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를 정한다면 우리 회사의 '세계관'을 정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놓고 일종의 '사회실험'의 룰을 정하고, 우리가 합의한 룰에 의거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상과 벌을 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느 정도 행복하게 살며 비즈니스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성과를 내는… 뭐 그런 집단이다. 창업을 하면 주변 창업가로부터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듣곤 하는데,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고 … [Read more...] about 작고 귀여운 스타트업 대표가 우리 회사 유일한 인사 담당자와 잘 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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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웠다, 사실 정말 많이 외로웠다
여름에도 시원한데, 비가 올 때는 좀 많이 습해요. 편집자님이 사무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조명에 반사된 가구나 자잘한 물건들에는 본연의 색과 무관하게 주황빛이 들었다. 그는 여기가 예전에는 바다라서 그렇다고 했다. 건물이 서 있는 자리가 매립으로 만들어진 땅이니까, 지하 1층인 이곳은 분명 바다였을 거라고. 빛이 채운 공간 가득 물이 들어차 있었을 거라고 했다. 그 말이 무척 인상 깊었던 건지, 나는 일하는 내내 혼자 바다를 생각했다.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과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나, … [Read more...] about 나는 외로웠다, 사실 정말 많이 외로웠다
생명은 희귀하다는 사실만으로 특별합니다
※ Nautilus의 「Is Life Special Just Because It’s Rare?」를 번역한 글입니다. 해당 지역의 역법으로 2009년 3월 6일 오후 10시 49분, 석유와 액화산소를 이용한 로켓이 우주망원경을 싣고 한 행성의 표면을 떠났습니다. 그 행성은 처녀자리 은하성단의 외곽에 위치한, 은하수라 불리는 은하의 중심에서 2만 5,000광년 떨어진 G형 항성의 세 번째 행성입니다. 그날 밤하늘은 맑았고, 비나 바람은 불지 않았으며, 기온은 절대온도로 … [Read more...] about 생명은 희귀하다는 사실만으로 특별합니다
로빈후드, 투자의 민주화를 외치는 도둑놈
로빈후드(Robinhood)는 미국의 대표적인 주식매매 앱이다. 2013년 설립되어 2015년 앱을 출시했고, ‘무료 수수료’를 앞세워 급성장했다. 가입자가 3천만이 넘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부자와 전문가가 아닌 대중과 젊은 세대를 위한 쉽고 재미있는 투자, ‘투자의 민주화’를 표방한다. 근데 투자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투자자 중 하나인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최근 인터뷰를 포함하여 기회가 될 때마다 로빈후드를 맹비난한다.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위를 조장하고 주식시장을 … [Read more...] about 로빈후드, 투자의 민주화를 외치는 도둑놈
어설픈 지식과 자신감이 만나면?
주니어 시절 학습을 통해 그리고 길지 않은 컨설턴트 생활에서 보고 배우며 맥킨지식 로지컬 씽킹에 대한 딱 그 정도의 지식과 경험이 있었다. KB 계열사에 로지컬씽킹 기반 문제해결 과정 영업을 위해 방문했다. 당일 갑자기 부사장이 직접 들어 보겠다 해 1:1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온갖 아는 척을 했더랬는데…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건 그가 맥킨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고 파트너까지 올라갔다가 스카우트된 사람이었다는 거. 두고두고 이불 킥 감인 그날 이후 어디 가서 함부로 뭘 안다고 얘기하는 걸 무척 … [Read more...] about 어설픈 지식과 자신감이 만나면?
‘솔루션’이 중심인 독보적인 정책서, 변양균의 『경제철학의 전환』
8월에 읽었던 변양균 전(前)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제철학의 전환』 서평을 뒤늦게 올린다. 책은 매우 얇다. 약 230쪽이다. 목차는 총론과 각론으로 구성돼 있다. 총론에서는 ‘케인즈식 수요 확대’에서 ‘슘페터식 공급확대’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밝힌다. 각론에서는 한국에서 슘페터식 성장정책을 위한 정책수단의 개요를 밝힌다. 각론은 ▴노동의 자유 ▴토지의 자유 ▴투자의 자유(=자본의 자유) ▴왕래의 자유에 관한 정책수단들을 소개한다. 슘페터에게 혁신이란 새로운 결합을 의미한다. 새로운 … [Read more...] about ‘솔루션’이 중심인 독보적인 정책서, 변양균의 『경제철학의 전환』
“그 연봉이면 루이뷔통 하나는 있어야지”
나이를 먹으면 중요한 자리에 들고 갈 가방 하나쯤은 '투자'로 장만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친절히 앞자리가 4로 시작하는 연봉을 받으니 딱 루이뷔통 정도가 부담스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추천까지 해줬다. 그러니까 명품도 다 같은 명품이 아니고 등급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나마 가격이 합리적(?)이고 대중화된 루이비통과 프라다, 그 위에 샤넬 그 위에 에르메스 순으로. 갑자기 조급해졌다. 곧 있을 친구 결혼식에 들고 갈 가방을 나도 빨리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 [Read more...] about “그 연봉이면 루이뷔통 하나는 있어야지”
한국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승리호〉
〈승리호〉는 한국 최초의 우주 SF,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로 영화 팬들과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원래는 작년 추석 연휴 때 극장 개봉을 해야 했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개봉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결국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보전이 가능한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으로 2021년 2월 5일 공개되었다. 그리고 언제나의 한국 영화들이 그랬듯이, 영화 애호가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렸다. 어렸을 때부터 〈스타워즈〉 시리즈를 사랑하던 팬으로서, 스페이스 오페라와 SF 장르에 … [Read more...] about 한국 영화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승리호〉
회사원은 정말 현대판 노예일까? 월급 받으며 ‘뽕’ 뽑는 방법
회사원이라는 직업의 한계와 어려움을 잘 안다.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 역시 어떻게 하면 회사원이라는 직업을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분투했다. 회사원이라는 직업을 현대판 노예에 빗대는 이유와 속성 역시 어떤 부분은 공감이 간다. 의사결정권이 없고, 결국 상명하복해야 하는 존재. 언제든 필요에 의해 버려지고 대체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애로사항이 십분 공감된다. 회사는 결정적인 순간, 개인의 성장보단 조직의 유지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사실 대체로 … [Read more...] about 회사원은 정말 현대판 노예일까? 월급 받으며 ‘뽕’ 뽑는 방법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볼륨을 낮춰라』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나는 사춘기의 많은 시간뿐 아니라 전동공구를 사용했던 시간 내내 귀마개를 쓸 것이다. 데이비드 오언, 『볼륨을 낮춰라』 소음과 청력에 대한 연구에서 예전에 한번 소음에 노출된 적 있었던 쥐의 귀의 달팽이관을 해부한 결과, 쥐의 귀가 소음에서 완전히 회복되어 털세포의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안쪽의 뇌와 청각신경과 연결된 부분을 조사한 결과 신경섬유는 죽어있었고 '심각한 신경 퇴화'를 보였다. 단 한번의 소음에 노출된 과거력만으로 … [Read more...] about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볼륨을 낮춰라』