지나기는 했지만, 최근 유튜브 세계에서 가장 핫한 일이라면 '백종원의 요리비책' 채널이 순식간에 200만 구독자가 된 사건일 것입니다. 예전에 와썹맨도 빠른 속도로 구독자가 증가했지만, 이런 경이적인 속도로 늘지는 않았지요(지금은 워크맨이 그 속도를 더 능가해서 200만을 넘겼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백종원 채널은 이렇게 단시간에 200만이 넘는 채널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하나하나씩 분석해보겠습니다. 1. 음식과 요리라는 최고의 소재 여러분은 유튜브의 … [Read more...] about 백종원의 채널은 어떻게 단시간에 200만을 넘겼나?
브랜드가 된 수집 이야기
무기력의 시대 최근 유튜브가 뜨겁습니다. 영상을 통해 상상하지도 못했던 금액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도 유튜브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됩니다. '자, 그럼 어떤 걸 찍어볼까?'라는 이어지는 질문에 주제와 콘셉트의 부재에 절감하며 결국 씁쓸하게 월급날을 기다리는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콘텐츠는 이미 누가 했거나 대다수가 할 수 있다'라는 준엄한 사실을 자각하면 무언가 할 동력 자체를 상실하는 것입니다. 이미 누가 그 자리를 선점해 실행조차 … [Read more...] about 브랜드가 된 수집 이야기
‘막장’ 드라마가 부른 공중파의 ‘마지막 장’
공중파에도 '명품 드라마'가 있었지 얼마 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TV가 틀어져 있어 일일 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채널과 작품 이름은 잘 모르지만 주인공들이 서로 언성이 높아지며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가 꽤 익숙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갈등 관계도 고부갈등이어서 '아, 그냥 지상파 드라마인가 보다' 했죠. 예전만큼 지상파 채널을 잘 보지는 않지만 과거의 많은 명품 드라마를 기억합니다. 1990년대생은 기억할만한 의학 드라마 〈하얀 거탑〉과 7080에게 사랑받은 〈모래시계〉와 … [Read more...] about ‘막장’ 드라마가 부른 공중파의 ‘마지막 장’
때로 사람의 매력은 외모 너머 어딘가에 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이성에게 대쉬받는 일인 듯하다. 그 말은 사람들이 스스로 매력적으로 보이길 좋아한다는 뜻이고, 그만큼 자신의 매력에 많은 시간과 관심, 노력을 쏟아왔다는 의미일 것이다. 삶에서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거나 즐겁게 하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확실히 자신이 '매력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받는 데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사람마다 '매력적'이라는 것의 기준은 제법 다양할 듯싶다. 누군가는 당대의 미적 기준에 맞는 얼굴을 지닌 사람을 매력적이라 생각할 … [Read more...] about 때로 사람의 매력은 외모 너머 어딘가에 있다
회사 생활이 아파트로 대변될 때
나이를 먹을수록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늘어갑니다. 별것 아닌 듯 항상 하는 거짓말인데 ‘조만간 밥 한번 먹자’ ‘술 한잔하자’ 같은 것들입니다.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지만 실현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생각은 늘 하지만, 시간을 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직장 연차가 쌓일수록 쉽지 않은 일이 되어 갑니다. '야 지금 강남역인데 나와라~'가 점점 어려워지는 거죠. 여러분은 1년 동안 친한 친구를 몇 번이나 만나시나요? 본인의 나이, 친구나 본인의 결혼 여부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되겠죠. … [Read more...] about 회사 생활이 아파트로 대변될 때
싱가포르 현지인들만 찾는, 싱가포르 비밀의 섬 여행
없는 시간 쪼개고 쪼개, 간신히 휴가 얻어서 왔는데 남들 다 보는 명소만 둘러보기엔 뭔가 아쉽고. 바다라고 해 봐야 커다란 화물선이 보이는 풍경이 전부. 마음 같아선 근사한 휴양지라도 가고 싶지만 멀리 벗어날 수도 없다면, 당일치기로 떠나는 섬 여행은 어때요? 이런 여행자에게 추천합니다 남들 다 가는 관광지는 딱 질색 최소 5일 이상의 여행 계획 빈탄이나 바탐을 가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 싱가포르의 웬만한 관광지를 섭렵 싱가포르인들만 찾는 나들이 … [Read more...] about 싱가포르 현지인들만 찾는, 싱가포르 비밀의 섬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