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는 ‘새로운 펠레’라고 불리는, 브라질 팀의 특급 에이스다. 10대 시절부터 차원이 다른 재능으로 이미 브라질 전 국민의 눈을 사로잡은 그는 이제 FC바르셀로나와 브라질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압박이 심한 현대축구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브라질의 창의적인 축구를 되살리고 있다.
네이마르는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늘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이다. 브라질 선수들이 구사하는, 창의력 높은 개인기는 브라질 특유의 자유분방함에서 나온다. 축구를 해야 해서 하는 게 아니라 마음껏 즐기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해서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그런 표본이 바로 네이마르다.
그의 평전 『네이마르-새로운 전설의 탄생』은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면서도 잃지 않는, 축구를 향한 무한한 열정과 즐기는 자세, 그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헌신적이었던 그의 아버지와 지도자 베치뉴, 큰 주목을 받았던 프로 데뷔, 유럽 빅클럽들의 오퍼 경쟁, 런던올림픽과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그의 활약 등을 되짚어 가면서 그가 슈퍼스타가 된 과정을 세계적인 축구 저널리스트 루카 카이올리의 현지 취재로 설명한다.
네이마르와 가까운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책에서 나온 발언을 정리해보았다.
네이마르를 지켜본 지인 11명의 평가
“네이마르는 축구공을 꼭 끌어안고 잠들곤 했다. 몇 년 후 아들 방에는 공이 54개나 쌓여 있었다. 아이 방이 아니라 공의 방 같았고, 이불 위에 쌓아놓은 공들 때문에 네이마르는 침대 한구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잘 지경이었다. 네이마르 아버지는 겨우 3살인 네이마르가 ‘내 거야’라고 말하며 다른 아이들처럼 공을 손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발로 잡는 모습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네이마르의 어머니
“눈에 띄었던 점은 공에 미쳐 있었다는 거죠. 바로 알 수 있었어요. 언제라도 친구들과 축구 하러 갈 태세였으니까요. 쉬는 시간에 축구를 할 수 없는데도 항상 구실을 찾았죠.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잠시만이라도 축구를 하게 공을 빌려달라고 졸라대곤 했어요. 친구들과 이 체육관의 배구 네트를 빼서 축구장에 쓰기도 했고요.” -마리아 안토니아 (교사)
“아홉 살 때부터 영리하고, 활기차고, 늘 즐길 줄 아는 소년이었죠. 지금도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이 생각나요. 동료들하고도 아주 친했어요. 대단한 자질이 있는 선수였죠. 경기장에 들어서면 완전히 변했어요. 혼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었어요. 전혀 염려할 게 없었죠. 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다른 대우를 받는 건 싫어했어요. 무리 속에 있기를 좋아했죠.
네이마르 같은 재능이 있으면 종종 팀 내에서 질투, 시기심, 원한 같은 것들이 생기는 법인데, 그 아이한테는 전혀 그런 문제가 없었어요. 호감을 샀고 연대감이 강했어요. 동료들도 그 애를 무척 존중해주었고요. 전혀 거만하지 않았어요.” -알시지스 마그리 (유소년팀 감독)
“네이마르는 조용하고, 예의 바르고, 잘 받아들이는 아이였어요. 가르치기가 수월했죠. 그 어떤 연습도 거부하지 않았어요. 기초, 마무리, 체력 훈련 모두요. 훈련을 힘들어하지 않았어요.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거나 샤워하러 갈 때마다 항상 그 애만 남았던 기억이 나요. ‘선생님, 다섯 번만 더 찰게요. 페널티킥을 차게 해 주세요’라고 했죠. 욕심이 대단했는데, 그 나이에는 좋은 일이었죠.
이 훈련이나 전술 연습을 어디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하면 네이마르는 꼭 해내고 마는 아이였어요. 빠른 발을 이용하는 방법을 일주일 내내 연습하고 경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벤치에 앉아 대기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어서 경기 장면을 잠깐 놓쳤는데, 갑자기 환호성이 들리더군요. 한 아이가 말해주었어요. ‘선생님, 네이마르가 방금 우리가 일주일 내내 연습했던 플레이 그대로 골을 넣었어요.’” 리마 (유소년팀 감독)
“지금 경기장에서 하는 걸, 10살, 11살 때도 이미 했으니까요. 그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우리가 했던 팀플레이라곤 네이마르에게 공을 패스해서 그가 공을 잡도록 하는 게 다였다면 말 다했죠. 그가 너무 자주 그라운드에 눕는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넘어지는 시늉을 한다는 거죠. 가끔 넘어지죠, 다른 선수들도 그렇지만, 그렇게 안 하면 다치거든요. 연기가 아니에요. 그의 스타일, 드리블이 적을 도발한다는 사람들에게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가 하는 것도 축구의 일부예요. 수비수를 속이고 그들에게 ‘저 녀석이 내 가랑이로 공을 뺐어, 로빙슛을 날렸어, 빌어먹을 어떻게 막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죠.” -밥치스탕 (레알베티스 공격수)
“우리는 훈련에서도 경기에서도 무척 즐거웠답니다. 미친 사람처럼 웃고, 늘 입에 웃음을 달고 지냈어요. 감독님이 야단치실 때만 진지했죠. 사실 우리 브라질 사람들이 원래 다 그래요.” -호비뉴 (AC밀란 포워드)
“독특한 선수죠. 그런 선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지금은 사라지고 있는, 브라질다운 축구의 계승자죠. 현대 축구에서 일대일로 맞서 화려하고 효과적인 드리블을 할 줄 아는 선수는 흔하지 않아요. 아주 중요한,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예요. 왜냐하면, 팀이 밀집 수비를 뚫어야 할 때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상대 수비수들을 돌파하거나 상대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 파울을 이끌어내는 선수요. 네이마르는 그런 상황에 잘 어울리는 선수예요.
게다가 슛도 잘하죠. 양발을 다 쓰고 결정력이 좋아요. 자기 위치를 찾을 줄 알고 왼쪽 측면에서는 수비가 몰려도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왼쪽이 이상적인 그의 포지션이라는 말이에요. 메시처럼 터치라인에서 시작하다가 서서히 ‘가짜 9번’ 역할을 맡아요. 여기서 감독의 역할이 필요해요. 우리는 선수들을 각기 다른 위치에 놓을 수 있어야 하죠. 모든 선수에게는 이상적인 자리가 있어요.”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
“그는 착한 아이예요. 정이 많고, 상냥하고, 순수하고, 팀 안에서 하는 행동도 특별하죠. 베테랑들에게나 대표팀에 처음 들어온 신인들에게도 똑같이 대해요. 외향적이고 유쾌하고 늘 농담을 해요. 팀의 익살꾼이에요. 게다가 매번 다른 패션을 하고 다니죠.
네이마르는 정신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강한 선수입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에 휘둘리지 않을 거예요. 새로운 펠레, 세계 최고, 브라질 축구의 스타, 등등 누가 뭐라고 해도 네이마르는 자기 길을 갈 겁니다.” -스콜라리 (브라질 대표팀 감독)
“라커룸에서는 아무하고나 잠깐씩 말을 나누고, 춤추고 농담하며 지나가죠.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네이마르는 마치 해변이나 길거리에 나가는 것 같았다니까요. 경기장에 친구들과 즐기러 가는 거예요. 그의 명랑함은 전염성이 강해요.
다른 아이들처럼 디스코텍에도 가고, 여자도 좋아하죠. 그 나이에 그런 돈을 가지고 있으면 당연해요. 그러면서도 또 다른 애들하고는 달라요. 네이마르는 공손한 친구예요. 훈련장에 와서는 구단 고용인들 한 명 한 명에게 죄다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죠.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대해요. 많은 사람이 그의 머리나 옷차림, 돌발 행동 등을 보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네이마르가 반항적이라고 하지만 그도 현실을 잘 인식하고 있고, 항상 아버지, 감독, 코치, 트레이너들의 충고도 잘 새겨들어요. 일에는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이 높아요. 예를 들어보죠. 내 아파트가 산투스 훈련장에 있었어요. 새벽 2~3시에 잠이 깨서 나가 봤더니 네이마르의 차가 주차되어 있더군요. 상파울루나 리우에서 막 광고촬영을 하고 온 거예요. 집에 가서 잠자는 대신, 구단에 나와 일정을 시작하는 거였어요. 아침 먹고 훈련하는 거죠.
아무도 강요한 사람이 없지만, 프로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겁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게요. 네이마르는 경기 당일에 브라질에서 유럽에서 도착했는데, 최고 수훈 선수가 되었습니다. ‘감독님, 여기가 아파요, 저기도 아프고요……’ 하고 끝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다른 선수들하고 달랐어요. 결코 어디가 아픈 적도 없었죠.” -하말류 (전 산투스 감독)
“레드불과 스폰서 협상할 때가 떠오르네요. 제게 그러더군요.’우리는 축구선수 후원은 고려하지 않아요. 보통, 팀 전체를 후원하고, 개인으로 후원하는 축구선수는 에드가 다비즈뿐인데, 돌진하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에요. 네이마르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잖아요. 우리한테는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들이 더 잘 어울려요.’
그래서 제가 아이패드를 꺼내 2010년 산투스 대 과라니 경기 유튜브를 찾았어요. 네이마르가 5골을 넣은 경기죠. 그 사람들에게 차례로 보여줬어요. 결국, 국장이 그러더군요. ‘축구선수가 아니라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잖아.’ 레드불이 나이키와 파나소닉에 이어 세 번째 스폰서가 되었고 나중에는 다른 회사들이 물밀 듯이 들어왔죠. 2011년에는 회사들이 5일마다 네이마르를 후원하려고 문을 노크할 정도였어요. 금방 13곳이 되었답니다.” -네투 (산투스의 네이마르 마케팅 담당자)
“바르사의 슈퍼스타들이 역효과를 내서 네이마르라는 별빛을 꺼뜨릴 수도 있냐고요?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나는 아니라고 믿어요. 바르셀로나는 두 명의 괴물을 갖게 될 겁니다. 메시와 네이마르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메시 이전에 바르셀로나의 스타는 호나우지뉴였다는 점이에요. 메시는 그의 그늘에서 컸지만, 결국 그를 뛰어넘었어요. 더 완벽한 선수였고 최고의 골잡이였기 때문이죠.
메시는 특별하고, 드리블과 결정력에서 믿기 힘들 정도예요. 네이마르가 좀 더 기술이 다양하지만, 그렇다고 더 낫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오늘날 최고는 논할 필요도 없이 메시죠. 호날두도 훌륭한 자질을 지녔어요. 바로 신체 능력이죠. 엄청난 지구력, 강한 슈팅, 높은 타점의 헤딩슛을 갖춘 선수예요.
하지만 네이마르나 메시 같은 기술이나 매력은 없어요. 네이마르의 스타일은 메시보다 훨씬 더 자유분방하고 꾸밈이 많아요. 메시는 클래식하고 기술적이죠. 불필요한 동작이 별로 없어요. 뭔가 특별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할 때만 기술을 써요. 네이마르는 플레이 하는 방식에 보여주기 위한 요소가 있어요. 메시보다는 마라도나를 연상시키죠.
그렇다고 그가 생산적이지 않다는 뜻은 아니에요. 마라도나도 쇼맨십을 좋아했지만, 훌륭한 결과를 냈잖아요.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걸 좋아해서 발로 공을 다루는 기술을 보여주며 즐거워했어요.” -토스탕 (브라질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
* 이 글은 <네이마르 –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편집,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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