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쁘기만 한 적보다는 장점이 많은 적을 증오하는 편이 쉽다. (...) 미국인들은 국제 사회에서 다른 국가나 민족을 잘 증오하지 못하는데, 어떤 외국인을 보아도 자신이 우월하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에게는 외국인에 대한 반감보다 (후버니 루스벨트 같은) 동포 미국인에 대한 증오가 더 신랄하다. 외국인 혐오증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 뒤처진 남부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미국인들이 사력을 다해 외국인을 혐오하기 시작한다면, 미국적 삶의 방식에 … [Read more...] about 우리는 알아야 한다, 중국이 왜 그렇게 무례하고 폭력적인지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트루먼 카포티와 『인 콜드 블러드』
오래전의 일이지만 〈무릎팍도사〉란 예능 프로그램에 배우 황정민이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때로는 배우로서의 자기 자신에게 환멸이 날 때가 있다고. 어릴 적부터 가까웠던 친구의 죽음 앞에서 엉엉 울다가 문득 ‘내가 지금 어떻게 울고 있지?’ ‘엄청난 슬픔을 느낄 때 인간의 심리는 구체적으로 어떠하지?’ ‘이런 상황에서 표정과 호흡은 어떻게 되지?’와 같은 것들을 생각하는 스스로를 깨닫고 소름이 끼쳤다고. 당시에는 저럴 수도 있구나, 배우들은 저러기도 하는구나 싶어 놀랐는데 지금은 … [Read more...] about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트루먼 카포티와 『인 콜드 블러드』
잃어버릴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는 〈나의 문어 선생님〉
흔히 세간에서는 어리석고 바보 같은 사람을 두고 ‘새대가리’ 혹은 ‘붕어대가리’ 같은 비하의 말을 사용하곤 한다. 아마 새나 물고기가 기억력이 나쁘고 지능이 낮다는 인식에 기반한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이 말들은 사실 옳지 않다. 정치적 올바름의 여부를 떠나 ‘팩트’적 측면에서 그러하다. 실제로 조류나 어류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머리가 좋다. 새는 옷차림이나 행동만으로 인간을 구분할 수 있으며, 자신의 영역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지능적인 다양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까치나 까마귀와 … [Read more...] about 잃어버릴 것을 알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는 〈나의 문어 선생님〉
네 번의 성폭력, ‘그래도 되기’ 때문이었다: 『김지은입니다』
『김지은입니다』는 올봄 출간된 지 얼마 안 되어 구매했지만 솔직히 말해 실제로 읽어볼 생각은 없었던 책이다. 나 역시 여성으로서 직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고, 그 미묘한 역학관계와 공기와도 같은 차별구조를 충분히 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간의 이슈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왔기에 모르는 부분이 없다고 여겼다. 출간 이후 워낙 해당 책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까닭에 안 읽었지만 마치 읽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그러므로 김지은 씨를 응원하려는 의도로 사기는 샀되 다 아는 … [Read more...] about 네 번의 성폭력, ‘그래도 되기’ 때문이었다: 『김지은입니다』
때로는 위로가 더 상처가 될 수 있다
대학생 때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며 지냈던 적이 있다. 1년 동안 도토루라는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며 생활했다. 한때 한국에도 명동 등지에 지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철수했지만 아마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내가 일했던 지점의 직원 수는 나를 포함해 대략 열두셋 정도로, 점장과 마스터(점포 주인)를 제외한 대다수가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다. 시내에 국립대학이 있어서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학교 공부와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다 졸업 이후 각자의 고향이나 도쿄 등의 대도시로 … [Read more...] about 때로는 위로가 더 상처가 될 수 있다
이집트 문명, 인류의 불가사의 ‘피라미드’를 통해 탐험하는 3가지 방법
이집트 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무엇을 떠올릴까? 인류 최고의 불가사의로 늘 손꼽히는 피라미드일 것이다. 그런데, 이 피라미드만 공부해도 이집트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이다. 그 거대한 크기만큼 강력한 왕권을 상징한다. 그래서 이 피라미드의 형태가 변화하는 것을 통해 5000년 말도 안 될 만큼 긴 이집트 왕권의 부흥과 쇠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듯 낯선 이집트에 대한 강의는 유명 고고학자 곽민수가 진행했다. 그와 함께 … [Read more...] about 이집트 문명, 인류의 불가사의 ‘피라미드’를 통해 탐험하는 3가지 방법
아시아 최초 바티칸 변호사가 말하는 공부의 왕도 7가지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진리’처럼 통용되는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자니 무언가 찜찜함이 남는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이야기가 진정 사실이라면, 열심히 하는 사람은 무조건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BS 클래스 e에서 이러한 의문을 품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강의를 준비했다. 말 그대로 공부하는 법, ‘공부법’에 관한 내용이다. 강사는 베스트셀러인 <라틴어 수업>의 저자로 유명한 한동일 … [Read more...] about 아시아 최초 바티칸 변호사가 말하는 공부의 왕도 7가지
더 일찍 접했으면 좋았을 질문: “공부는 대체, 왜 해야 하는가?”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가 나오고 독자 후기의 대부분은 사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일단 재미있다는 것을 포함하여(하하핫), 책에 실린 서평 중 이러이러한 책은 읽기를 잘했고, 반면에 이건 거르길 잘했고, 이 책에 대한 의견은 본인 생각과 비슷하고, 이건 좀 의외이고, 기타 등등. 사이다 같았다거나, 반대로 너무 비판을 해서 피곤하다거나. 뭐 뻔하지 않은가? 쓴 내용이 있으므로. 그런데 조금 의외의 반응도 있었으니. 다름 아닌 책에서 다루는 28권 중 하나인 『라틴어 수업』에 대한 … [Read more...] about 더 일찍 접했으면 좋았을 질문: “공부는 대체, 왜 해야 하는가?”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법과 제도 바깥의 사람들은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
'코로나 장발장'의 양형 이유 얼마 전 매우 화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한 40대 남성이 배가 고픈 나머지 구운 달걀 18개를 훔쳤다가 붙잡혀 징역 18개월을 구형당했다는 것이 요지였는데, 당연히 인터넷에서는 난리가 났다. '현대판 장발장'이라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역시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옛말이 하나 틀린 것 없다는 비판까지. 사람들은 몹시 분노했다. 그런데 처음에 난리가 나기 시작했던 무렵 분노에 앞서 조금 찜찜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여러모로 이상한 지점이 … [Read more...] about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법과 제도 바깥의 사람들은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진부한 ‘성적 대상화’로 가득한 문학적 표현을 계속할 것인가
정말이지 특정 연령 이상 남성들의 경우 문학적 표현을 할 때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없이는 글을 쓸 수가 없나 보다. 그렇게 쓰는 법을 어디서 단체로 배우기라도 했나 보다.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국토가 어쩌고저쩌고 모유가 어쩌고저쩌고 누이의 앙증맞은 젖 망울이 어쩌고저쩌고 우리 국토를 흐르는 혈액이 어쩌고저쩌고 어머니 대지신의 거대한 육체 속에서 중얼중얼. 몇 년 간 관찰하고 때로는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해보고 했지만, 정말이지 나름 간곡한 진심을 담아 조언을 해보았지만 이들은 너무도 … [Read more...] about 언제까지 진부한 ‘성적 대상화’로 가득한 문학적 표현을 계속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