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5년 전 쯤 난 문창극의 팬이었다. 당시엔 우파였던 내 정치적 스탠스에 맞게 “시원스럽구로” 잘 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일간지 주필 중엔 그와 강병태 정도가 제일 나았고 조선일보 김대중은 이름값을 못하는 느낌이었음). 신문을 끊은 지난 10여년 동안 뭐하고 사는지 전혀 몰랐는데, 그 추억의 문창극이 갑자기 총리 후보가 되어 나타나 처음엔 반갑기도 했다. 그러나 앞날이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 역사관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문창극이 내세우는 논리 사실 … [Read more...] about 문창극의 역사관, 실드가 불가능한 이유
문화
한국 사회에 진짜 필요한 것: 신뢰의 문화
개찰구가 존재하지 않는 독일의 지하철 얼마 전 독일의 출판사인 bpb(Bundeszentrale für politische Bildung, 정치교육연방센터)에 몇 권의 책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책값을 미리 받지 않고, 책을 보내면서 고지서를 첨부합니다. 그 고지서에 따라 은행을 통해 책값을 송금하는 방식이지요. 이런 후불제 방식은 처음 접하는 터라 상당히 놀랐습니다. 물론 은행의 신용카드도 일종의 후불제입니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보통 일정한 신용 체크를 … [Read more...] about 한국 사회에 진짜 필요한 것: 신뢰의 문화
사랑의 대가들 (Masters of Love)
※ The Atlantic의 Emily Esfahani Smith가 쓴 “Masters of Love”를 번역한 글입니다. 1년 중 결혼의 달로 가장 인기있는 6월엔 매일같이 약 13,000쌍의 미국인 커플들이 “결혼하자”라고 말하며, 죽을 때까지 우정과 즐거움, 사랑으로 가득찬 평생의 관계를 약속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평생의 관계가 계속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결혼 실패의 대부분은 이혼과 별거로 끝나거나, 괴로움과 역기능으로 돌아온다. Ty Tashiro가 … [Read more...] about 사랑의 대가들 (Masters of Love)
푸스카스, 한국, 그리고 프리츠 발터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이 열렸다. 2차대전 후로는 유럽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었다. 그런데 6월 16일 녹초가 된 채 취리히 공항에 내리는 일군의 동양인들이 있었다. 한국 선수들이었다. 월드컵 극동 예선에는 한국 대만 일본이 편성됐는데 대만, 즉 당시 중국은 불참했고 한국이 월드컵에 나가려면 일본을 꺾어야 했다. 그런데 "강력한 반일감정을 가진"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팀의 입국을 강력히 반대하여 어웨이 경기로만 두 경기를 치러야 했다.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수업 뒤에 질문 퍼붓는 … [Read more...] about 푸스카스, 한국, 그리고 프리츠 발터
야구의 세레모니, 어디까지 허용돼야 할까?
야구 게시판에 오를 때마다 3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항상 열띤 토론의 주제가 되는 이야깃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야구 경기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행위가 어디까지 허용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의 불문율 야구계에는 수많은 불문율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사인을 훔치지 말 것, 점수차가 크게 난 경기에서 도루를 하지 말 것. 그리고 큰 타구를 날린 뒤 공을 지나치게 오래 쳐다보거나, 배트를 함부러 던지지 말 것 등. 이러한 불문율은 야구의 역사와 함께 생겨나고 함께 했습니다. … [Read more...] about 야구의 세레모니, 어디까지 허용돼야 할까?
기독교인이 성소수자를 논할 때 고민해야 할 3가지
#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논쟁을 지켜 보며. 지난 ‘퀴퍼 축복식’ 이후에 가까운 길벗들이 꽤나 피곤한 나날을 보냈었나 보다. 어떤 의미로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겪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다. 세 가지 정도. * 첫째. 취향과 지향. 기독교인 가운데 스스로 보수 또는 중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자꾸 혼동하는 것 하나. ‘취향’과 ‘지향’.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서 ‘성소수자’나 … [Read more...] about 기독교인이 성소수자를 논할 때 고민해야 할 3가지
그윈 가족의 남자들: 아들의 사랑, 아버지의 싸움
※ 편집자 주: 이 글은 CSNPHILLY.com의 The Gwynn men: A son's love, a father's fight를 번역한 글입니다. 토니 그윈이 영면에 들기 하루 전에 나온 기사입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요일 오전, 토니 그윈 주니어는 일어나 서부에서 오는 전화를 기다릴겁니다. 아버지의 날이 아닌가 그리고 그윈의 가슴은 학교때문에 샌디에고의 집에 머무르고 있는 세명의 어린 딸과 와이프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기쁨에 넘칠 … [Read more...] about 그윈 가족의 남자들: 아들의 사랑, 아버지의 싸움
덴마크 자전거 라이더들이 헬멧을 쓰지 않는 이유
덴마크 여행후 사진을 올리면 매번 등장하는 리플이 "사람들이 헬멧을 안 썼네요" 입니다. 코펜하겐에 도착한 첫 날, 저도 많이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는데 헬멧을 안 쓸 수 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덴마크 사람들이 헬멧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일단 덴마크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니네들 왜 헬멧 안써?" "왜 써야 되는데?" "위험하잖아." "안 위험해." "어?" 코펜하겐 도심 라이딩 한 시간 … [Read more...] about 덴마크 자전거 라이더들이 헬멧을 쓰지 않는 이유
성서로 동성애를 비난하지 말라
※ 역자 주: 본 글은 Huffington post의 Don't blame it on the bible를 저자의 동의하에 번역한 글입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성서를 근거로 자신들의 반대를 정당화 한다. 그런데 성서는 정말 동성애를 반대하는 걸까? 만약 진실을 안다면 매우 놀랄 것이다. 미국인들은 연방대법원은 올해3월말 판결이 내려질, 캘리포니아 주민발의 8 (미국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법적으로 금지시키려 하는 법안)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고 … [Read more...] about 성서로 동성애를 비난하지 말라
리더의 공감 결핍 증후군
최근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몇몇 후배들과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다 대기업에는 정말 고약한 임원들이 많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도) 일부러 새벽 일찍이나 금요일 저녁에 회의를 잡는 고위 임원. 회의 석상에서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사적인 일로) 중간 간부의 면박을 주는 고위 임원.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상사의 지시에 대해 부하가 납득할 만한 의견을 얘기했는데도 자신의 명령에 토를 단다며 서류를 내던지고 고성을 지르는 임원. 이런 얘기를 들으며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 [Read more...] about 리더의 공감 결핍 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